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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마음을

2011년 4월 1일 07시 50분 등록

  312년 10월 28일, 로마 근교의 테베레 강 밀비우스 다리에서 유명한 전투가 벌어집니다. 당시 서로마 제국의 부제(Caesar)였던 콘스탄티누스는 이미 로마를 장악하고 있던 막센티우스와 이 다리 위에서 운명을 가르는 전투를 벌리게 되지요. 이때 콘스탄티누스는 한 낮에 하나의 환영을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갑자기 하늘에 십자가가 나타나고 그 위에 '이 표적으로 이기리라' (In hoc signo vinces)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습니다.  콘스탄티누스는 모든 병사들의 방패에 이 문양을 그리게 하였습니다.  결국 그는  이 전투에서 이겨서 서로마 제국의 정제(Augustus)가 되었지요. 그 이후부터 로마군의 방패와 깃발에는 그리스도를 나타내는 라바룸(Labarum)휘장이 그려지게 되었다는군요.

  이 이야기가 사실인지 누가 지어낸 이야긴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쨌든 그 다음해에 콘스탄티누스는 밀라노 칙령을 통해 300년 가까이 박해해 온 기독교를 공식 승인하게 됩니다.  우여곡절을 거쳐 392년, 테오도시우스 황제에 의해 기독교는 로마의 국교가 됩니다.  그 후 1600년 이상을 서구 사회는 기독교를 압도적 다수의 종교로 지속적으로 믿어 오게 되었지요.

  온갖 아름다움에도 불구하고, 서구 문명의 한 축인 기독교는 반드시 버려야할 반신앙적 유산으로 얼룩져 있습니다. 바로 배타성과 폭력성입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볼까요 ? 로마의 국교가 된 바로 그 이듬해부터 올림피아 경기가 폐지되고, 그리스 로마의 신상들이 파괴되기 시작합니다. 12,3세기에 십자군은 성전이라는 이름으로 콘스탄티노플, 안디옥 그리고 예루살렘에서 끔찍한 살육과 약탈을 자행했습니다. 16세기에는 한 손에 성경을 그리고 다른 손에는 총칼을 쥐고 중남미 각국에서 숱한 학살을 저질렀습니다. 17세기에는 청교도들이 북아메리카에서 정복과 선교를 위해 온갖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신의 이름으로 남자를 학살하고, 여자를 강간하고, 재물을 약탈하고, 거처를 불질렀던 것입니다. 그리고 제단을 쌓고 이교도를 처단한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예배했지요. 그러나 이것은 예수와 사도들의 가르침이 아니었습니다. 신을 개인적 탐욕에 이용한 자들의 반그리스도적인 만행이었지요.

  '최선의 것이 부패하면 최악이 된다' (corrutio optimi pessima)는 격언은 옳습니다. 신의 뜻을 빙자하여 자신의 이득을 취하는 선동은 가장 쉬운 방법이지만 가장 질이 나쁜 범죄이기 때문입니다. 인류가 시대에서 시대를 거쳐 성숙해져가는 동안, 경험하게 되는 신의 존재도 더욱 성숙해 가야합니다.

  자기 경영은 성숙입니다. 욕망을 따라 육체의 욕구를 채워가는 상태에서, 행위의 이상을 존중하는 윤리적 인간으로 성숙하고, 이윽고 종교적 인간으로 승화하여 신의 섭리를 받아들이게 될 때 완성되는 것일 것입니다. 인간의 정신이 진보해 가는 동안 개인이 경험하는 신의 존재도 나의 이익을 지켜주는 질투와 보복의 신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사랑의 신으로 성숙해 갈 것입니다. '최선의 것이 부패하지 않고 최선으로 남을 수 있도록' 우리의 신앙도 성숙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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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1.04.02 08:54:01 *.197.63.128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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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11.04.02 09:16:13 *.108.80.74
저도 최근에 어느 책에 인용된 성경구절이  마음을 파고들어 놀란 적이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예수께서는 병든 자를 약이 아닌 '말'로 치유하셨더라구요.
언제고 새롭게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설핏 들었던 터라
선생님께서 또 하나의 경계를 넘어가고 계신 것이 예사롭게 보이지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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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2011.04.02 18:10:26 *.131.4.212
내가 성숙하여 내 안의 신이 더  밝아지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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