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울타리는 좋은 이웃을 만든다."

- 속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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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세계에서는 그 모양과 형태는 다양하지만 내외부를 구분 짓는 경계boundary가 존재합니다. 생명의 가장 기초단위인 세포만 보더라도 세포막에 의해 내부와 외부의 경계가 형성됩니다. 세포막이 있기에 세포는 모양과 형태를 유지하고 내외부의 물질이동이 이루어집니다. 이는 농도차이에 따른 삼투현상처럼 수동적인 수송이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나트륨 펌프처럼 극성을 유지하기 위해 농도 차에 역행하는 능동적인 과정이 활발히 이루어집니다. 만일 농도 차에 의해 세포내로 들어오는 나트륨을 밖으로 밀어내지 못한다면 세포는 죽고 맙니다.   

물리적인 세계에서뿐 아니라 정신적인 세계에서도 바운더리가 존재합니다. 이러한 바운더리는 나는 무엇이고 내가 아닌 것은 무엇인지를 밝혀줍니다. 영아기에는 자신과 타인의 경계가 없지만 자아가 형성되면서 나와 나 아닌 것을 구분하면서 내부와 외부의 경계가 형성됩니다. ‘아니오!', ‘싫어’, ‘내 꺼’라는 표현들은 미숙하거나 이기적으로 보일지라도 이러한 울타리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표현이고 건강한 발달과정입니다. 이를 적절히 허용하면 울타리가 만들어지면서 자아가 발달되고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감과 주도성이 개발되게 됩니다. 그러나 이 울타리가 잘 형성되지 못하거나 기능에 손상이 생기면 인간관계의 다양한 문제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 양상은 다양합니다. 울타리가 미약한 사람들은 자신의 일과 타인의 일을 구분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에 의해 끌려다니거나 의존하기 쉽습니다. 자신을 존중하고 외부로부터 자신을 보호하지 못하며 과잉책임감이나 반대로 무책임한 모습을 보입니다. 역으로 울타리가 막이 아니라 벽처럼 단단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좋은 울타리는 세포막처럼 좋은 것은 받아들이고 나쁜 것은 내보낼 수 있는 기능을 하는데 반해 이들의 울타리는 소통이나 교류가 아니라 차단과 은폐가 목적입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울타리를 존중하지 못하고 자꾸 자신의 영역으로 확장하려고 합니다. 노골적으로 무시하거나 지배하려는 사람들도 있지만 관심과 애정이라는 포장을 쓰고 은밀히 다가서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당신의 울타리에 대해 살펴본 적이 있습니까? 좋은 것은 담아두고 나쁜 것은 밀어낼 수 있는 기능을 하고 있습니까? 나와 나 아닌 것을 구분할 수 있는 경계가 서 있습니까? 편히 쉴 수 있는 안전감을 주면서도 사람들과 활발한 소통이 이루어집니까? 다른 사람의 영역까지 함부로 침범하면서 확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