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2011년 2월 18일 08시 26분 등록


   "세계에서 보편적인 도시는 유일하게 이 도시 밖에 없다. 각 나라 각 지방의 특이성이나 차이점 따위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많은 외국인들이 모여 살고 있는데, 마치 조국에서 사는 것처럼 생활하고 있다......각자의 재력과 지위에 따라 자유롭다... 이 도시에서는 프랑스 인은 프랑스풍으로, 에스파냐인은 에스파냐풍으로, 독일인은 독일풍으로 이탈리아의 각 지방 출신들도 각자 제 고장의 독특한 차림을 하고 있지만,  서민들조차도 그 차이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지만, 거지는 상대의 옷차림으로 그의 출신지를 알아차리고, 그 나라 말로 '한푼 줍쇼'라고 말을 건다. "

이 글은 16세기 '프랑스의 소크라테스'라고 불리는 퐁테뉴가 쓴 '여행일기' 속에 나오는 로마에 대한 묘사입니다. 그는 로마에 잠시 머물면서 당시 교황인 그레고리우스 13세의 아들인 소라공작-성직자도 아들이 있다는 것이 무척 로마적이지요 -을 통해 연줄로 로마 시민권을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실질적인 이익은 없는 단순한 칭호'지만, 로마 시민권을 얻은 다음 당시 최고의 모랄리스트인 몽테뉴도 '옛날의 영광과 위대함에 대한 신성한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칭호'라며 대단히 기뻐했다고 합니다.

영원한 도시, 그 압도적 풍광으로 나를 전율하게 한 로마의 시가지를 돌아보며, 나는 깨닫게 됩니다. 다양성의 존중이란 참아야하는 갈등과 불편이 아니라, 특이성과 차이에 대하여 전혀 개의치 않는 대범한 정신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사방으로 뻗은 로마의 대로들 통해 바람이 거침없이 통하듯 자연스럽고 대범하게 세상을 인식한다는 것이지요.  아무렇게나 되는대로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바로 이 대범함, 이것이 바로 유일하게 보편적인 도시인 로마의 특색이라는 것입니다.  거지만이 한푼 얻기 위해 그 차이점에 주목할 뿐이지요.

아리오소 arioso, '대범하고 거리낌없이' 라는 말은 영원한 로마의 정신을 가장 훌륭하게 대변하는 단어입니다. 오늘 생각합니다. 자기경영은 바로 세상에 대한 아리오소입니다. 모든 방향에서 불어오는 다양한 바람에 몸을 싣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사는 것입니다. 인생은 날아오르는 것이며, 솟구치는 것이며, 마음을 쫒는 것이며, 새로운 차원과 공간을 모색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4차원과 5차원을 지향함으로써 경계를 넘어 새로운 정신세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의 하루, arioso !

* 공지 사항
 
봄입니다. 3월 4-6일 2박 3일간 봄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떠나려고 합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여 신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http://www.bhgoo.com/zbxe/dream

IP *.160.33.89

프로필 이미지
2011.02.20 22:40:30 *.31.224.125
몽테뉴의 수상록 제1권 39장 고독 편에 나오는 "고독 속에서 그대 자신이 군중이 되라." 고 했던 말이 떠오르네요. 지금도 그 의미을 다 깨닫지 못하고 삽니다.  누구나 삶이 고독하기에 고독이란 말은 좀 알 것도 같은데, 스스로 군중이 되라고 한 대목은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그런데 이 글을 읽으면서 고독 속에서 대범하고 꺼리낌 없이 사는 것이 스스로 군중이 되는 전제 조건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