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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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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14일 11시 14분 등록

10년 전 책을 읽었다. 글 속에서 10년 전의 한 남자를 만났다. (...) 그 사내는 그때 인생을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 살고 싶은 대로 한 번 살아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통쾌한 시작이 되어주었다.
- 구본형, <익숙한 것과의 결별>의 ‘개정판 서문’

나 역시 11년 전에 읽은 이 책의 개정판을 다시 읽었습니다. 1999년 3월, 그때의 내가 떠오릅니다. 당시 이 책의 저자인 구본형 사부님은 마흔 초반의 중년이었고, 독자인 나는 20대 초반의 젊은이였습니다. 책으로 인연을 맺고 만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만 우리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그때 나도 인생을 다시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꽤 잘 살았던 우리 집은 IMF 시기를 거치며 완전히 망했습니다. 불안하게 유지되던 가정의 화목은 깨졌고, 힘들게 쌓은 부는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부잣집 막내아들’이라는 나의 가면도 벗겨졌습니다. 가면이 사라진 나의 모습은 초라했습니다.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많은 대학에 다니고, 유일한 취미는 나이트에서 밤새며 노는 것이었으며, 무엇을 하고 싶고 또 잘할 수 있는 게 뭔지 아무 것도 모르는 철부지가 바로 나란 사람이었습니다. 내가 손쓸 수 없는 문제로 압박해오는 현재는 불안했고,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는 미래는 어둠 그 자체였습니다. 절망적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살아야 했기에 절박했습니다. 돌파구가 필요했습니다. 저보다 훨씬 큰 변혁의 과정을 거친 사부님에게는 <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라는 책 자체가 돌파구였던 것 같습니다. 사부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이 책으로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책을 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스스로에게 선물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내가 가지고 있는 내면의 자산을 끌어다 쓸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 역시 이 책을 통해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내 삶은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지금 보면 당연한 진실이지만 당시의 내게는 혁명적인 자각이었습니다. 그전까지는 볼품없는 나 같은 사람은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누군가가 알려주는 올바른 길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내 생각을 <익숙한 것과의 결별>은 단칼에 베어버렸습니다. 이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었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다른 사람이 아닌 스스로 발견해야 한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돌아보면 11년 전의 나는 스스로를 혁명하고 있었습니다. 자발적 변화가 아닌 외부에서 촉발된 위기에 의한 혁명이긴 했지만, 과거와 단절하고 자기 발견에 대해 각성하고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만들기 위해 분투했습니다. 스물세 살 전까지 교과서 외에는 책 한 권 읽지 않던 내가 1년에 100권 읽기에 도전했고, 다음 해부터 매년 100권의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내 손으로 가치관을 정립하고, 꿈과 재능을 발견했으며, 그것을 천직으로 실현하기 위해 3년간의 개인 대학을 만들었습니다. 이 3년간의 노력이 10년간 내 삶의 중심을 잡아준 핵심가치를 발견하게 해주었고, 꿈과 직업을 연결하여 첫 직장에 들어갈 수 있게 해주었으며, 나도 뭔가 잘하는 게 있다는 확신을 주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의 출발에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은 어느 하루가 혁명의 출발점이었습니다.

나는 나를 혁명할 수 있다.
-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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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형 저, 익숙한 것과의 결별, 을유문화사, 2007년
* 홍승완 트위터 : @SW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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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4 14:23:39 *.13.10.214
이 책을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익숙한 것과의 결별...그것도 자기 자신에게 내려앉아 이미 살과 하나가 되어 있는 무덤냄새나는 껍데기들을 긁어 내는 것이 얼마나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님을 알기에...........

진정으로 용기있는 분의 자기고백서일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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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완
2010.12.16 17:31:57 *.248.104.171
<익숙한 것과의 결별>과 <낯선 곳에서의 아침> 모두 제게 잊을 수 없는 책입니다.
읽은지 10년이 지났음에도, 이 두 권은 언제나 제 마음 속에 있습니다. 
어쩌면 지난 10년은 몇 권의 좋은 책과 함께 흘러온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제게는 좋은 책들이 가장 소중한 인연 중 하나였고,
새로운 정신적 문을 열어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빠 님에게도 그런 책과 저자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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