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2010년 10월 15일 07시 19분 등록

  
  글라우코스라는 사내가 있었다.   어느 날 그는 낯선 해변의 멋진 풀섶에 앉아 낚시질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잡은 고기를 풀밭에 가지런히 놓아두었다.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고기들이 풀 속에서 마치 바다를 헤엄치듯 꿈틀거리더니 스스로 바다를 향해 다시 뛰어드는 것이 아닌가 ?   글라우코스는 고기를 놓아두었던 주변의 풀들이 영험한 약초라는 것을 짐작했다.   그래서 그도 조금 먹어 보았다. 그러자 가슴이 쿵꽝거리면서 바다가 몹씨 그리워졌다. 그는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러자 온 몸이 변해 긴 초록색 머리카락이 치렁대고, 하반신은 인어와 같은 작은 바다의 신으로 변했다.

  어느날 그는 스퀼라라는 아름다운 요정을 보게 되고 짝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그는 쫒아가고 그녀는 달아났다.  절망한 그는 태양신의 딸, 키르케에게 찾아가 스퀼라도 사랑의 아픔을 겪을 수 있도록 사랑의 묘약을 지어줄 것을 요청했다. 글라우코스의 아픈 사랑이야기를 듣는 동안 사랑에 약한 키르케는 그에게 연민을 느끼고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 스퀼라를 버리고 자신을 사랑해 줄 것을 간청했지만, 글라우코스의 사랑은 일편단심이었다. 키르케는 화가 났다.

   그러나 그녀는 글라우코스를 해칠 마음은 없었다. 그 대신 그가 사랑하는 스퀼라를 파멸시키기로 마음먹었다. 키르케는 스퀼라가 자주 가 목욕하는 샘에 약물을 풀어두었다. 그리고 같은 주문을 아홉 번씩 세 차례 읊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스퀼라는 그곳에서 목욕을 하게 되자, 그녀의 허벅지 장딴지 허리에서 온통 짖어대는 개대가리들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결국 스퀼라는 인간의 모습을 잃고 맹렬히 짖어대는 개 무리에 올라탄 괴물이 되고 말았다
.

  그리스 신화에는 마술을 쓰는 마녀가 많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키르케는 약초와 약물을 잘 쓰는 몇 안되는 마녀 중 한 사람입니다. 그것도 젊고 아름다운 마녀입니다. 스퀼라가 괴물로 변하자 글라우코스는 기구한 스퀼라의 팔자를 슬퍼하며 키르케의 잔인함을 피해 멀리 도망가 버립니다. 키르케는 연적을 제거했으나 애인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물고 물리는 삼각관계에 빠지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연적에 대한 미운 마음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모질고 잔혹한 위계를 통해 관계를 단절 시키는데 성공한다 하더라도 그 과정이 아름답지 못하면 남은 둘이 잘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며 상대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알기 때문입니다. 삼각관계 전체의 파국이 이루어집니다. 관계는 파괴되고 잔인한 상처만 남게 됩니다.

  자기경영은 사랑하나 집착하지 않는 훈련입니다.   오직 관계만을 원할 뿐,   관계를 통해 다른 것을 원치 않을 때, 그것은 순수한 사랑입니다.  그러나 사랑은 종종 집착으로 이어집니다.   안타깝게도 집착함으로 그 관계는 파국에 이르게 됩니다. 자기 경영은 복잡한 관계의 화학 작용을 잘 이해하는 것입니다. 관계 그 자체가 목적인 순수한 관계를 만들어 내지만 집착하지 않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스토리의 끝을 먼저 읽는 것입니다. 지금의 행위가 그 끝을 또한 아름답게 해 주는 지 묻는 것입니다. 
 
   사랑이 집착으로 흐르는 것을 막는 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사랑은 쿨한 것이 아니니까요. 그러나 사랑은 소유가 아니니 집착하는 순간 스스로 자신의 사랑을 배반하는 것임을 알게 됩니다. 자신을 사랑으로 가득 채우되 집착하지 않는 것, 이 어려운 존재 방식이 자기 경영 최고의 내공일것입니다.

IP *.160.33.180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