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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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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1월 14일 03시 02분 등록

자아에 대한 강박관념은 1970년대와 1980년대 세대가 저지른 가장 뚜렷한 심리적 과오이다. 자아의 문제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모든 문제에 대한 답을 자아에 초점을 맞춰 찾으려했다는 사실에 있다. 이는 어린 시절부터 자서전을 쓰겠다는 결심을 가진 사람이 자서전 집필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저지르게 되는 실수에 비유할 수 있다. (중략) 마찬가지로 모든 시간과 정력을 내부로 돌려 ‘자아를 찾는데’ 소비한다면, 그렇게 발굴된 자아는 실체를 갖지 못한 허깨비가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정도 이상으로 자아를 찾는데 시간과 정력을 낭비해서 남는 것은 결국 ‘축소된 삶’ 뿐이다.

- Peter Singer, 프리스턴 대학 생명윤리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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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질문에 휩싸여 본 적이 있으셨나요? 여러 계기들을 맞아 수많은 사람들이 자아를 찾아 나섭니다. 그 사람들 중의 다수는 마치 자아를 분실했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자아를 찾기위해 과거로의 역행을 시도합니다. 그 길을 되걷다 보면 어디엔가 떨어뜨렸을지도 모를 자아를 다시 발견할까요? 하지만 그것은 쉽지 않는 일입니다. 설사 찾았다 한들 그것이 자아의 실체일까요? 장님이 코끼리의 일부를 만지고 '내가 만진 것이 코끼리이다.'라고 주장하는 것과 과연 다를까요?

자아를 외면하고 살아가는 것은 생의 본질적인 소외를 낳지만 자아찾기에 매몰된 채 자아실현을 외면하는 것은 소모적이고 위축된 삶을 낳기 쉽습니다. 자아는 형체가 있거나 완성형이 아니며 과거에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아란 여러 가지 다양성과 각가지 가능성을 함축한 기능적 집합체이며 여러 시간성을 지닌 유동적인 흐름입니다. 그렇기에 자아를 찾는다는 것은 강의 발원지를 찾아 강가를 거슬러 올라가는 역추적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강물에 배를 띄워 전체의 흐름과 생태를 파악하고 어디로 나아가는지를 살피는 모험과 탐사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자아를 찾고 있는데 찾지 못했나요? 그렇다면 이제는 자아찾기의 허상에서 벗어나 '자아실현'을 위해 노력해보세요. 내면의 건강한 욕망을 건져올려 자아가 담길 현실의 틀을 빚어보세요. 당신이 자아를 찾지 못했다면 아마 그것은 당신의 자아가 머무를 수 있는 현실의 그릇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자, 이제 앞으로 걸으면서 자아를 찾아볼까요? 자아찾기의 진수는 '자아실현'에 있다는 것을 명심하면서 말입니다.


- 2006. 11. 14 週 2회 '당신의 삶을 깨우는' 문요한의 Energy Plus [5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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