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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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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26일 01시 05분 등록

‘그러니 매일 걸어라. 매일의 힘만이 꿈으로 인도하는 단 하나의 믿음직한 주술이다. 명심하라. 평범한 자가 비범한 자를 능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한 분야를 정하고 들이파는 것이다. 그러면 누구도 그 분야에 대해서는 너를 당할 자가 없을 것이니, 침묵의 10년을 보내라. 고독의 10년, 궁핍한 10년을 보내라. 누구든 우드스턱의 시대를 거쳐야 한다.’

- 구본형 <깊은 인생> p121

 

새벽. 정해진 시간. 일어나야 되느냐 아니면 따뜻한 과거의 안락함으로 그대로 저물고 마느냐의 갈등. 누가 습관을 이야기했던가. 날마다의 깨어남은 오늘도 희망이 된다. 일어났다. 물을 마신다. 언제부터였던가. 물 한잔의 시작은 건강뿐만 아니라 일상의 시작을 알리는 퍼포먼스가 되었다. 물을 마심에도 일련의 공정이 필요하다. 냉장고 문을 연다. 컵에다 물을 따른다. 찬물 한잔은 천천히 식도를 거쳐 내부 장기로 흡입이 된다. 간밤의 역사와 지루한 세월을 씻어내고 하루라는 기대감은 폐부로 전해져, 세포 하나하나 잠들었던 시간을 깨우고 새로운 생명의 전초천의 사이렌을 보낸다. 일어나라. 그날이 왔다. 하루의 축복과 주어진 시간을 즐겨라. 기뻐하라. 춤들을 추어라. 장기로 들어간 물방울들의 어울림은 가슴을 뛰게 하고 행동으로의 기상나팔을 요란하게 울린다.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켠다. 어둠속에 잠들어 있던 차가운 금속 체에 생명의 끈이 공급이 되고 녀석은 파트너로써의 전등불을 밝힌다. 어서 오세요.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적절한 자료를 찾아 들어가 작업에 임한다. 우리는 동지이다. 파트너이다.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닌 내가 생각하고 창조하고 연출하고자 하는 부분을 그는 충실히 이행하여 그것을 세상에 고스란히 펼쳐놓는다.

 

타이핑을 친다. 무슨 글일지. 모른다. 어떤 내용이 이어질지는. 다만 새롭게 깨어난 나의 생명으로부터의 실타래가 연결된 줄을 통해서, 나무에서의 꽃들의 피어남이 있듯이 길게 이어진 어딘가로 부터의 신호를 받아 뱉어낸다. 뱉어낸 그것들은 단어가 되고 문장이 되고 쉼표가 되고 느낌표가 된다. 때로는 비극으로 때로는 이성적으로 혹은 가슴을 울리는 애절함으로, 자신을 넘어 타인과 세계로의 불꽃놀이를 밤하늘 가득 은가루로 덧칠한다.

행위가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만은 아니다. 절망감에 이제는 손을 놓고 싶을 수도, 햇살의 따사로움에 졸음이 쏟아질 수도, 아이들의 재잘거림에 들판으로의 뛰어다님의 충동을 느낄 수도. 그럴 때 유혹이란 놈은 지지치도 않는지 맹렬히 요동친다. 이봐, 이좋은 날에 뭐하는 거지. 나랑 같이 나가세. 철수는 영희를 부른다. 영희야 놀자. 마당으로 야외로 뛰쳐나가 누리고 싶은 마음. 그럴 때 내면의 또 다른 자아는 독백을 건넨다. 내가 꿈꾸는 저 너머의 세계를 향한 별을 잡기위해 멈추지 말라고. 순간순간 찰나의 행위가 이어지고 반복되고 행위가 되고 실현이 되는 그 순간의 인내와 노고를 우리는 잊지 않아야 하고 결과로서 승화시켜야 나가야 한다고.

 

평범한 자가 자신의 무력한 재능에도 비범한 자를 능가할 수 있는 유일한 진리는 매일 한다는 것. 그것은 결코 아름다운 순간만은 아니다. 날마다의 주어진 일과 속에서 하루의 사투는 계속된다. 가위바위보 삼세판의 게임을 승리로 혹은 패배로 그렇지 않으면 무승부를 이룰 수도 있는 것이 우리네 삶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것을 단기전이 아닌 장기전으로 이어나가야 하는 힘. 우리는 그것을 끈기라고도 성실이라고도 이름을 붙인다. 하지만 아니다. 그것은 끈기로도 성실로도 명명하기 힘든 연속성으로써 자신 및 일상과의 날마다의 백병전이다. 땀으로서 인내로써 구역질이 날 때까지 걷고 뛰고 멈추지 않는 날마다의 전투로써의 기백이다. 먼 옛날 매머드라는 거대한 괴물과 맞장을 뜰 때 심장 가득 전해지는 두려움과 공포심을 애써 누르며 짱돌 하나를 날리는 무모한 용기. 소수의 인원으로 배가 되는 적군을 상대할 때 배수진의 절박함으로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전쟁. 계백이 자신의 처자식을 스스로 살해하고 황산벌 마지막 전투를 결사항전의 죽음으로 승화시킨 결연함. 중요한 것은 그 돌멩이와 전쟁과 결연함이 단발성이 아닌 매일로의 승화가 되었을 때, 고독의 시간과 궁핍의 시간은 지나 화려한 꽃망울로써 월계관으로써 당신의 머리에 쓰인다는 확신이다.

 

노력한다는 것은 매일한다는 것이다. 우둔한자가 자신의 세계를 창출할 수 있는 절체절명의 키이다. 부족함과 단점을 움켜잡고 전투의 현장에 자신을 내몰아라. 창과 방패를 부여잡고 전투화의 끈을 다시금 동여매어 한발 두발 앞으로 걸어 나가라. 멈추지 말라. 멈춘다는 것은 물러선다는 것은 당신에게 주어진 혁명의 시간을 정체시키고 진보가 없다는 것이다. 진격의 나팔이 울릴 때 북이 울릴 때 우리는 그 흐름에 자신을 내맡기고 끊임없는 매일의 향연을 이어나가야 한다. 그것이 당신에게 주어진 삶이라는 찬란함을 빛나게 매듭지을 수 있는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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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26 14:55:23 *.11.178.163

매일의 향연을 위하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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