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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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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0월 23일 12시 44분 등록
며칠 전, 서울 인사동에 있는 ‘북스(Vook's)'라는 북카페에 가게 되었습니다. VOOK’S는 ‘비주얼 북(Visual Book)들이 가득한 카페’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이곳의 첫 느낌은 ‘작은 서재’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북카페치고는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여유 있고 실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의 벽면에는 사진과 디자인 등 각종 비주얼 북으로 가득 차 있고, 적당한 간격을 두고 크고 작은 테이블이이 위치해 있습니다. 공간과 크지 않게 틀어놓은 클래식과 재즈 음악이 잘 어울립니다.

제가 간 날은 카페의 일부 공간에서 작품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 유화와 판화 작품들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제 옆의 테이블에서는 고등학생즈음으로 보이는 학생이 누군가에게 영어를 배우고 있었고, 그 옆의 테이블은 연인인 듯 한 남녀가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저는 여러 책을 들춰보며, 공간의 배치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언젠가 나만의 공간을 갖고자 할 때, 어떻게 만들지를 상상해봤습니다. 공간과 책의 만남, 그리고 내가 그 속에 있는 모습을 그려봤습니다. ‘내 서재’를 상상하는 제 눈에 한 문장이 들어왔습니다. 책장의 한 곳에 이런 문장이 쓰여 있었습니다.

"서가는 한 도시나 긴 강줄기가 바라다 보이는 것 같은 한 전경이다."
- 애너톨 브로야드(Anatole Broyard)

제가 미래에 만들 ‘그곳’은 나를 닮은 곳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책들과 공간의 구석구석이 내 손때로 얼룩져 있으면 좋겠습니다. 내 내면이 밖으로 나온 그런 풍경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같은 책장에서 또 다른 문장이 번쩍였습니다.

“잘 쓰여진 책은 마술융단과 같아서 우리가 가볼 수 없는 세계에까지도 우리를 인도한다.”
- 캐롤라인 고든(Caroline Gorden)

책만 그런 것은 아닐 겁니다. 공간 역시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니까요. 그곳에 앉아 있으니, 제가 만들 ‘나의 곳’이 스냅샷처럼 포착되었습니다. 요즘은 어디에 있느냐가 제게 어떤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 북스(Vook's) 소개: 이곳은 문화생활비(5,000원)를 받습니다. 책만 구입하거나 공간을 잠깐 둘러보는 것은 무료입니다. 커피를 비롯한 여러 음료가 준비되어 있고, 다양한 비주얼 서적을 50% 정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디자인과 사진 등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특히 유용한 공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연락처: 02-737-3283 / 서울 종로구 인사동 스타벅스 건너편 2층에 위치.
IP *.189.23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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