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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마음을

  • 김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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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15일 01시 05분 등록

서울 떠난 지 오래되어 감이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도시의 아파트 시장이 불황의 늪으로 빠져드는 듯 합니다. 담보대출 융자금이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이 시작될 것이 뻔합니다. 원인이야 전문가들이 분석할 일이고, 주목하라고 권하고 싶은 것은 세상을 관통하는 흐름입니다. 자연의 흐름이 그러하듯 경제도, 삶도 장기적으로 등락의 곡선을 반복적으로 형성하며 흘러갑니다. 활황은 거품을 낳고 그 거품이 꺼질 때 활황의 문이 닫히면서 불황의 문이 열립니다. 추운 겨울의 문이 닫혀야 봄날의 문이 열리는 법입니다. 물론 이 과정은 단절적이지 않습니다. 문이 열리고 닫히는 순간들을 인식하기 어려울 만큼 연속적 과정 속에서 전환이 이루어집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그대 삶이 타고 흘러온 시간의 좌표 위에 좋았던 시간대와 힘겨웠던 시간대를 연도별로 혹은 나이별로 표시해 보면 그대 삶 역시 등락의 연속이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삼십 대의 나는 경제적으로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기르는데 있어 별 어려움이 없었으니 만족스러운 날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은 늘 불안하고 불편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음 편한 삶을 살자고 산중의 삶을 택했고, 그 순간부터 지난 몇 년간 나는 경제적으로 갇혀 있는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언젠가는 아이가 갖고 싶어하는 싼 값의 자전거 한 대를 사주는 일이 버거워 아비로서 참담한 심정으로 홀로 눈물 흘린 날도 있었습니다. 경제에 빗대면 30대에 활황, 40대 초반 불황의 국면이 내게 닥친 것입니다.

 

시간이 흐르면 모든 국면은 전환됩니다. 그래서 활황정책은 출구전략을 필요로 합니다. 사람의 복에 따라 국면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삶 역시 활황기가 있으면 불황기를 맞이하게 되어 있습니다. 정책에서는 활황에서 불황의 국면으로 빠져드는 깊이를 줄이기 위한 전략을 출구전략이라 부르는 듯 합니다. 하지만 나는 우리의 삶이 불황에서 활황 혹은 활황에서 불황의 시간으로 진입할 때 필요한 전략 모두를 일컬어 입구전략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국면은 나가는 것보다 들어설 때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삶이 잘 나가는 국면으로 접어들 때건 험난한 국면으로 접어들 때건 가장 중요한 전략은 그 국면으로 내가 들어서고 있다는 점을 깨닫는 것입니다. 나무들은 겨울이라는 국면이 오면 그 시절에 맞춰 자신을 정돈합니다. 낙엽을 만드는 것을 보면 알 것입니다. 반면 여름이 오면 나무들은 뒤돌아보지 않습니다. 제게 허락된 하늘을 향해 힘차게 자신의 잎과 가지를 뻗어나갑니다. 지금 숲에 드리운 푸르름의 힘찬 기운을 보면 알 것입니다. 우리 사람들이 그들처럼 제게 열리는 새로운 국면의 실체를 자각할 수만 있다면 그 시간을 지혜롭게 보낼 수 있습니다.

 

나는 숲으로 들어가겠다는 결심을 공표하던 날에 내가 겨울의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선언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겨울과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급하지 않을 수 있었고, 그래서 지쳐 쓰러지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언젠가 다시 봄날의 시간을 보내는 국면으로 접어든다면 그때도 나는 교만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입구전략이 있는 사람들은 좋거나 나쁜 국면의 상황에 자신을 잃어 길을 잃는 일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요즘 그대는 삶의 어느 국면에 있는지 궁금합니다. 새롭게 열리는 국면의 입구에 서있다면, 그대 품고 있는 삶의 전략이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IP *.20.20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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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2010.07.15 09:03:35 *.46.87.78
백오!
우리인생 100년도 못살면서 천년살 준비를 하는 것이 평상인의 삶이라네.  경제적인 문제만 해결되면 생의 모든 것이 다 좋아진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자네 생각을 하게 된다네. 철학자, 종교인등 모든 사람들이 삶을 밝히려고 하였지만 그들도 시간이라는 틀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자연속으로 돌아간것이 사실이다. 자네는 자기 삶의 철학을 가지고 산으로 갔고 어려워도 자신의 사상속에서 살아가는 자네가 부럽고 존경스럽다네. 나는 자기자신을 찾지 못하고 타인의 길만 눈에 보이는 것도 반쪽 삶을 보았을 뿐이네...

백오!
그러나 스승을 찾고 자신을 간추리는 일은 잊어서는 안된다네.

주역에서
"不恒其德 或承之羞"
"나의 일에 자신을 가지고 사상을 펴 나가더라도 옛 스승을 만나서 자신을 간추리는 것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부디 초심을 유지하면서 자신을 길을 가시게 꼭 자네가 꿈구던 낙원을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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