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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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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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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27일 00시 07분 등록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이윤기 선생님은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짧은 가르침을 길고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다 버무리기, 이야기에 의탁해서 슬그머니 교훈이 될 메시지를 전하기, 이것이 신화다”라고 말합니다. 신화에 대한 다양한 정의가 있지만 저는 이 정의가 마음에 듭니다. 이런 정의가 신화를 완전하게 설명하는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신화의 중요한 기능 하나를 멋지게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신화가 재밌고 통찰적인 교훈을 담고 있는 건 아닙니다만 그리스 신화를 읽다보면 이윤기 선생님의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재미와 교훈을 담고 있는 이야기가 수두룩합니다. 그런 이야기 한 토막을 나누고 싶습니다. 제목은 ‘파에톤의 짧은 한 살이’입니다. 파에톤은 태양 마차를 보는 태양의 신 헬리오스의 아들입니다. 그런데 주변 친구들은 그가 태양신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믿지 않고, 종종 그에게 허풍쟁이라며 시비를 걸었습니다. 이에 파에톤은 ‘나는 어디서 왔고, 나의 아버지는 누구인가’하는 의문을 품게 됩니다. 그는 어머니로부터 아버지가 있는 곳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태양신의 아들임을 증명하고자 아버지를 찾아갑니다.

태양신은 자신과 파에톤이 부자지간임을 보증하는 의미로 아들의 소원 하나를 반드시 들어주겠다고 맹세합니다. 파에톤은 아버지에게 날개 달린 천마가 딸린 태양 마차를 한 번만 몰게 해달라고 말합니다. 십대에 불과한 파에톤이 태양 마차를 몰 수 없음을 아는 아버지는 자신의 섣부른 맹세를 후회합니다. 그는 아들을 만류하며 다른 소원을 말하라고 간곡하게 부탁합니다. 하지만 파에톤은 태양 마차를 몰겠다고 고집합니다. 신의 이름으로 한 약속을 깰 수 없었던 아버지는 결국 아들에게 태양 마차를 빌려줍니다. 아버지는 아들이 불길에 그을리지 않도록 온몸에 약을 발라주면서 걱정스러운 마음에 이렇게 조언합니다.

“하늘과 땅에 고루 따뜻한 빛을 나누어 주려면 너무 높게 몰아서도 안 되고 너무 낮게 몰아서도 안 된다. 너무 높게 몰면 하늘 덮개에 불이 옮겨 붙을 것이고, 너무 낮게 몰면 대지가 그을리고 만다. 그 중간이 가장 안전하니 명심하여라. 오른쪽으로 너무 치우치지 말아야 한다. 거기에는 똬리를 튼 별자리인 뱀자리가 있다. 왼쪽으로 너무 치우쳐 바로 아래에 있는 신들의 제단을 태워서도 안 된다. 이 사이를 조심해서 지나가도록 하여라.”

파에톤은 태양신의 아들이라는 자부심과 자신의 젊음을 믿고 태양 마차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천마를 다룰 줄 모르고, 하늘 길도 모르는 파에톤은 마차를 제대로 조종할 수 없었습니다. 그제야 파에톤은 자신의 선택을 후회합니다만 너무 늦었습니다. 날뛰는 천마와 제멋대로 요동치는 마차로 인해 세상 이곳저곳이 불타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보다 못한 제우스는 벼락을 던져 태양 마차를 추락 시켰고, 마차와 함께 파에톤도 불덩이가 되어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영웅이 될 만한 인물이 왜 추락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신화 속 영웅이 몰락하는 가장 흔한 원인은 두 가지인데, 그 중 하나가 준비 부족입니다. 아버지가 만들어준 날개에 몸을 맡긴 이카로스 역시 파에톤과 같은 패턴으로 상승했다가 추락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카로스와 파에톤 둘 다 아버지로부터 결정적인 조언을 들었음에도 추락을 면치 못한다는 것입니다. 조언은 적절했지만 그들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날개를 만든 경험도 없었고, 태양 마차를 이끌 힘도 없었으며, 훈련도 부족했습니다. 하늘을 날 수 있는 최초의 인간이라는 기회가 이카로스에게 열리고, 태양신의 아들로써 태양 마차를 몰겠다는 파에톤의 뜻은 가상했으나 준비는 부실했습니다. 결과는 추락입니다.

신화 속 진정한 영웅에게 시련은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시련을 통해 단련되고 잠재된 에너지의 원천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이 부실하면 영웅의 모험은 실패하거나 미완성으로 남습니다. 시련을 충분히 겪지 않았다는 건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그런 영웅은 몰락합니다. 영웅 추락의 두 번째 원인은 다음 편지에서 나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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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소개한 책 : 이윤기 저,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웅진지식하우스, 2000년
* 홍승완 트위터 : @SW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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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10.07.27 19:20:06 *.75.166.69


다음 편이 기다려지네^^
코루즈에서 맥주나 한 잔 합시다.  재동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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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완
2010.07.28 05:15:21 *.122.208.191
형, 한국으로 돌아왔다는 이야기 들었어요.
어제서야 알았어요.
곧 만나겠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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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5 12:58:10 *.55.77.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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