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2010년 12월 31일 06시 37분 등록

나는 앞서 세 번 내 가슴을 친 후,
성스러운 발밑에 엎드려
자비로써 나를 위해 열어 주기를 그에게 간청하였노라

....

그리하여 성스러운 문을 열어젖히고 이르기를
자 들어가시오, 허나
그대들 내 경고를 들을지어다
뒤돌아보는 자는 모두 밖으로 되돌아가리라

      - 단테 알리기에리, '신곡' 중 연옥에서 인용


  오늘은 올해가 가는 마지막 날입니다. 모든 오늘이 그렇듯이 오늘도 다시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오늘이 가면 2010년도 우리의 삶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오늘은 아마 올 한 해를 되돌아보기에 가장 적합한 날인 것 같습니다.

  되돌아본다는 것을 반성이라고 합니다.   단테는 이 반성이 무엇인지를 연옥에서 아주 잘 해석해 두었습니다. 우선 가슴을 세 번 칩니다.   가슴을 치면서 "내 탓이요, 내 탓이요, 내 큰 탓이로다" (Mea Culpa, Mea Culpa, mea maxima culpa) 라고 말합니다.   이것이 가톨릭 미사의 전통 형태입니다.   생각과 말과 행위, 세 가지로 인해 스스로 범한 잘못을 부끄럽게 여기고 고백하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것은 단순히 자신이 했던 생각과 말과 행위를 반성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내가 무엇을 했던가'를 반성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무엇이었던가'를 반성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what I did' 가 아니라 'what I was' 라는 존재에 대한 반성이 따를 때만 우리는 다시 태어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단테가 말하는 정화이며 연옥의 의미입니다.    사람들은 과거를 뒤돌아 보면서 종종 과거에 집착하고 매이게 됩니다.  이루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얻지 못한 것에 연연하고, 가슴 속 뻘건 상처를 되씹기 일쑤니까요.   단테는 이 점을 경고합니다.   과거에 매이는 순간 '되돌아 나가야'한다고 것은 그 뜻입니다.   과거의 악을 버리고 찬란한 새 삶을 얻어 빛 속으로 드는 것이 바로 구원이라는 뜻이지요.

   자기경영은 진정으로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 과거를 끊어 내는 것입니다.   그것은 과거로부터 해방되는 기쁨입니다.    과거에 대한 현재의 승리인 것입니다.   자기 경영은 바로 이 지점에서 종교적 성찰을 얻음으로써 혁명이 됩니다.    새로 태어나는 것이지요.

  모두를 위해 기원합니다.   과거의 삶을 버리고 온전히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삶 속에 '나를 넘어서는 더 큰 위대함'이 자리 잡기를 기원합니다.    그리하여 우리들의 새해가 빛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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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처럼
2010.12.31 07:28:18 *.169.188.35
넓어지시는 이마 늘어가는 뱃살...
그래도 아름다워지는 존재가 되시는 사부님을 만나서 좋았습니다.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고 좋은 말씀을 많이 듣다보니
넘어지고 상처나고 그러했지만
지난해 보다는 조금은 더 아름다워진 존재가 되는 것 같습니다.

내년에도 더 아름다워지시는 모습을 뵙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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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처럼
2011.01.01 17:35:20 *.64.107.166
네..

안그래도 무거워지지 않으려고 했는데 몇년 공들여 가벼워졌던 몸이 파견근무 반년만에 무거워져서 요즘 걱정이었습니다.

꿈벗여행을 마치고 사부님께서 주셨던 메시지를 아직도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호식아 많이 웃어라."

새해에는 균형을 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니기도 하고 이것이기도 저것이기도 한 모호함을 사랑할 나이가 되었나 봅니다.

무엇보다도 올 한해는 더 아름다운 존재가 될 희망이 새해 첫날에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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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11.01.01 12:17:00 *.160.33.89
호식아,  내 배에 너무 관심을 가지지 마라. 

잘 지내거라.  너무 무거워 지지말고,  기쁨으로 환해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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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2010.12.31 09:33:36 *.52.29.124
구선생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지금 막 가슴을 치며 후회를 하고 있던 차에 위의 글을 읽었습니다. 후회해도 소용없겠지만, 순간의 선택을 잘 못한 제 탓이라 할 수 밖에요...그래도 배운 것도 많으니 그것을 위안 삼으려 합니다. 늘 좋은 글 감사드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더 많은 이들이 선생님 글 읽고 더 많은 감동 받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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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2011.01.03 22:25:57 *.219.223.225
선생님, 새해 첫날 이렇게 멋진 글을 주시다니....감동 또 감동입니다.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꿈꾸는 연습 매일  해보겠습니다^^.  글로써 이렇게 감동받을 수 있다니 정말 신기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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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11.01.01 12:23:29 *.160.33.89
'Thru the Looking Glass' 에서 여왕이 앨리스에게 이렇게 말하지요.

"I daresay you have not had much practice. When  I was your age, I had paracticed half an hour a day, sometimes 
I had believed as many as six impossible things before breakfast "   

꿈꾸는 연습을 매일 하세요. 
누구에게는 꿈꾸는 것이 뒤돌아 보는 것 보다 더 많은 레슨이 되는 것이니.
과거는 기억이고 미래는 꿈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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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31 23:59:46 *.20.202.217
스승님 2010년 마지막 시간을 고요히 보내고 있습니다.
달도 없는 밤이건만 내려앉은 하얀 눈이 오로지 제가 지닌 하얀 빛을 뿜어 천지를 분간하게 하고 있습니다.

말씀대로 What I was를 되묻는 중입니다.
그것에서 다시 시작하는 한 해를 열자 다짐하고 있습니다.
새해에는 더 자연하고, 더욱 생명과 가까운 한 해를 보내겠습니다.

스승님 계셔서 올 한 해를 흔들리지 않고 잘 지낼 수 있었습니다.
새해 더 평화로우시길, 더욱 건강하시길 산중에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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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11.01.01 12:27:35 *.160.33.89
눈이 내리면 사방이 조용하다. 
소리는 눈속에 갇힌다.   방안으로 사람이 들듯 모든 소리들이 눈 속에서 쉬는 듯 하다.   평화롭다. 
겨울이 네 산장에서 쉬는 듯 하구나. 
새해에 너는 더 커다란 기쁨으로 깨어 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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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향
2011.01.01 06:14:20 *.12.196.9
사부님, 2011년 첫 새벽이 밝았습니다.

스승님이 계셔서 2009년과 2010년의 제 삶은 달리 채워질 수 있었습니다.
올 한 해도 변합없이 변화의 이 길에 있도록 하겠습니다.

사부님, 올 한해도 늘 건강하시고, 더욱 행복하시기를 항상 기도합니다.
감사드리고 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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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11.01.01 12:30:05 *.160.33.89
작년 너에게 좋은 해였을 것이다.
올해는 더욱 좋은 해가 되거라.  너는 잘할 것이다.  멋진 날들이 오래동안 너를 기다렸으니
가지에 한꺼번에 꽃이 피듯,  너 또한 그리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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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건재
2011.01.01 10:12:39 *.58.57.136
선생님 아직 여기는 새해가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4시간 정도 남았습니다.
선생님 말씀처럼 내가 어떤 사람이었나 보다 무엇을 했나에 집착했었나 봅니다.
조용히 생각해 봐야 할 시간입니다.
새해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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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11.01.01 12:14:01 *.160.33.89
멀리 있으니 특히 건강하거라. 
공부할때는 배고프고 외로울 테니, 지금 하고 있는  이 공부가 미래에 무슨 도움이 될지,
 이 길을 택한 것이 잘한 것인지 묻지 마라.
그저 지금의 기쁨이 너를 이끌게 해라.  지금 작은 깨달음들이 기쁨이 되게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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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화
2011.01.03 10:12:18 *.253.124.89
2011년 더 많이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늘 가슴속에 닮고 싶은 분입니다..사부님께서는,..
올 한해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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