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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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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30일 23시 56분 등록

전문가들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예측을 쏟아냅니다. 하지만 그 예측이 모두 들어맞는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쓰리콤(3Com)과 이더넷(Ethernet)의 창립자인 로버트 맷칼프는 1995년, “인터넷은 초신성처럼 거대해졌다가 1996년이면 끝이 날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네트워크 장비를 만드는 회사의 창립자가 한 말치곤 조금 뜻밖입니다. 그는 예언이 틀리면 자신이 한 “말을 먹겠다(eat my words)”고 장담 했는데요. 실제로 그는 1997년 자신의 예언이 기록된 잡지를 찢어 믹서기로 갈아 먹는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틀리긴 했지만 이 정도면 쿨~하네요.

우리 주변엔 비관적인 예언들을 쏟아내는 전문가가 넘쳐납니다. 이건 이래서 안되고, 저건 또 저래서 안 된다고 말하지요. 비관적인 예측과 주장은 공포를 자극하기 때문에 늘 그럴듯하게 들립니다. 이에 대해 엘빈 토플러는 말합니다. “논리를 피력함에 있어서 비관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것은 현명한 척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현명함을 알리는 것이 자신의 생존과 직결된다고 믿는 전문가의 입장에서 비관적 전망은 가장 쉬운 선택일지도 모릅니다.

펜싱 지도자인 지인이 오랜만에 모교를 방문했습니다. 후배들의 연습을 지켜보던 그는 이상한 동작을 발견했습니다. 엉뚱한 기술을 연습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누가 시켰느냐고 물었더니 당연하다는 듯이 선배들을 지목했습니다. 추적이 시작됐습니다. 이번엔 선배들을 불러서 그 동작을 누구에게 배웠는지 물었습니다. 이번에도 대답은 비슷했습니다. 자신들의 선배들에게서 배웠다는 거지요. 이렇게 거슬러 올라가기를 몇 번 하다 보니 그 이상한 동작을 처음 가르친 사람이 밝혀졌습니다. 그 동작을 처음 가르친 사람은, 다름 아닌 자신이었습니다.

머쓱해진 그는 후배들에게 그 동작과 훈련방법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일러주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후배들이 그 기술을 이용해서 높은 승률을 기록해왔다는 사실입니다. 후배들은 유용한 기술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겠지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 이후 대회에 나간 후배들이 그 기술로는 더 이상 경기에서 이길 수가 없었다는 겁니다. 똑같은 방법으로 연습을 했고, 똑같은 동작을 시합에서 구사했는데, 갑자기 기술의 효과가 사라진 겁니다.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문제는 간단합니다. 기술을 구사하는 사람의 마음 속에서 믿음이 사라진 거지요.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어렵습니다. 하늘의 별처럼 무수한 변수들을 관통하는 흐름을 읽어내는 일은 어쩌면 사람의 영역이 아닌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지요. 단단한 믿음으로 미래를 만들어갈 밖에요. 시각 및 청각 장애인이었던 헬렌 켈러는 "비관론자가 천체의 비밀을 밝혀내거나, 지도에 없는 바다를 항해하거나, 인간 정신세계에 새로운 지평을 연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라고 말합니다. 그녀의 말을 듣고 보니 그 동안 나를 꽁꽁 묶고 있던 비관적 예측의 올가미가 한결 느슨해진 느낌입니다.

비관적인 예측에 운명을 맡기시겠습니까? 이제, 그 벽을 넘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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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기원
2011.05.31 00:37:46 *.147.221.79
종윤님 글에 통감합니다.
생각한데로 살지않으면 누군가 생각해놓은데로 살수밖에없다.
난 얼마나 주체적인가?
시간의 주인인가?
생각을 모으다보면
나는 누군인가?
집결하고
또 모으면
결론
나는 모른다?
이뭐꼬?
더이상없습니다.
뭐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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