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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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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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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11일 00시 12분 등록

비교신화학자인 죠셉 캠벨은 신화 속 “영웅의 모험은, 그의 삶에서 깨달음을 얻은 순간을 나타낸다”고 말합니다. 그에 따르면 신화에서 이 깨달음은 잠든 공주를 깨우고, 용을 죽이고, 어두운 숲 속에서 길을 잃고, 고래에 삼켜지고, 아버지를 만나 화해하고, 여신과 결혼하는 것으로 상징됩니다. 하지만 영웅이라고 해서 깨달음을 쉽게 얻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모험이 영웅을 만듭니다. 영웅의 전제 조건은 모험이고, 모험이 영웅을 완성합니다. 그래서 캠벨은 “영웅적인 삶은 ‘각자만의’ 모험을 실행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합니다.

캠벨이 말하는 ‘영웅의 여정(A Hero’s Journey)’은 깨달음의 과정이고, 깨달음은 시련과 고독의 길에서 솟아납니다. 모든 모험에는 위험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온갖 시련과 고독의 시기를 거친 사람만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시련은 한 번에 끝나지 않고, 영웅은 점점 강력한 괴물과 험난한 장애물과 직면합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신화마다 다르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영웅이 예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시련을 겪는다는 것입니다.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에서 캠벨은 말합니다.

“추악한 것이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우리는 신을 발견할 것이고, 남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던 곳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죽일 것이며, 밖으로 나간다고 생각하던 곳을 통해 우리는 우리 존재의 중심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고, 외로우리라고 생각하던 곳에서 우리는 세계와 함께 하게 될 것이다.”

시련의 극복은 영웅에게 더 큰 시련을 불러옵니다. 그는 절체절명의 위기, 즉 ‘심연’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여기서 영웅은 실패하고 좌절하고 낙담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가장 밑바닥에서 헤매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깨달음이 번쩍인다는 것입니다. 캠벨의 표현을 빌리면
“우리 안의 더 깊은 힘을 찾아내는 기회는 삶이 가장 힘겹게 느껴질 때 비로소 찾아옵니다.” 깨달음은 쉽게 오지 않지만 시련과 고독의 과정을 통해 단련된 영웅은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깨달음의 내용은 대체로 외부가 아닌 내면에서 ‘자기 힘의 원천’을 자각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영웅은 정신적 도약과 의식의 확장을 실현합니다. 영웅의 깨달음에 대해 캠벨은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돌이켜보면, 모험적인 여행은 성취하기 위한 노력이 아닌 재성취하기 위한 노력, 발견하기 위한 노력이 아닌 재발견하기 위한 노력이었던 듯하다. 영웅이 애써 찾아다니고 위기를 넘기면서 얻어낸 신적(神的)인 권능은 처음부터 영웅의 내부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난다. (...) 이런 시각에서 보면 영웅은, 우리 모두가 내장하고 있되 오직 우리가 이 존재를 발견하고 육화(肉化) 시킬 때를 기다리는 신의 창조적, 구원적 이미지의 상징이다.”

제가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을 처음 읽은 건 2001년입니다. 당시에는 의욕만큼 와 닿지 않아 대강 훑어보고 말았습니다. 2004년에 두 번째로 읽었습니다. 이때 약간의 재미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얼마 전에 세 번째로 읽었습니다. 이번에는 재미가 더했고 여러 깨달음이 찾아왔습니다.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읽을수록 멋진 책입니다. 읽을수록 더 기대되는 책입니다.

sw20100511.gif
* 오늘 소개한 책 : 죠셉 캠벨 저, 이윤기 역,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민음사, 1999년

* 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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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bhgoo.com/zbxe/269573

IP *.49.213.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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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10.05.11 05:38:02 *.129.207.200
프린트해서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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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완
2010.05.13 22:45:53 *.49.213.129
형, 고마워요.
건달들끼리 낮술 한 번 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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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2010.05.13 10:12:03 *.149.8.82
캠벨 연구 놀이. 좋다~
승완의 편지도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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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완
2010.05.11 15:53:58 *.49.213.129
캠벨 책을 읽을수록,
언젠가 캠벨 연구회를 놀이처럼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중에 우리 캠벨 연구 놀이 한 번 해볼까요?
캠벨, 알수록 훌륭하고 매력적인 인물이에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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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2010.05.11 08:54:00 *.30.254.28
연구원 도서로 처음 읽을때는,
급하게 먹은 밥에 체한 것 같았지요.
승완님 글을 읽으니, 효과 좋은 소화제를 복용한 느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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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완
2010.05.11 15:55:25 *.49.213.129
저도 연구원 기간 중에 이 책을 읽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는 조금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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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강
2010.05.11 14:39:34 *.145.204.123
소화제 저도 먹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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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완
2010.05.11 15:56:01 *.49.213.129
제 글이 소화제라면,
청강 님의 댓글은 제게 비타민이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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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05.11 20:14:43 *.180.75.224
저 역시 캠벨의 책들을 통해
끊임없이 "아하!"를 외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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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완
2010.05.12 00:02:02 *.49.213.129
그렇지요?
캠벨 책은 읽을수록 깨달음이 반짝이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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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05.12 06:39:51 *.180.75.224
“우리 안의 더 깊은 힘을 찾아내는 기회는
삶이 가장 힘겹게 느껴질 때 비로소 찾아옵니다.” 

사무실 칠판에 써 놓고 늘 되새깁니다.
승완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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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완
2010.05.13 00:29:25 *.49.213.129
넵, 감사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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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윰
2010.05.23 23:56:06 *.35.158.167
또다른 죠셉캠벨의 책 추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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