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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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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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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20일 00시 12분 등록

<내 인생의 첫 책쓰기>를 출간하고 여러 사람에게서 책쓰기에 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들은 책으로 쓰고 싶은 각자만의 주제를 가지고 있었고, 책을 써야 하는 이유를 제게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물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책을 쓸 수 있나요?"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오늘부터 쓰고 싶은 주제에 대해 매일 쓰세요. 기간은 한 달, 분량은 하루 1페이지 이상. 한 달 동안 매일 쓰시고, 그 결과를 제게 보내주세요. 그러면 구체적으로 피드백을 해드릴게요. 무엇에 대해 어떻게 쓰든, 매일 글을 써야 책이 나옵니다. 조금씩이라도 매일 쓰는 것, 이것이 책을 쓰는 어떤 방법론 보다 중요합니다.”

제게 질문했던 거의 모든 분들이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사실 한 달 동안 책 1권을 쓸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기간은 내가 매일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인지 가늠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그러나 한 달 동안 자신이 쓴 글을 보내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확인할 수는 없지만 아마 대부분은 중간에 포기했거나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겁니다.

49일간의 우리땅 도보여행 기록을 담은 한비야 선생님의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을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 선생님이 아프리카 최고봉인 킬리만자로 우흐르봉을 오를 때의 일입니다. ‘뭐든지 빨리빨리 해야 하고 남을 이겨야만 성이 풀렸’던 그녀는 누구보다도 빨리 정상에 오르고 싶었습니다. 이런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동행한 안내인은 “천천히 천천히”를 반복했습니다. 그래야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한 선생님은 안내인을 따라 억지로 천천히 걷자니 답답했다고 합니다. 자신을 제치고 올라가는 사람을 볼 때마다 단숨에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습니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가이드의 말이 옳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를 앞질러 가던 많은 사람들이 고산증 때문에 도중에 포기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5,895미터 우흐르봉 정상에 도착했을 때, 거기에는 근육질의 건장한 사람들보다 놀랍게도 할머니나 장애인 등 약해보이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꾸준함이 힘입니다. 글쓰기도 그렇고, 등산도 그렇고, 다른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래 가는 사람은 매일하는 사람입니다. 누군가의 속도가 아니라 자기의 속도로 가야 합니다. 그래야 지치지 않습니다. 한비야 선생님은 국토종단을 하면서 ‘평생 간직해야 할 아주 중요한 가르침’이자 ‘꿈을 이루는 확실한 방법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바로 ‘한걸음 한걸음의 힘’입니다. 자기 삶의 방향성과 목표를 향해 매일 꾸준히 걷는 것입니다. 그녀는 말합니다.

“한 걸음 한 걸음의 힘. 도저히 이룰 수 없는 꿈처럼 보여도 처음 마음 변치 않고 하루에 한 걸음씩 가다 보면 반드시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굳은 믿음이 생겼다. 그리고 이런 믿음과 깨달음은 내 인생의 어느 시기, 어떤 상황에서도 그대로 대입되고 적용되는 불변의 ‘인생 공식’이 되었다. 국토종단 이후 내 인생의 키워드가 ‘빨리 빨리’에서 ‘꾸준히’로 변했다는 믿지 못할 사실도 함께 고백한다.”

어떤 깨달음은 참 단순합니다. 그리고 단단합니다.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에는 단순하고 단단한 깨달음이 담겨 있습니다. 열정적인 사람의 삶에서 나온 깨달음, 몸으로 체득한 깨달음입니다.

sw20100420.gif

* 오늘 소개한 책 : 한비야 저,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개정판), 푸른숲, 2006년

IP *.233.19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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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해
2010.04.20 12:46:27 *.248.235.12
그렇죠, 매일매일 하는 것...
근데 나는 그 일정한 시간을 정하지 못해서 ....종횡무진 한답니다.

단순하고 단단한 깨우침에 이르는 시간을 좀 챙겨봐야 겠어요.
새벽은 새벽이라서 좋고 밤은 또 밤이어서 좋고.....
정오는 정오라서 , 자정은 자정이라서 좋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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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완
2010.04.20 15:43:15 *.233.191.100
일정한 시간을 정하는 것도 좋지만,
매일 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시간을 정하는 이유는 습관화를 위한 것이니까요.
종회무진, 좋은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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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0 17:54:55 *.241.147.32
아 가슴을 후벼파는 마음편지인데요~

꾸준함이 힘입니다. 
오래 가는 사람은 매일하는 사람입니다.
누군가의 속도가 아니라 자기의 속도로 가야 합니다

끄덕끄덕 (- -)(_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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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완
2010.04.21 10:21:49 *.233.191.100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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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이
2010.04.24 13:34:30 *.229.242.52
이 곳에 계신 분들은 참 지적 수준이 높아 보입니다.
그 수준이 매일의 힘이라는 것 또한 복잡함에서 벗어나 단순함에 단단해 지는것.
제 삶에도 가장 절실히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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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완
2010.04.25 19:38:18 *.233.191.100
한걸음 한걸음의 힘, 매일하는 꾸준함의 힘은
본질을 품은 단순한 진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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