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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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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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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6일 00시 03분 등록

IMG_1266.jpg
새벽이면 물까치 여러 마리가 밭으로 찾아든다. 나무를 심으면 새를 부를 수 있다.

그대 혹시 문득 새들의 노래 소리가 듣고 싶은 적이 있는지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들의 합창 소리를 듣고 싶다면 그대 이 숲으로 오십시오. 특별히 새벽과 저녁 무렵에 오셔야 좋습니다. 무수한 새들 저마다가 부르는 노래 소리가 모이고 섞여 빚어내는 군더더기 없는 앙상블의 시간에 매료될 것입니다. 그대는 그저 눈을 감기만 하면 됩니다. 감나무 과수원 위쪽, 버드나무 한 그루 아름답게 서 있는 자리에서 고요히 눈감고 한참 동안 서 있기만 하면 됩니다. 온 몸의 긴장이 소멸하고 욕망의 때 역시 단숨에 씻겨져 내려갈 것입니다. 오로지 자연인 아무개로서의 그대가 온전히 살아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자연에게 지갑을 열어 그 고마움의 대가를 지불하고 싶어질지도 모릅니다.

 

정말 그러냐구요? 정말 그렇습니다. 산방 앞 뒤로 아직 그리 크지 않은 나무들을 잔뜩 심은 뒤부터 부쩍 새들의 노래 소리가 가까워지고 그만큼 아름답게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달라진 것이라고는 그저 비닐 덮고 농작물 심어 농사짓던 곳에 3~4m 간격으로 감나무와 대추나무, 매실과 두릅나무 따위를 심었을 뿐입니다. 배경이 되는 저 너른 숲이 더 가까워진 것도 아니고 그곳에 큰 변화가 생긴 것도 아닌데 전보다 더욱 가깝고 깊은 새들의 노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요즘에는 아침이면 검은 머리를 하고, 잿빛과 푸른 빛의 털을 경계 없이 섞어 옷을 입은 물까치들이 나뭇가지에 앉았다가 다시 밭에 앉아 먹고 마시고 노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고작 박새와 딱새류들이 까불까불 덤불 근처를 서성이다가 호로록 날아갈 뿐이었는데, 이제는 종류를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종류의 새들이 밭과 숲의 경계를 오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른 아침과 저녁, 그저 마루 문을 열고 밖에 나가기만 해도 가까운 곳과 먼 곳으로부터 들려오는 새들의 노래 소리가 더욱 곱고 아름답게 들려옵니다.

 

바쁜 농사철 하루를 열고, 하루를 닫는 시간에 새들의 청량한 노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또한 저들은 농약을 치지 않는 내 밭의 해충(?)들을 잡아 시식함으로써 농사를 돕고 있습니다.

한 가지 더. 지난 해 박새부부가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아 새끼들을 키우고 함께 떠났던 산방 주방의 그 후드 구멍을 기억하시는지요? 얼마 전 다시 녀석들이 찾아 들었습니다. 다시 새끼들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머지않아 또 다른 생명들이 숲을 향해 날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언젠가 나의 숲 스승께서 농담처럼 던진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당신들이 살고 있는 도시에서 새들의 노래 소리가 듣고 싶은가? 방법은 간단하다. 나무를 심어라! 더 많은 나무를 심어라!”
IP *.229.16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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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010.05.06 10:16:24 *.102.118.2
저 새가 바로 물까치였군요.푸른빛과 잿빛의 털이 참 곱습니다.
도시에선 기껏해야 비둘기나 참새정도 만날 수 있는데 온갖 종류의 새들과 더욱 가까워지셨다니
그 새소리 저도 듣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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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05.06 13:08:57 *.35.254.135
 이른 새벽 섬기슭에 앉아
 말로 담아낼 수 없는 황홀한
새소리를 듣는 것을 즐깁니다.
꼭 이른 새벽에야만 들을 수 있는
그 새의 이름은 알 수 없지만
그 새소리를 들은날은 하루가 더 행복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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