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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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선수는요, 매일 안 하면 안 돼요. 세상없는 사람도 매일 안 하면 못 하게 되어 있죠. 모든 연주는 전부 육체로 하는 거지요. 가야금을 한 달만 쉬면 못합니다. 못 허는 이유는 첫 째가 손끝에 물집이 잡혀서 못 허고, 두 번째는 손가락 근육이 풀려버려요. 100미터 단거리 선수가 한 달 안 뛰다 뛰라고 하면 못 뛸 걸요. 어떤 면에서는 연주하는 거 자체가 스포츠입니다. 그래서 ‘군말 없이’ 매일 해야 돼요. 그런데 연주하는 사람이 매일 한다는 게, 그게 멍에를 짊어지는 거지. 근데 멍에를 짊어지는 그 맛이 기가 막힌 거야.”
-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황 병기, 2008. 9. 20일 동아일보 인터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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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김 점선은 자신을 예술가가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 육체노동자’라고 소개합니다. 그녀는 창작의 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영감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예술가는 영감을 얻은 후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작업 과정에서 영감을 얻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녀는 영감이 떠오를 때나 떠오르지 않을 때나 상관없이 일 년에 360일 동안 그림을 그립니다.
재즈 기타리스트인 존 스코필드는 슬럼프에 대한 대처방법에 대하여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어떤 날은 연주가 잘 되지만 또 어떤 날은 그렇지 못하다. 인생과 똑같다. 그러나 어느 날 연주에 진전이 없는 날이 있다면 그 이튿날은 분명 영감이 떠오르고 진전이 있을 것이다. 그러니 걱정할 필요 없다. 그러므로 매일 연습하라.”
작가 이 외수는 소설 ‘벽오금학도’를 쓸 때 자신의 집에 철창을 만들어놓고 그 안에 들어가 글을 썼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지난 14일 은퇴경기를 가진 골프 여제 소렌스탐은 허리 근력을 키우기 위해 매일 윗몸 일으키기 150회를 포함하여 총 750회의 복근훈련을 해왔다고 합니다. 대단한 자기통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하고 싶을 때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하고 싶지 않을 때,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프로의식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구속당하고 싶지 않습니다. 자유롭게 살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왜 소와 말처럼 누군가 씌워놓은 멍에를 벗지 못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스스로 멍에를 짊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유란 '타인의 구속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구속시키는 것’임을 저는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매일 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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