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화경영연구소-김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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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평을 대하는 방식
지난 일요일, 산책을 하다가 범상치 않은 곳에서 자라는 개망초 한 포기를 만났습니다. 녀석은 돌과 콘크리트를 버무려 쌓아올린 옹벽 한가운데 자라고 있었는데, 그 모양이 참 씩씩했습니다. 지난 해 바람에 날려온 씨앗이 하필 콘크리트와 돌 옹벽의 움푹 들어간 작은 구멍에 떨어졌던 모양입니다. 그 자리에 쌓인 흙과 먼지, 습기를 자양분 삼아 싹을 틔웠겠지요. 신기하기도 하고 외로워도 보여 한참 동안 바라보았습니다. ‘어떻게 이 척박한 환경에서 싹을 틔울 수 있었을까. 숲이거나 밭이거나, 길 가도 아닌 콘크리트 환경이라니… 저들의 운명은 참으로 가혹도 하구나… 우주의 질서가 참 불공평하기도 하다…’
생각하다 보니 사람살이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단 생각이 들더군요. 누구는 건실한 집안에 태어나 부족함 모르고 자라고, 누구는 콘크리트 옹벽처럼 가난하고 힘든 집안을 인연으로 만나 해보고 싶은 것을 누르며 자라는 법을 먼저 배워야 하고…
이렇게 보면 세상은 참 불공평한 곳입니다. 식물의 터전이 그렇듯, 사람도 출발선의 환경이 다르니 말입니다. 그런데 사람마다 이 불공평함을 대하고 다루는 방식이 달라 보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불공평함의 구조를 깨기 위해 혁명을 모색하며 살고, 어떤 이들은 앞선 자들의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 경쟁을 숭배하며 삽니다. 다른 어떤 이들은 지독한 열패감을 품고 불공평한 질서를 향해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고 핏대 세운 분노를 독백처럼 토하면서 살기도 합니다. 더러 외면과 회피라는 방식을 택하는 사람들의 소식도 들리곤 합니다. 극단적 예는 자살이겠지요. 인간은 그렇게 외부를 향하며 불공평을 다룹니다.
그러면 식물이 이 운명 같은 불공평을 대하는 방식은 무엇일까요? 유심히 살피다보면 식물에게 불공평은 없음을 알게 됩니다. 그건 사람의 시각일 뿐입니다. 그들은 주어진 자리에서 싹을 틔우고 열매를 거두기 위해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보낼 뿐입니다. 식물에겐 비교하며 우월감에 젖거나 열패감에 빠져드는 일이 없습니다. 그저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살아갈 뿐입니다. 그늘을 만나면 광선을 향해 움직이고, 수분이 부족하면 오래된 잎사귀부터 하나씩 떨구면서 씨앗을 겨냥한 삶을 멈추지 않습니다. 그들의 에너지는 오로지 자신의 존재이유에 겨냥되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어쩌면 이 불공평을 대하는 방식이 그 사람의 행ㆍ불행의 일면을 가르는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합니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불공평한 운명을 대하되, 분명한 것은 주어진 운명을 덫으로 삼지는 말아야 겠다는 것입니다. 옹벽의 흙 한 줌을 운명의 토양으로 인정하고 씨앗을 남기기 위해 하루하루를 사는 개망초처럼, 바꿀 수 없는 과거에 오늘의 가치를 팔아넘기지 않는 인생을 살아야 겠다는 것입니다. 출발선을 내가 바꿀 수는 없는 일이지만, 오늘을 대하는 방식은 내 마음대로 다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식물이 살아가는 방식으로 시작하면 어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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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산책을 하다가 범상치 않은 곳에서 자라는 개망초 한 포기를 만났습니다. 녀석은 돌과 콘크리트를 버무려 쌓아올린 옹벽 한가운데 자라고 있었는데, 그 모양이 참 씩씩했습니다. 지난 해 바람에 날려온 씨앗이 하필 콘크리트와 돌 옹벽의 움푹 들어간 작은 구멍에 떨어졌던 모양입니다. 그 자리에 쌓인 흙과 먼지, 습기를 자양분 삼아 싹을 틔웠겠지요. 신기하기도 하고 외로워도 보여 한참 동안 바라보았습니다. ‘어떻게 이 척박한 환경에서 싹을 틔울 수 있었을까. 숲이거나 밭이거나, 길 가도 아닌 콘크리트 환경이라니… 저들의 운명은 참으로 가혹도 하구나… 우주의 질서가 참 불공평하기도 하다…’
생각하다 보니 사람살이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단 생각이 들더군요. 누구는 건실한 집안에 태어나 부족함 모르고 자라고, 누구는 콘크리트 옹벽처럼 가난하고 힘든 집안을 인연으로 만나 해보고 싶은 것을 누르며 자라는 법을 먼저 배워야 하고…
이렇게 보면 세상은 참 불공평한 곳입니다. 식물의 터전이 그렇듯, 사람도 출발선의 환경이 다르니 말입니다. 그런데 사람마다 이 불공평함을 대하고 다루는 방식이 달라 보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불공평함의 구조를 깨기 위해 혁명을 모색하며 살고, 어떤 이들은 앞선 자들의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 경쟁을 숭배하며 삽니다. 다른 어떤 이들은 지독한 열패감을 품고 불공평한 질서를 향해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고 핏대 세운 분노를 독백처럼 토하면서 살기도 합니다. 더러 외면과 회피라는 방식을 택하는 사람들의 소식도 들리곤 합니다. 극단적 예는 자살이겠지요. 인간은 그렇게 외부를 향하며 불공평을 다룹니다.
그러면 식물이 이 운명 같은 불공평을 대하는 방식은 무엇일까요? 유심히 살피다보면 식물에게 불공평은 없음을 알게 됩니다. 그건 사람의 시각일 뿐입니다. 그들은 주어진 자리에서 싹을 틔우고 열매를 거두기 위해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보낼 뿐입니다. 식물에겐 비교하며 우월감에 젖거나 열패감에 빠져드는 일이 없습니다. 그저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살아갈 뿐입니다. 그늘을 만나면 광선을 향해 움직이고, 수분이 부족하면 오래된 잎사귀부터 하나씩 떨구면서 씨앗을 겨냥한 삶을 멈추지 않습니다. 그들의 에너지는 오로지 자신의 존재이유에 겨냥되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어쩌면 이 불공평을 대하는 방식이 그 사람의 행ㆍ불행의 일면을 가르는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합니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불공평한 운명을 대하되, 분명한 것은 주어진 운명을 덫으로 삼지는 말아야 겠다는 것입니다. 옹벽의 흙 한 줌을 운명의 토양으로 인정하고 씨앗을 남기기 위해 하루하루를 사는 개망초처럼, 바꿀 수 없는 과거에 오늘의 가치를 팔아넘기지 않는 인생을 살아야 겠다는 것입니다. 출발선을 내가 바꿀 수는 없는 일이지만, 오늘을 대하는 방식은 내 마음대로 다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식물이 살아가는 방식으로 시작하면 어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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