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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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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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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6일 00시 13분 등록

지난 주 화요일, 꿈벗 한 분과 함께 <숲에게 길을 묻다>의 저자인 김용규 형을 만났습니다. 형은 자신이 직접 지은 ‘백오산방’에서 우리를 반갑게 맞았습니다. 형과의 인연은 얼추 5년이 넘었지만 백오산방에서 만난 건 1년이 훌쩍 넘은 것 같습니다. 형은 처음 찾아온 꿈벗을 위해 자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이야기 속에서 굳은 확신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형의 삶의 터전인 숲을 둘러봤습니다. 형은 숲 속 적당한 곳에 산마늘 1만 포기를 심었고, 나무를 심기 위한 준비 작업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백오산방 주변 곳곳에 양봉을 위한 벌통이 있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며 형의 꿈이 햇살처럼 숲 전체로 퍼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식물에게 빛이 절대자이듯, 인간에게도 빛은 또 다른 의미에서 절대자입니다. (...) 인간이 자기를 실현하기 위해 견지하는 빛, 그 빛을 우리는 꿈이라 부릅니다. 식물은 지구로 유입되는 태양에너지의 0.2퍼센트만으로 잎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마찬가지로 꿈은, 우리 마음의 0.2퍼센트에 불과한 작은 자리를 차지할지라도, 우리의 심장을 뛰게 하고 우리를 고난에 맞서게 하는 근원적인 힘이 됩니다. 꿈이 없는 삶은 사실 살아 있으되 살아 있지 못한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 김용규 저, <숲에게 길을 묻다>

형에게서 자연의 지혜를 따르는 ‘농부’와 ‘에코 CEO’의 이미지를 동시에 보았습니다. 농부와 CEO,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형의 일상과 미래 이야기 속에는 농부의 성실함과 경영자의 전략이 멋지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형은 스스로를 ‘경계에 머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형은 농부와 생태경영자의 경계를 걷고 있는 것 같습니다. <숲에게 길을 묻다>에서 말한 것처럼, 경계는 ‘다양함이 섞이는 지대이고 상대적으로 열려 있는 공간’이며 ‘기회의 땅’이자 ‘주류들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 공간’입니다. 형은 ‘경계’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공간에 있어 경계는 늘 이쪽과 저쪽이 섞이는 자리입니다. 경계에 걸려 있는 시간 또한 이 순간과 저 순간이 절묘하게 겹쳐지는 찰나와도 같은 지점입니다. 그래서 경계는 열려 있는 공간이고 잠시 흐름이 멈춘 것처럼 느껴지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내가 경계를 좋아하는 이유가 아마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하나와 다른 하나가 빚어내는 어떤 모호한 아름다움 때문일 것입니다. 그것은 모호하기 때문에 부드럽고, 열려 있기 때문에 자유로울 수 있는 곳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의 일 년 전 그날은 <숲에게 길을 묻다>의 인쇄일입니다. 이건 우연이겠지만 형의 삶은 우연이 아닐 겁니다. 이 책은 형에게 ‘터닝포인트 스토리(turning point story)’였습니다. 형은 마음에 그렸던 아름다운 풍광을 하나씩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자신이 쓴 책대로, 자신의 길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형의 삶의 중심은 자연으로 점점 깊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런 김용규 형에게 소로우의 글과 함께 제 마음을 보냅니다.

“야생이 숨쉬는 곳, 그곳에서 인간의 영혼은 성장하고, 시인들은 자란다. 삶은 날 것이다. 가장 야생적인 삶이 가장 생생한 삶이다. 그것은 인간에 의해 길들여지지 않으며, 오히려 인간을 새롭게 한다. 진정 독립적인 인간들이란 길들여지지도 않으며, 사회에 의해서 결코 파괴되지 않는 야생의 인간들이다.”
- 헨리 데이빗 소로우,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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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소개한 책 : 김용규 저, 숲에게 길을 묻다, 비아북, 2009년

IP *.49.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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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2010.04.06 11:51:37 *.46.87.92
"蒙 亨 匪我求童蒙 童蒙求我 初筮 告 再三 瀆 瀆則不告"
( 배운다는 것은 힘차고 젊음에 이루어야 한다. 자연이 나에게 닥아와야 도를 이룬다. 순수함에 대자연은 받아주지만 순수함을 잃어버렸을 때 더렵혀진 것이라 가르쳐주지 않을 것이니라.)

승완이의 글을 읽으니 그래도 처음만났을 때의 순진하고 애기같은 모습이 생각난다. 그러한 순수함이 좋은 글을 쓸수 있는 모양이다. 부디 때묻지 않고 자연그대로 나이들어 세속에 물들지 않고 살았으면 한다.

어제는 백오가 꿈에 보여 컴을 여니 승완과 용규의 대화가 눈에 들어온다.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부디 자신의 성찰을 이루어 꿈을 실현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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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완
2010.04.06 19:39:13 *.49.201.26
초아 선생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선생님을 처음 뵙던 날을 기억합니다.
어느새 3년이 넘은 것 같네요.
그날이 있기에,
자주 뵙지 못해도 어디서 어떻게 뵈어도 반갑고 친근한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서 지어주신 호 2개,
늘 감사한 마음으로 가슴에 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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