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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마음을

2010년 1월 1일 07시 56분 등록

산 속의 세 오빠 악한 짓 견딜 수 없어
꽃다운 입에선 대신 죽겠다는 한마디
의리의 소중함 몇 가지로 들어 죽음도 가벼이
수풀 아래서 몸을 내 놓았네, 떨어지는 꽃처럼

   삼국유사의 저자 일연스님이 호랑이 처녀를 기리며, 노래한 것을 고운기 교수가 번역한 것입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신라의 김현이라는 사람이 신라 최초의 절이었던 흥륜사에서 탑돌이를 하는데, 한 처녀가 끝까지 남아 함께 돌았답니다. 서로 눈이 맞아 사랑의 환희를 나눈 후, 김현이 처녀를 따라 그녀의 집에 이르게 됩니다. 그 집에는 살생과 악행을 일삼고 있던 세 마리의 커다란 호랑이가 살고 있어, 하늘이 이 호랑이들을 죽이려 하였습니다. 이때 처녀가 나섭니다. 그 처녀는 호랑이가 사람으로 변신한 것이었지요. 세 오빠를 대신하여 죽겠다고 자처한 것입니다. 호랑이 처녀는 죽음의 방식을 정합니다. 즉 자신의 죽음이 사랑하는 낭군 김현에게 득이 되는 방법으로 죽으려 한 것이지요. 대낮에 거리에 나가 마구 사람들을 물어뜯으며 행패를 부린 다음, 숲 속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김현으로 하여금 호랑이 시신을 가져가 공을 세울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배필의 주검으로 공을 세우는 것을 망설이는 김현을 설득하기 위해 처녀는 일사오리(一死五利)의 논리를 전개합니다. 즉, 이미 천수를 누렸으니 아까울 것이 없고, 바라는 소원을 이루는 것이고, 낭군에게 좋은 일이고, 호랑이 일족에게 복이고, 나라 사람들의 경사니 한 몸이 죽어 다섯 가지의 이로움이 있으니 거절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호랑이 처녀는 죽었고, 김현은 공을 세워 등용되었습니다. 그는 호랑이 처녀의 소원대로 호원사(虎願寺)라는 절을 지어 주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한 폭의 꿈 이야기 같습니다. 세익스피어는 꿈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우린 그런 것들이지. 꿈으로 만들어진 것들, 하여 우리의 작은 생은 한 숨 잠과 함께 한바퀴 도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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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경영은 이 상징성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탑돌이를 하며 불가능한 꿈을 기도하고, 주어진 우연과 대면하고, 누구도 끼어들 수 없는 특별한 자신만의 경험을 하며 그 꿈을 따라 흐르다 보면 한 해가 저뭅니다.  12월 31일에는 지난 해의 죽음을 위해 장엄한 레퀴엠을 부르고, 1월 1일에는 살아야할 새해의 탄생을 축복하는 생의 노래를 부릅니다.

  여러분의 호랑이해,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꿈을 꾸고,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사랑을 하고, 한 번도 불러 보니 못한 노래를 불러 보기를 바랍니다.  부디 호랑이의 도움으로 다섯 가지의 멋진 일이 생기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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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향
2010.01.01 10:11:56 *.98.147.126
사부님.
처음 사는 사람처럼 살겠습니다.
조용히 그러나 뜨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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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서
2010.01.01 10:14:34 *.71.76.251
그 한 번도가 영원의 소망처럼 다가 옵니다.  벌써부터 꿈꾸는 동안, 노래를 부르는 동안  느껴질 행복의 크기가 만져지는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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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10.01.01 13:37:41 *.72.153.59
한번도 해보지 못한 것을 꿈꾸고, 불가능한 것을 꿈꾸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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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2 08:05:47 *.143.134.217

사부님~ ^^

왜.. 호랑이 다리가 읍써여..
새해라서.. 예의상 살짝이.. 가리고 있는 거인가여.. 아니믄.. 돌다가 힘들어서.. 털썩.. ㅋㅋㅋ 
혹여.. 일으켜주기를.. 바라고 있는 거이는 아니겠져.. 설마.. 호랑인데여.. ㄲㄲㄲ

어딘가를.. 뭔가를.. 응시하고.. 있는 거이가.. 앉아서.. 자고 있는 거 같지는 않은데여..
기렇다믄.. 꿈..? 음.. 흠..

아무래도.. 꼬리에.. 답이 있는 거이 같아여..
첫째, 아, 나의 해.. 추카~추카~.. 방가~방가~
둘째, 아, 달콤한 꿈속.. 사랑노래 부르며.. 살랑해~ 따랑해~~ 알라뷰~~~
셋째, 아, 너무 오래 꿈꿨나.. 으-- 다리 저려~~~ 헬프 미~~~
예부터.. 호랑이 꿈은.. 좋은 일이.. 마이 생길 징조라.. 하던데여..^^

꿈.. 사랑.. 노래.. 그리고.. 한번도.. 가.. 제 마음에 화~악.. ^^ 
그꿈 따라.. 마음 나누며.. 살겠습니다~ ^^

사부님~,
호랑이의 해.. 그 어느 해가 무찔러와도.. 깊이 존경해여~~~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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