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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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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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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8일 00시 01분 등록

모든 꽃은 씨앗에서 출발해서 자신에게 맞는 철에 활짝 핍니다. 개나리와 진달래는 봄에 피고, 접시꽃과 초롱꽃은 여름에 핍니다. 가을에는 코스모스와 천일홍이 피고, 동백과 매화는 겨울이 되어서야 꽃망울을 터뜨립니다. 접시꽃이 겨울에 꽃 피우고 싶다고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여름에 매화를 보고 싶다고 닦달해도 매화는 겨울에 핍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모든 사람에게는 특별한 씨앗이 숨겨져 있다고 믿습니다. 물론 씨앗이 있다고 해서 저절로 싹이 트고 꽃이 피는 건 아닙니다. 먼저 씨앗을 발견해야 하고 물과 비료를 주어야 하고 벌레를 막아야 주어야 하며 적당한 햇빛도 필요합니다. 이 모든 것에 정성을 쏟아도 내가 원하는 시기에 꽃이 피는 건 아닙니다. 사람이라는 씨앗도 활짝 필 적절한 때가 있습니다. 

타이거 우즈, 빌 게이츠, 김시습, 다코타 패닝, 아인슈타인, 모차르트, 피카소처럼 일찍 성공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죠셉 캠벨, 모건 프리먼, 커넬 샌더스, 간디, 페넬로프 피츠제랄드(작가),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세스(화가)처럼 비교적 늦은 나이에 성공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진달래처럼 일찍 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매화처럼 늦게 만개하는 사람도 있는 법입니다.

물론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결혼 적령기 같은 객관적인 시기와 초-중-고등학교로 이어지는 일반적인 일정표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저는 자기 내면의 목소리가 알려주는 주관적인 때와 우주(신)가 넌지시 일러주는 표지를 따르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건, ‘바로 그 때에 내가 준비 되어 있는가?’, 바로 이거라고 믿습니다. 한비야 선생님이 쓴 <그건, 사랑이었네>를 읽으며 한 선생님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뻤고 놀라웠습니다.

“나는 종종 사람을 꽃에 비유한다. 꽃처럼 사람들도 피어나는 시기가 다 따로 있다고 믿는다. 어떤 이는 초봄의 개나리처럼 십대에, 어떤 이는 한여름 해바라기처럼 이삼십대에, 어떤 이는 가을의 국화처럼 사오십대에, 또 어떤 이는 한겨울 매화처럼 육십대 이후에 화려하게 피어나는 거라고. 계절은 다르지만 꽃마다 각각의 한창때가 반드시 오듯이, 사람도 활짝 피어나는 때가 반드시 온다. 그런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도록 준비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많은 사람들의 역할모델인 한비야 선생님의 삶을 들여다보면 한비야란 존재는 개나리나 초롱꽃보다 코스모스에 가까워 보입니다. 그녀는 또래들보다 6년 늦게 대학에 들어갔고, 첫 직장 입사는 10년 늦었습니다. 세계여행이란 씨앗은 어린 시절 심어졌지만 꽃이 피기까지는 20년가량이 필요했습니다. 구호 활동도 비슷한 나이의 요원들의 경력이 20년차를 넘는 데 비해 그녀는 9년차입니다. 그리고 올해 여름 50대의 그녀는 구호 이론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세계 여행을 떠날 때와 다르게 지금은 아무도 그녀에게 늦었다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일찍 핀다고 더 예쁘고 좋은 꽃이 아닙니다. 더 성공한 것도 아닙니다. 일찍 피기 위해 조급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창때가 올 때까지 기다리며 꾸준히 열심히 준비하는 겁니다. 제철에 핀 꽃은 모두 건강하고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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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소개한 책 : 한비야, 그건, 사랑이었네, 푸른숲, 2009년

IP *.238.4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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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해
2009.12.09 12:59:39 *.248.91.49
한비야 선생이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은 가히 예술에 이르는 것 같아요.

그녀가 처음 걷기를 시작하며 지리산 어디쯔음의 농가에서
등잔불  아래 할머니의 바느질을 대신해줄 때
나는 눈물이 날 것 처럼 생생하게 그 장면이 그려지더군요.

눈이 밝은 젊은이들이 좋은사람을 찾아내어
친구되기를 시작하는 모습이 보기에 참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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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완
2009.12.10 17:20:20 *.238.40.80
한비야 선생님의 책을 읽으며 여러번 울컥했습니다.
그리 슬픈 이야기도 아닌데 왜 그런지 잘 모르겠습니다.
글에 진심이 담겨 있고, 산대로 글을 써서 그런 것 같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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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바
2009.12.10 16:25:15 *.140.64.163
님의 편지들을 읽어보노라면 무척이나 행복해집니다.
또 이번 글은 내 맘속에 맴돌던 이야기들.. 님이 이렇게 정리해주셔서
스스로에게는 아차! 했습니다.. 괜히 내가 할 말을 누군가가 더 멋지게 선수 친 것  것같아서...
아무튼 .. 언제 한번 뵙고 싶네요... 한번 쐬주한잔 나누고 싶습니다.
한번 끌어당김을 해볼꺼나.. ㅋㅋ
저는 조르바입니다.
조만간 우연히 만날 겁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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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완
2009.12.10 17:20:56 *.238.40.80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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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건친구
2009.12.11 21:39:44 *.180.96.4
봄에 일찍 핀 꽃이 몹시 부러웠던게 사실입니다.
승완씨도 제가 보기엔 일찍 핀 꽃 중에 하나이고요.
나도 좀 늦더라도 꽃을 피울 날이 있으리라 간절히 믿어봅니다.
아직도 씨앗을 찾느라 방황중에 있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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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완
2009.12.12 00:49:51 *.49.201.153
친구 님, 저도 나의 한창때가 올 거라 믿고
열심히 즐겁게 준비하려고 노력 중이랍니다.
저는 기회란 것은 생각보다 많이 온다고 생각해요.
친구 님과 제게도 준비와 기회가 만나는 순간이 분명히 올 거라 믿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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