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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마음을

  • 문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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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25일 11시 46분 등록
"단지 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을 빠르게 하는 것은 헛된 일입니다. 삶의 비결은 항상 템포 기우스토(알맞은 속도를 뜻하는 음악용어)를 찾는 것이지요. 속도는 우리에게 강한 흥분을 줄 수 있으며, 생활이든 음악이든 그것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요. 하지만 어느 선을 지켜야 하고, 언제나 속도를 이용해서는 안 됩니다. 와인 한 잔을 재빨리 털어 넣는 것은 어리석은 짓입니다. 마찬가지로 모차르트를 너무 빠르게 연주하는 것도 어리석은 짓이지요. 세계는 우리가 다양한 속도를 위한 여지를 만들 때 풍부해집니다."


-피아노 연주자, 우베 클림트 ‘느린 것이 아름답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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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가족과 함께 한 음식점을 찾았습니다. 가정집을 개조한 아늑한 식당이더군요. 주문을 마치자 식당의 주방장은 음식이 천천히 나온다는 점을 설명하며 양해를 구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먹는 속도에 따라 음식을 하나씩 내오면서 일일이 음식에 대한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그날 저녁은 최근 몇 년 동안에 가장 느린 식사였고 우리는 음식의 맛과 식탁의 즐거움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가게 문밖까지 나와 손을 흔들어주는 주방장을 뒤로 하면서 집으로 돌아올 때, 그 날의 즐거움은 휘발되지 않고 뇌에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있음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빠름’은 그 자체로 묘한 중독성이 있습니다. 생산적인데다가 그 자체로 쾌감을 줍니다. 하지만 내성도 그 만큼 빨리 생겨 우리를 자꾸 ‘더 빨리’로 나아가게 합니다. 그렇다보니 굳이 바쁘지도 않고 빨리 할 필요도 없는 상황에서조차 우리는 서두르게 됩니다. 결국 삶의 속도가 빠를수록 우리의 감각은 흩어지고 얕아지게 되며, 행위만이 남고 느낌은 사라지게 됩니다. 즉, 우리의 마음이 점점 빈곤해지고 있다면 그 원인 중의 하나는 속도인 셈입니다. 그렇다고 대다수가 ‘느림의 숭배자’가 되어 살아가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모든 것을 맹목적으로 더 빨리 하는 것이 아니라 빨리 할 것과 천천히 할 것을 구분하여 삶을 다양한 속도와 알맞은 속도로 살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스무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난치병으로 세상을 떠난 사사다 유키에라는 일본 여성에게서 그 작은 해답을 찾습니다. 이 여성은 어려서부터 병과 싸웠기 때문에 자신에게 주어진 남은 삶을 보다 깊이 있게 음미하고 싶었나 봅니다. 그래서 모든 행동에 1초를 더 하자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남기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녀의 메시지를 다시 음미해면서 나는 어떤 행위에 1초를, 1분을, 1시간을 더할지 떠올려봅니다.    


“느긋한 것이 좋습니다. 허둥지둥 두서없이 지내는구나 싶을 때 ‘더하기 1초의 생활’을 합니다. 모든 행동에 1초를 더합니다. 서랍을 열 때 순간 더하기 1초, 펜을 책상에 놓을 때 순간 더 하기 1초, 옆을 볼 때 순간 더하기 1초. 단 1초지만 필요한 시간 외에 1초를 더해 행동하는 거죠. 더하기 1초의 생활이 너무 좋습니다. 한번 시도해보세요.” 

  


- 2009. 11. 25. '당신의 삶을 깨우는' 문요한의 Energy Plus 342호-

IP *.131.5.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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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윰
2009.11.25 14:59:14 *.196.56.187
좋은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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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처럼나무처럼
2009.11.26 11:38:15 *.190.122.223
오늘 아침 아이를 1초 더 안아 주었습니다.

좋은 말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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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해
2009.12.02 17:13:36 *.248.91.49
아이를 둘을 키워봤어요.
아이들이 어렸을때의 일입니다.

큰아이는 " **야, 밥먹어라" 라는 말이 끝나지마지 이미 식탁에 와서 앉습니다.
그리고 잘도 맛있게 먹어줍니다. 죽을 빼고는 다 잘먹어요.

둘째는 "##야, 밥먹자!"  아침에 부르면 한낮이나 되어야 식탁앞에 나옵니다.
혼내지 않으면 밥을 찾아나서지를 않습니다.
그래서 울면서 밥먹는 사진도 남겨놓았습니다.

엄마의  걱정은
아이들이 커감에 따라
제 밥벌이도 혹시 밥에 대한 욕망처럼 느리게 갈까봐 ...... 그래서 마음을 쓰며 기다렸지요.

지금은 두 아이가 어떻게 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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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서영
2009.12.23 11:34:22 *.236.70.202
진심으로 매우 강렬하게 답이 궁금해져 늦은 답글을 답니다.
두 아이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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