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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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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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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9일 06시 57분 등록

 어느 날 간디의 친구라는 늙은 인도인이 나를 찾아왔다. 우리는 인도의 교육과 구루(Guru)들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나는 머뭇거리며 그가 모신 구루의 인격과 특징에 대해 이야기해줄 수 있는 지 물었다. 그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 아, 내 구루는 샨카라샤리아입니다"
" 수백 년 전에 죽은 베다의 주석가를 말하는 것입니까 ? "
"네, 그렇습니다" 나는 크게 놀랐다.
"그럼 영혼을 말하는 것입니까 ? "
"물론 그의 영혼입니다. 영혼의 구루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아있는 사람들을 구루로 삼지만, 늘 영혼을 구루로 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 카를 구스타프 융, '기억 꿈 사상 중에서'

카를 융의 제자이며 여비서였던 아니엘라 야페는 융이 82세가 되는 해부터 5년간 지척에서 깊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녀는 그 대화를 기록해 두었고 융은 한 문장 한 문장 모두 손을 보았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그 대화의 기록인 '기억 꿈 사상'은 융이 손수 쓴 자서전이나 진배없게 되었습니다. 융은 이 책 속에서 자신의 인생 전체를 되돌아보면서 한마디로 그의 인생을 이렇게 규정합니다.

"나의 생애는 무의식의 자기실현의 역사였다"

그에게는 외적으로 어떤 사건이 발생했는 지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그 사건이 불러 온 경험의 정신적인 정수만이 그의 기억에 남아 있었던 것이지요. 무수한 무의식층으로 겹겹이 둘러 쌓인 '자기의 소리'가 꿈의 상징을 통해 자아에게 말하려는 소리에 평생 귀를 기우리며 살았습니다. 그는 인간의 마음 속에 '내가 만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지는, 자신 만의 고유한 삶을 지닌 무엇인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알지 못하고 내 생각이 아닌 것들, 심지어 나에게 적대적인 것들 까지도 말하고 있는 어떤 것'이 자신의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이해했던 사람입니다.

내가 의식하지 않은 것을 말하고, 말하고 있는 것이 내가 아닐 때, 내 속에 있는 무엇이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일까요 ? 그 마음의 진실, 그것이 무엇일까요 ? 그것은 무의식이기도 하고 영혼의 구루이기도 합니다.

자기경영은 우리의 의식 안으로 영혼의 구루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우리 자신이 바로 '신들이 황금과 보석을 숨겨 놓은 바로 그 곳' 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우리가 바로 신화의 진원지라는 것을 문득 알아차리게 될 때, 인생 속으로 끊임없는 신탁들이 몰려들게 됩니다. 우리에게는 '중세와 고대, 그리고 원시시대가 아직 끝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 자신 안의 영혼의 구루가 하는 말에 귀를 귀우리세요. 그것은 환상일까요 ? 아닙니다. 그것은 예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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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향
2009.10.09 09:32:54 *.206.74.98
말씀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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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서영
2009.10.09 09:47:01 *.236.70.233
10년동안 무뉘만 아침형인간이던 제가 뒤늦게 선생님의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을 읽고
4시면 알람없이도 상쾌하게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책들과 인사를 나누고 나면 선생님께도 인사드릴 날이 올 것같은 예감이 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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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서영
2009.10.09 14:09:06 *.236.70.233
전 애둘 딸린 아줌맙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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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영
2009.10.09 13:42:56 *.142.217.240
저와 이름이 같은 분이시군요..
흔치 않은 이름인데...전 남자인데 그대도 혹시 남자분?

암튼 반갑습니다.
저 또한 요즘 4시에 일어나기 위해 도전중입니다.
하루도 쉽지 않네요.. 님의 노하우를 저도 전수받고 싶네요...^^

자주 홈페이지에서 뵈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언젠가 만나뵐것 같은 예감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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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서
2009.10.09 11:56:54 *.71.76.251

 아직도 풀지 못한 ? 중  하나가 풀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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