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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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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 21일 07시 10분 등록



   "불행한 이번 전쟁의 근본 원인은 파리스를 낳은 어머니에게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아들을 어려서 죽이지 않았기 때문에 반딧불만한 불씨가 모든 것을 태우게 한 그 아버지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파리스는 세 여신의 아름다움을 품평하는 판관이 되었지요.  아테나는 트로이인이 헬라스(그리스)를 정복하게 해 주겠다고 했고, 헤라는 아시아와 유럽을 다스리는 왕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했습니다. 아프로디테는 내 용모를 칭찬한 다음 나를 파리스에게 주겠다고 했습니다...(파리스는 나를 선택했기 때문에 아프로디테는 가장 아름다운 여신이 되었지요).

  내가 파리스의 아내가 된 것은 헬라스에게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그리스는 트로이의 공격을 받아 정복되지 않아도 되었으니까요. 그 대신 나는 아름다움으로 팔려 이런 비참한 꼴이 되었습니다. 화환을 받고 칭찬을 받아아야할 공을 세우고도 그로 인해 도리어 이렇게 비방과 책망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

- 에우리피데스의 '트로이의 여인들' 중에서

   서양 최고의 미인은 아마 헬레나일 것입니다.   그녀는 ‘배 천 척을 띄우게 할 만한 미모’ 였다지요.   이 이야기는 그리스군이 트로이를 함락한 후, 그 전쟁의 원인이 되었던 헬레나를 잡아 전남편인 메넬라오스 앞으로 끌고 왔을 때,  헬레나가 메넬라오스에게 자신의 무죄와 결백을 주장하는 대사입니다.   메넬라오스는 결국 아름다운 헬레네를 죽이지 못합니다.   희화된 얼간이 메넬라오스는 바람나 딴 사내를 따라 도주하고 수 만명의 장정을 싸움터에서 죽게 한 부정한 아내 헬레나를 데리고 스파르타로 의기양양하게 귀환합니다. 위대한 전리품을 되찾아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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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의 눈먼 시인 호메로스는 '죄악에는 허다한 도구들이 있지만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죄악은 거짓말'이라는 말합니다. 쇼펜하우어는 '거짓은 여자의 본능'이라고 몰아 부칩니다.   자연은 사자에게 발톱과 이빨을 주고, 소에게는 뿔을 주고,   오징어에게는 먹물을 준 것 처럼,   여자에게는 자기 방어를 위해 거짓말하는 힘을 주었다고 여자들이 미워할 말을 골라했군요.   그는 거짓으로 이골이 난 교활한 남자들을 보지 못했던 모양이지요?   그러나 헬레네의 경우에는 딱 맞는 말처럼 들립니다.

그러나 거짓말에 대하여 가장 훌륭한 말을 한 사람은 아마 톨스토이가 아닌가 합니다. 그가 이렇게 말했군요. "남에게 한 거짓말은 자신에 대한 거짓말 보다 중대하지 않다.   남에게 한 거짓말은 즉흥적일 수도 있고 허영심을 만족시키기 위한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스로에게 한 거짓말은 진리에 대한 배반이며, 인생의 요구에 대한 배신이다."

   자기혁명은 자신에 대한 거짓말을 몰아내는 것입니다.    인생이 내게 요구한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지요.
인생이 당신에게 요구한 것, 그것이 무엇인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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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향
2009.08.21 12:19:19 *.48.42.224
그런 것 같습니다. 세상은 다 속일 수 있어도 하늘 아래 제 진심만큼은 감출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아주 오래, 그것도 성공적으로 잘 감춰왔다고 생각했던 하나의 몸 동작이
이번 여행 중 갑자기 터져나왔을 때, 전 무척이나 당황했고 그런 제가 신기하기도 하였습니다.

제 삶에 스며드는 진실의 기운..
이것이 아마 이번 여행에서 제가 길어올린 가장 빛나는 보석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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