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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마음을

  •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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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23일 09시 35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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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에는 시간의 점이 있다.

선명하게 두드러지는 점에는

재생의 힘이 있어…

힘으로 우리를 파고들어

우리가 높이 있을 높이 오를 있게 하며

떨어졌을 때는 다시 일으켜 세운다." - 윌리엄 워즈워스

 

 

아침에 눈을 뜨고 깜짝 놀라 시계를 들여다봅니다. 6 30. 이런 늦었습니다. 후다닥, 옷을 챙겨 입고, 모자를 눌러쓰고, 밖으로 뛰쳐 나갑니다. 바다를 향해 달리며 아직 어둠이 묻어있는 주변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도착하니 이미 해는 떠올랐지만 괜찮습니다. 그 곳에 서서 눈부신 빛줄기를 가슴에 곱게 접어 넣습니다.

 

돌아오는 , 일부러 길이 아닌 길로 걸어봅니다. 낮은 돌담을 넘어 보기도 하고, 풀밭의 작은 꽃들 위를 날아다니는 나비들과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위에서 바다를 보며 있는 온순한 망아지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찬란한 오전의 파란 바다를 옆구리에 끼고 멀리 멀리 돌아옵니다.

 

늦은 아침 식사를 하고, 따뜻한 물이 담긴 욕조에 몸을 담그고, 게으른 소설책을 읽고, 낮잠을 잤습니다. 한숨 달게 잤습니다. 요즘은 매일 매일이 끊임없이 산을 오르는 기분이었습니다. 열심히 어딘가를 향해 가지만,  쓸데없는 곳을 헤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함이 들기도 하는 나날이었습니다. 하지만 꿀맛 같은 낮잠에서 깨어나니 다시 어떤 산이라도 오를 있을 같은 기분입니다.

 

오후에는 배를 타고 작은 섬을 들렸습니다. 햇살 좋은 가을날이었습니다. 주황색 스쿠터를 빌려 타고 섬을 한바퀴 돌았습니다. , 저를 스쳐 지나가던 하얗고 푸른 바다의 투명한 일렁임과, 눈부신 가을 햇살의 곱디 고운 입자와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팔에 닿는 상쾌한 바다 바람의 감촉을 한동안 잊을 없을 같습니다.

 

날은 좋은 하루였습니다. 해가 내린 더욱 붉게 물들어가는 서쪽 하늘을 보며 자신을 되돌아보았습니다. 일상은 끊임없이 흘러갑니다. 그러나 일상을 살아가는 힘은 흘러가는 것이 아닌, 순간 멈추는 데에서 나옵니다. 어딘가 쳇바퀴를 도는 삶에 지쳤다면 오늘은 잠시 멈춰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마음을 울리는 음악소리에 귀를 기울이거나, 청량한 가을 햇살과 처마에서 떨어지는 소리, 그런 작은 풍경들을 가슴에 담아보세요. 다시 일상을 살아가는 힘이 '시간의 ' 한 번 찍어보세요.







 

2008 10 23 , 마흔 세번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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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
2008.10.24 15:36:54 *.126.56.253
살아가면서, 그런 작은 날들이 모여, 나를 나아가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그런 날들을 기억하며, 힘을 내보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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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처럼
2008.10.24 21:39:30 *.220.176.3
오늘도 역시 좋은 바다의 냄새 바다의 그림을 느끼게 해 주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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