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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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마음을

2008년 10월 24일 00시 42분 등록

내가 그에게 간 것은 아마 책을 통해서 일 것입니다. 그는 내 책을 탐독했고 내게 연속된 편지와 댓글로 반응한 최초의 열혈 독자였습니다. 내 홈페이지의 첫 번 째 페이지들은 그가 남긴 글들로 가득합니다. 어느 해 봄이 익어 갈 무렵 광화문 교보빌딩 앞 다섯 번 째 느티나무 아래서 처음 만났을 때 글과 너무도 달라 보이는 그를 만났습니다. 목에는 황금색 금목걸이를 한 작고 통통한 청년 하나가 내게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약간 하이파이의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라고 말했지요. 난 너무도 우스웠답니다. 제법 귀여운 청년이었으니까요. 아마 그 날 나는 그에게 작은 꽃화분을 하나 사준 것 같아요. 그는 책상 위에 작은 화분을 놓아두고 '수련이'라는 이름을 지어 애지중지 키웠습니다. 그 해 가끔 내게 그 꽃이 잘 크고 있다는 것을 알려왔습니다.

우리는 여러 해를 같이 보냈습니다. 함께 공부하고 함께 책을 쓰고 함께 술을 마시고 함께 여행을 했지요. 가끔 고독해 보이기도 하고 가끔은 삐딱한 우울에 빠지기도 하고 또 가끔은 속 없는 주책을 떨기도 합니다. 그는 지독한 길치에다 지명치입니다. 지명치가 뭐냐구요 ? 지도에 나오는 지명을 도대체 기억하지 못한다는 뜻이지요. 그 아름다운 섬들과 작은 마을을 방금 지나고도 그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입이 딱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그는 언어를 다룰 줄 압니다.

처음 그는 많은 것들을 모방했습니다. 글도 훔쳐오고 생각도 훔쳐왔지요. 인류의 보고 속에 쌓인 위대한 스승들의 책으로부터 열심히 단어와 문장을 훔쳐 왔습니다. 내 것도 얼마나 많이 훔쳐갔는 지 모릅니다. 몇 년이 지나 그는 힘 있는 말을 찾아 낼 줄 알게 되었고, 꼭 맞는 적절한 단어를 찾아 낼 줄 알게 되었습니다. 곧 따뜻한 자신만의 문체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서른이 갓 지나 그는 글을 통해 사람의 마음 속으로 스며드는 법을 터득하게 되었고 사람의 마음에 따뜻한 불을 지필 줄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아직 월급쟁이입니다. 그러나 절대로 월급쟁이로 끝날 인물이 아닙니다. 이미 다른 사람과 함께 4 권 째 책을 집필해 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그는 수 없이 많은 책을 다른 사람과 함께 써내게 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와 함께 작업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세월이 더 지나 오락가락하는 청년의 방황이 지나가면 자신 만의 훌륭한 책을 써내게 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책을 보게 될 것이고 그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할 것입니다. 그는 가장 뛰어난 자기 경영 작가 중의 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그가 강연을 잘한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아주 훌륭한 여성전용 강사로서 이름을 날리게 될 것입니다. 언제 한 번 그가 강연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여자들의 감성적 피부에 착 감깁니다. 약간 특이한 톤의 휘감김이 있습니다. 언어는 세밀하고 종종 빨간 빛을 띱니다. 거울을 보고 루즈를 칠할 때처럼, 살아야겠고 더 잘 살아야겠다는 결심이 여자들의 마음에 생겨나게 만듭니다.

그는 모아둔 재산이 없기 때문에 가난합니다. 그래서 아직 장가를 가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 많은 시간을 자신을 계발하는 곳에 투자해 두었습니다. 그의 부는 그의 잠재력입니다. 어떤 예쁜 여자가 그것을 보고 그를 데려간다면 참 좋을텐데요. 그 결혼식의 주례는 내가 설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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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2008.10.24 09:09:45 *.30.254.28
그를 만난 것은 아마 10년 전 쯤 초기의 구선생님의 홈페이지 였을 것입니다.

그의 많은 글 속에서 나이는 저보다 많이 어리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얼굴 한번 본 적 없지만 삶에 대한 갈망, 뜨거움, 열정, 꿈, 상처, 그리고 무엇보다 '절실함'에 대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가 쓴 가족에 대한 글을 읽다가 마음이 동하여 만난 적도 없는 그에게 [어머니의 기억]이라는 자작곡 동영상을 보낸 것이 첫번째 만남이었을 것입니다.

1998년 구 선생님의 책을 읽고 감응하여 새벽4시에 일어나는 일을 3개월간 했었는데, 그의 글에 감응하여 2004년부터 지금까지 개인대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두번이나 그를 직접 만났습니다. 처음 만나서 책을 쓰는 법을 강의하는 것을 들으면서 논리적이지만 매우 감성을 어루만지는 강의를 하는 구나! 하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다만 감성이 너무 강해서 매력적인 논리가 빛을 잃는 것 아닌 가 하는 느낌도 받았구요....

두번째는 시축제 때 만났습니다.
자신의 내면과 말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
'앎'과 '삶'의 일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

저는 그에게 음악과 친해보라고 메일로 얘기했었지요..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상처를 보듬어주기 위해서도
스스로 위무받기 위해서도..

아무튼, 그 사람이 맞겠지요? ^*^...

구본형 사부님과 그 분

몸과
마음과
영혼이 늘
늘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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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년지혜
2008.10.24 10:34:53 *.251.5.1
보고싶네요. XX선배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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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호
2008.10.24 12:30:33 *.39.225.72
그러니까 두해(2006년 11월) 전 이었을 것입니다. 한 신문사 제작부서에서 일하는 저는 독자보다 먼저 신문을 보게 됩니다. 그날도 마찬가지로 그랬습니다. 한장씩 넘기면서 지면을 보고 있는데, 세상에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어디선가 눈에 익은 분이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다음장으로 넘기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분의 칼럼(도서소개)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글 속에는 사람마다 서로다른 정취가 있습니다. 뭐라 설명할까... '그래 그 사람의 향기야. 변화경영연구소의 그분' 따뜻한 글 속에서 그분을 단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평범한 사람의 범상치 않은 이야기는 그렇게 구 선생님의 책을 통해 살아 숨쉰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직장인의 신분이지만 저 또한 언젠가 '나를 찾아 떠나게 될 때'가 되면 선생님의 프로그램을 찾을 생각입니다. 그때가 되면 그분도 함께 뵐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아마 그때 그분은 선생님의 책을 추천하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마음을 나누는 편지'를 읽으니 그때 그 칼럼을 다시 찾아보고 싶어집니다. 저 또한 그분에 대한 마음을 나누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그 책도 다시 만져봐야 겠습니다. 저도 그렇게 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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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5 01:16:11 *.125.226.75
오늘 여기, 제 메일을 타고 다시 들어 왔습니다.
그 지독한 감성을 가진, 그가 누구인지 저는 잘 모르지만......
저도 그런 글쟁이고 싶습니다.

책을 읽고 나만의 언어로 정리해야 한다는 선생님 말씀이 또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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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이
2008.10.29 09:34:04 *.30.108.44
저도 그 분이 누구신지 알 것 같습니다.
모임 때 2번 뵈었는데 부드러운 미소에다 성격까지 좋으시더군요.
변경의 그 누구보다도 사부님을 가장 편하게 대할 수 있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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