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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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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30일 10시 18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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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은 세계를 문명화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가 존속하기 위해서 기술혁신을 해야 운명에 놓여 있다. 거의 무익하다고 생각되는 기술 혁신이나 차이화도 자본이 존속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이다." - 가라타니 고진


 

주가는 폭락하고 환율은 급등하고, 모두 금융위기다 장기 경제불황의 시작이다 정신이 없었던 지난 주, ‘드림 소사이어티’의 저자 롤프 옌센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파이프 담배를 즐겨 피운다는 노학자는 향후 약 5년 간 전세계적인 불황이 계속되고 전통적인 가치들이 다시 우위를 점하겠지만, 정보화 사회를 넘어 감성과 이야기가 지배하는 꿈의 사회를 향해 가는 큰 흐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사람들은 멋진 이야기를 좋아하고, 자신의 오감을 만족시켜주는 감성이 담긴 브랜드를 사랑합니다. 마치 마슬로우의 욕구 5단계 삼각형을 거꾸로 뒤집어 놓은 것처럼,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된 사람들은 ‘Who am I?’를 묻는 자아 실현을 향해 모두들 달려가겠죠. 그런데 그의 강연을 들으며 저는 ‘내가 지금 꾸고 있는 꿈이 과연 내 자신이 꾸는 꿈일까?’하는 어리석은 의문이 들었습니다.

 

롤프 옌센도 인정했듯이, 드림 소사이어티로 향해 가기 위해선 경제적 기반이 필수적입니다. 배고픔과 추위를 해결하고, 가족들을 보호하고 사회적 활동을 영위할 수 있는 최소한의 물질적 여유가 그것이겠죠. 그리고 이런 기반을 형성하는 데엔 (혁명의 20세기를 거치며 진행되었던 피비린내 나는 실험을 통해 어느 정도 증명되었듯이) 우리가 현재 기대고 있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사회주의보다 유리했습니다. 그러나 꿈의 21세기를 보다 현명하게 살아가기 위해선, 그 치열한 실험의 불씨가 되었던 마르크스의 말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그는 ‘자본의 일반 공식’을 통해 자본주의 시스템을 명료하게 설명한 있습니다.

 

“예를 들면 100원에 구매된 면화가 100+10원, 즉 110원에 다시 판매된다고 해보자. 따라서 이 과정의 완전한 형태는 M-C-M’이다. 여기서 M' = M +△M이다. 다시 말하면 M’는 최초에 투입된 화폐 액에 어떤 증가분을 더한 것과 같다. 이 증가분, 즉 최초의 가치를 넘는 초과분을 잉여가치라 부른다. 그런데 최초에 투입된 가치는 유통 과정에서 단지 자신을 보존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가치량을 변화시켜 잉여 가치를 첨가해준다. 바꾸어 말하면 스스로 가치를 증식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 운동이야말로 가치를 자본으로 전환시켜주는 것이다.” *

 

결국 자본주의의 마법의 비밀은 M-C와 C-M’ 사이에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이 둘 사이의 가치(△M)를 만들어내는 것은 누구일까요? 바로 기업과 브랜드와 자본가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노동자, 월급쟁이 등)입니다. 그런데 이 시스템이 유지되기 위해선 원래의 M에서 잉여 가치가 부여된 M’를 구매하는 역할 또한 꼭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역할은 아이러니하게도 다시, 그 가치를 만들어낸 사람들이 담당합니다. 결국 우리는 우리가 만들어낸 것을 더 비싼 가격으로 되 사는 것으로 이 신비한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에 대해선 보다 깊은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우리가 다른 누군가가 만들어낸 가치를 소비하고, 그들이 창조해낸 꿈을 꾸는 이상, 촘촘한 연쇄고리로 이루어진 시스템을 빠져 나갈 방법은 없는 보입니다. 아니, 오히려 특별한 대안이 없는 자본주의는 소비 사회와 세계화라는 파트너와 함께 끊임없이 자기 증식을 계속해나가겠죠.

 

우리는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점차 사라져 누구나 자신의 꿈을 실현할 있는 놀라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드림 소사이어티에서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선, 자신이 지금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다시 한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의 발견'이란 책에서 조안 B. 시울라는 말합니다. “효과적인 삶의 토대는 궁극적으로 일이란 무엇이고, 지구상에서의 제한된 시간 동안 우리는 무슨 일을 하고 싶어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그림으로부터 시작된다.”

 

누구나 아름다운 꿈을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꿈은 다른 이가 만들어 꿈이 아닌, 자신의 꿈이어야 합니다. '지구에서의 제한된 시간' 동안 자신만의 별을 창조해낼 있는 꿈이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드림 소사이어티의 의미일 것입니다.

 

 

 

* 자본론, 마르크스







 

(2008 10 30 , 마흔 네번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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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2008.10.31 20:16:59 *.43.49.240
경제에 대한 이론들은 잘 모르지만, 애덤 스미스의 "인간의 행복은 절대로 경제적 부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말이 좋습니다. 앞으로 경제가 더 어려워지더라도 창조해낼 수 있는 꿈을 많이 보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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