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화경영연구소-문요한
- 조회 수 5798
- 댓글 수 0
- 추천 수 0
결심했다. 이 한 보루를 다 피우면 담배를 끊겠다고..... 담배와 함께한 인생의 고비들을 반추했다. 힘든 일도 있었고 기쁜 일도 있었다. 한 개비, 한 개비 줄어들 때마다 이별의 슬픔은 커졌다. 그러나 마음은 차분하게 가라앉았다.(중략)
‘담배여, 그동안 너와 함께 즐거웠다. 그러나 이제는 그 때가 다 하였다. 나는 너 없는 인생을 살아볼 작정이다.(중략) 내 사랑하는 폭군이여, 안녕!’
최후의 한 개비가 남았다. 연기는 대기 속으로 흩어졌고 꽁초는 재떨이에서 허리가 꺾였다. 발리 여행 때 사온 사기 재떨이, 나는 그 재떨이를 깨끗이 비우고 따뜻한 물로 씻어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그것은 담배라는 잔혹한 애인이 내게 남기고 간 이별의 정표였다.(중략) 지금은 담배와 그에 얽힌 모든 것들에 무덤덤해졌다. 피울 만큼 피우면서 천천히, 그러나 냉정하게 담배와 결별하는 이 금연법을, 나는 '애도의 금연법'이라 부른다.
소설가 김영하는 금연을 시도하며 담배를 ‘잔혹한 애인’으로 의인화합니다. 그리고 애절한(?) 이별의식을 치릅니다. 그는 하루아침에 언제 보았냐는 듯 박절하게 담배를 내팽개치지 말고 삶의 고통과 기쁨을 함께 나눈 애인으로서 그간의 세월을 애도하며 헤어질 것을 당부합니다.
저는 그의 의인화된 표현이 참 마음에 와 닿습니다. 자기화(自己化)되어 버린 무언가를 떠나보낼 때 갑자기 혐오하는 사람을 대하는 것처럼 돌변하면 안 됩니다. 그렇다면 헤어진 뒤에도 두고두고 당신을 괴롭힐지도 모릅니다. 이별의식이 필요합니다. 변화란 잘못된 만남과 이별하고 건강한 만남를 시도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굿바이 세레모니’가 중요합니다. 어떻게 하냐구요?
자, 우선 '잘못된 만남'이 무엇인지 선택하세요. 정해졌다면 그 대상을 이성으로 의인화시켜 보는 겁니다. 준비되셨나요? 이제 그(녀)와 이별여행을 떠납니다. 그(녀)와의 잘못된 만남이 시작된 처음으로 말이에요.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났나요? 어떤 추억들을 쌓아 왔나요? 왜 그렇게 집착하고 떠나지 못했는지 돌아보세요. 매달린 것은 그(녀)가 아니라 ‘나’였지 않나요? 잘못된 만남을 키워 온 미성숙한 나의 사랑을 깊이 들여다보세요. 그(녀)가 나에게 줄 거라고 착각했던 그 정체가 무엇인지, 그(녀)가 나에게 남겨준 것은 무엇인지 바라보세요. 그리고 애도 속에 그(녀)를 떠나보내세요. 새롭고 건강한 사랑을 꿈꾸면서 말입니다.
당신에게도 쿨하게 헤어지고 싶은 잘못된 만남이 있지 않나요?
* 에너지 플러스는 정신경영아카데미(www.mentalacademy.org)를 통해 매주 목요일에도 발송되고 있습니다.
IP *.189.235.111
‘담배여, 그동안 너와 함께 즐거웠다. 그러나 이제는 그 때가 다 하였다. 나는 너 없는 인생을 살아볼 작정이다.(중략) 내 사랑하는 폭군이여, 안녕!’
최후의 한 개비가 남았다. 연기는 대기 속으로 흩어졌고 꽁초는 재떨이에서 허리가 꺾였다. 발리 여행 때 사온 사기 재떨이, 나는 그 재떨이를 깨끗이 비우고 따뜻한 물로 씻어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그것은 담배라는 잔혹한 애인이 내게 남기고 간 이별의 정표였다.(중략) 지금은 담배와 그에 얽힌 모든 것들에 무덤덤해졌다. 피울 만큼 피우면서 천천히, 그러나 냉정하게 담배와 결별하는 이 금연법을, 나는 '애도의 금연법'이라 부른다.
- 김영하의 담배와 이별하는 법, 중앙일보 2004. 12. 31-
-------------------------------------------------------------
소설가 김영하는 금연을 시도하며 담배를 ‘잔혹한 애인’으로 의인화합니다. 그리고 애절한(?) 이별의식을 치릅니다. 그는 하루아침에 언제 보았냐는 듯 박절하게 담배를 내팽개치지 말고 삶의 고통과 기쁨을 함께 나눈 애인으로서 그간의 세월을 애도하며 헤어질 것을 당부합니다.
저는 그의 의인화된 표현이 참 마음에 와 닿습니다. 자기화(自己化)되어 버린 무언가를 떠나보낼 때 갑자기 혐오하는 사람을 대하는 것처럼 돌변하면 안 됩니다. 그렇다면 헤어진 뒤에도 두고두고 당신을 괴롭힐지도 모릅니다. 이별의식이 필요합니다. 변화란 잘못된 만남과 이별하고 건강한 만남를 시도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굿바이 세레모니’가 중요합니다. 어떻게 하냐구요?
자, 우선 '잘못된 만남'이 무엇인지 선택하세요. 정해졌다면 그 대상을 이성으로 의인화시켜 보는 겁니다. 준비되셨나요? 이제 그(녀)와 이별여행을 떠납니다. 그(녀)와의 잘못된 만남이 시작된 처음으로 말이에요.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났나요? 어떤 추억들을 쌓아 왔나요? 왜 그렇게 집착하고 떠나지 못했는지 돌아보세요. 매달린 것은 그(녀)가 아니라 ‘나’였지 않나요? 잘못된 만남을 키워 온 미성숙한 나의 사랑을 깊이 들여다보세요. 그(녀)가 나에게 줄 거라고 착각했던 그 정체가 무엇인지, 그(녀)가 나에게 남겨준 것은 무엇인지 바라보세요. 그리고 애도 속에 그(녀)를 떠나보내세요. 새롭고 건강한 사랑을 꿈꾸면서 말입니다.
당신에게도 쿨하게 헤어지고 싶은 잘못된 만남이 있지 않나요?
2006. 6. 13 문 요한의 Energy Plus [13호]
* 에너지 플러스는 정신경영아카데미(www.mentalacademy.org)를 통해 매주 목요일에도 발송되고 있습니다.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96 | 현재를 즐겨라? [1] | 박승오 | 2008.08.11 | 5719 |
495 | 여성 전용 강사 [3] | 구본형 | 2008.08.08 | 4561 |
494 | 싱싱한 아침 풍경 [1] | 김도윤 | 2008.08.07 | 3618 |
493 | 무조건 [1] | 문요한 | 2008.08.05 | 3382 |
492 | 미안하다 미안하다 [1] | 박승오 | 2008.08.04 | 4042 |
491 | 여행 단상 [2] | 구본형 | 2008.08.01 | 4068 |
490 | 생의 주도권 [1] | 김도윤 | 2008.07.31 | 3400 |
489 | 탁월함은 땀을 먹고 자란다 [1] | 문요한 | 2008.07.29 | 3854 |
488 | 사랑의 보답이 눈물과 한숨뿐일지라도 [1] | 박승오 | 2008.07.28 | 3851 |
487 | 새벽 4시에서 6시 사이 [1] | 구본형 | 2008.07.25 | 3509 |
486 | 해변 없는 바다 [1] | 김도윤 | 2008.07.24 | 3322 |
485 | 당신을 어떻게 알릴 것인가 [1] | 문요한 | 2008.07.22 | 3590 |
484 | 두려워 말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1] [9] | 박승오 | 2008.07.21 | 4553 |
483 | 다시 육체의 즐거움으로 [3] | 구본형 | 2008.07.18 | 3764 |
482 | 꿈꿀 권리 [2] | 김도윤 | 2008.07.17 | 3391 |
481 | 친밀함을 위한 레시피 [1] | 문요한 | 2008.07.15 | 3494 |
480 | 삶의 모닥불 앞에 두 손을 쬐고 [1] | 박승오 | 2008.07.14 | 3333 |
479 | 방귀를 기다리며 [7] | 구본형 | 2008.07.11 | 4403 |
478 | 시청 앞 광장을 걷다 | 김도윤 | 2008.07.10 | 2978 |
477 | 벤치마킹의 기술 | 문요한 | 2008.07.08 | 31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