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 조회 수 7624
- 댓글 수 1
- 추천 수 0
며칠 전 연구원들과 벚꽃 가득한 남해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꼭 10분만 강의 하고 싶었습니다. 겨우 10분을 강의하기 위해 그곳을 선택하여 데리고 갔습니다.
나는 바다를 등지고 섰습니다. 그들은 내 뒤로 푸른 마늘 밭과 대비된 남해의 빛나는 바다를 굽어 볼 수 있었습니다. 나는 그들이 내 뒤의 찬란한 풍광과 세계를 보아주기를 바랐습니다. 그들에게 그 바다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을 가지게 하고 싶었습니다.
교실의 이라는 벽에 갇히지 않은 공간에서 10분간 자신이 1 년 동안 해야 할 일을 그려보게 했습니다. 자신의 정신적 수평선이 저렇게 멀리, 까마득히 멀리 팽창되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고 싶었습니다.
먹고 사는 것 외에도 ‘저렇게 멀리 가는 삶을 살 수도 있구나’ 하는 느닷없는 깨우침이 찾아오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바다가 굽어보이는 구릉에서 영원히 잊지 못할 10분간의 수업을 다음과 같이 시작하도록 디자인했습니다.
“나는 당신들이 누구인지 아직 모릅니다.”
그들도 나도 우리들이 누구인지 알기 위한 길고 먼 여행을 그 바다에서 시작하게 하고 싶었습니다.
이번 주말엔 바다로 가거나 꽃을 보거나 산에 가거나 책을 읽거나 설거지를 할 때, 잠시 한 10분 정도만, 하고 싶은 일 하나를 생각해 보세요. 그 일이 바로 여러분 인생이 될 바로 그 일을 느껴 보기 바랍니다.
댓글
1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55 | 자부심은 어디서 올까 ? | 구본형 | 2008.05.30 | 3384 |
454 | 어느새 날이 저무네 [1] | 김도윤 | 2008.05.29 | 3305 |
453 | 사랑은 진보입니다 | 문요한 | 2008.05.27 | 3101 |
452 | 불행해질 이유 | 박승오 | 2008.05.26 | 3864 |
451 | 어떤 편지 - E에게 [3] | 구본형 | 2008.05.23 | 3758 |
450 | 막다른 길의 끝에서 [1] | 김도윤 | 2008.05.22 | 3233 |
449 | 무엇이 마음의 눈을 뜨게 하는가 [1] | 문요한 | 2008.05.20 | 3102 |
448 | 어머니가 아들에게 [4] | 박승오 | 2008.05.19 | 4172 |
447 | 강연 예술 [1] | 구본형 | 2008.05.16 | 2968 |
446 | 꿈과 현실의 경계 [1] | 김도윤 | 2008.05.15 | 3057 |
445 | 나의 성장은 끝난 것일까? [2] | 문요한 | 2008.05.13 | 3385 |
444 | 불이 꺼지면 [3] | 박승오 | 2008.05.12 | 3962 |
443 | 그 작은 거미는 누구였을까 ? [4] | 구본형 | 2008.05.09 | 3873 |
442 | 세 개의 마음 풍경 | 김도윤 | 2008.05.08 | 3505 |
441 | 고통이 만들어준 새로운 삶 [1] | 문요한 | 2008.05.06 | 3015 |
440 | 나무가 포기하지 않는 것 [2] | 박승오 | 2008.05.05 | 3547 |
439 |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결코 알 수 없는 기쁨 하나 [1] | 구본형 | 2008.05.02 | 2988 |
438 | 아주 무서운 '습관' [1] | 김도윤 | 2008.05.01 | 3131 |
437 | 말하는 쓰레기통 | 문요한 | 2008.04.29 | 3905 |
436 | 절대로 놓지 말아야 할 것 [2] | 박승오 | 2008.04.28 | 339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