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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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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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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7일 06시 57분 등록

여러분에게 보내는 금요 편지를 쓰다가 새벽에 한 통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갑자기 그 싱싱한 편지의 일부를 여러분에게 꼭 보여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파도처럼 밀려듭니다. 그물에 갓 걸린 생선처럼 비늘 떨리는 펄펄 뛰는 생각 하나 즐겨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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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 어떤 흥분을 가눌 수가 없어 이 글을 시작합니다. 마음은 차분하지만 내 가슴에 들끓는 아우성은 저 대양을 건너 지구 끝에라도 닿을 것 같습니다. 오늘 저는 책이 주는 '구원'에 이르고 싶은 욕망으로 몸이 답니다.

책의 숲을 뒤지며 정직한 한 작가를 파고 그 작가가 천착한 작가의 책을 파다 보면
‘세상이 열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말한 죠셉 캠벨의 말에 한 치의 의심도 없습니다.
나도 책에서 짜릿한 순간을 문득문득 만납니다. 지속적으로, 몰입해서 방대한 책의 세계에 빠질 수만 있다면 구원은 여기 이 좁은 방에서도 이룰 수 있겠지요.......

하루종일 책상에 앉아있다가 조금 멀미가 나서 이 책 저 책 책꽂이를 뒤졌습니다. 읽고 싶어도 숙제 때문에 못읽는 책들은 마음에 닿는대로 한 권을 골라 침대에 던져둡니다. 그리고 이렇게 멀미가 날 때 휴식으로 읽는 것입니다.

한 가지 발견, '아, 나는 읽는 것이, 그리고 쓰는 것이 휴식이 된다고 믿는구나.' 이 책 저책 고르다 어느 책에서 니체를 발견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니체 책을 한 권도 제대로 읽지 못했습니다. 니체를 알고 싶습니다. 그는 내가 불꽃같은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사람일 것만 같습니다. 내 안에 이렇게 많은 것들이 있고, 아우성을 치는데, 그동안 '진지하게, 오래' 바라봐 준 적이 없으니 말입니다...... 세상에 나가지 않아도 세상을 다 탐험할 수 있는 것, 탐험할 세상의 가장 큰 영토는 '나'라는 것, 이렇게 책을 읽는 것이 탐험이라는 것, 내가 앉은 이 방은 그저 방이 아니라는 것, 나를 어느 세상이든 데려가는 신비의 공간이라는 것, 내 방에 나는 '있으되 없다'는 것...

저는 감정이 늘 넘쳐서 탈입니다. 주체가 안될 때는 이렇게 내 마음이 닿을 누군가에게 글을 써야 하니까요. 그게 제 명상의 방법입니다. 이렇게 쓰다보면 어딘가에 닿고 나는 평안해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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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3.07 13:26:11 *.70.72.121
간이역의 사연으로 아주 적절합니다. 우리 주막의 난로가에서 몸을 녹이며 무심히 벽에 붙어있는, 누군가가 覺의 순간을 잘 표출해 놓은 글을 읽고 있는 느낌입니다.

이런 날에는 주인장의 공짜 안주를 얻어 먹는 기분이지용. 더 맛있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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