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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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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18일 09시 05분 등록

어제처럼 많은 액자를 선물로 받은 적이 없었습니다. 평생 그런 적이 없었지요. 제자들이 생일 파티를 해 준다고 해서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쑥스러운 일이니 그러지 말라 했지요. 자기들이 좋아 만나 노는 것이니 개의치 말라하여 생일이 이틀 지난 어제 저녁 같이 만나 저녁을 먹고 술을 마셨습니다.

한 제자가 내게 선물을 주었습니다. 커다란 액자 속에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한 남자가 민들레 홀씨를 부는 장면이었습니다. 홀씨가 푸른 하늘로 퍼져 갑니다. 그 홀씨들이 새로운 세상을 찾아 떠나는 자기들이라는군요. 또 한 제자는 두 개의 액자를 내게 주었습니다. 그 속에는 남해의 푸른 바다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적혀있습니다. “ 이제 저 푸른 바다를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제자가 또 두 개의 액자를 선물 했습니다. 액자 속에는 지난 번 제자들과 함께 쓴 책이 출간되었을 때 찍어두었던 내 사진이 들어 있었습니다. 나도 이 사진을 좋아 합니다. 아주 편안하고 즐거운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한 제자는 예쁜 패션 노트에 시처럼 고운 긴 편지를 적어 선물했습니다. 나는 그 노트는 되돌려 주었습니다. 올해 열심히 시를 써서 그 노트를 시로 가득 채워 내년에 다시 선물해달라고 써두었습니다.

나는 한 번에 다섯 개의 액자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유쾌하고 기쁜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고 자정이 넘어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방향이 같아 함께 타고 온 제자 하나가 내리면서 편지 하나를 손에 쥐어 줍니다. ”이걸 읽어 드리고 싶었어요. 그런데 장소가 적당치 못해 못 읽고 말았습니다. “ 그리고 그 제자는 내렸습니다.

어제가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가지고 있는 재능을 찾아 키우고 그 재능을 통해 서로 돕기를 바랐는데, 나는 어제 제자들이 가진 재능을 선물로 받은 참 좋은 저녁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외쳤습니다. ”참 좋다. 생일 파티 매년하자.“

우리의 몸과 마음이 모두 누군가에게 감동적인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렇게 좋을 수 없는 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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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2008.01.18 22:30:30 *.70.72.121
사부님 활짝 웃으시는 모습과 롱다리 사진...

남해바다에서 "지금은 내가 이렇게 여러분들 앞에 있지만, 연구원 과정을 마치고나면 내가 비켜서고 이렇게 푸른 물로 채워질 거라며" 슬라이드 쇼를 연출하시듯 사라지던 사부님 모습...

민들레 홀씨 멀리 멀리 날려보내며

벌써 수료를 앞두고 멀리 푸른 바다를 항해할 시간이 돌아왔다니...

우리 모두가 외치대던 말, 아무리 들어도 아무리 반복해도 너무나 기분 좋은 "사부님, 사랑해요"~~~~~ ㅎㅎ ㄹㄹ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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