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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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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승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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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4일 06시 23분 등록

아름다운 한 여성을 소개로 만났습니다. 그녀는 연예인입니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 과로로 쓰러졌다는 기사를 보았기에 이제 괜찮은지 물었습니다. 유난히 하얀 피부에 창백함이 더해져 그녀의 얼굴엔 핏기 하나 없었습니다. 아직 몸이 좋지 않다 했습니다. 차를 끓이고 조용한 음악을 틀고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편안하게 이야기했습니다. 조심스레 그녀의 발을 맛사지 해 주기도 했습니다.

반쯤 기댄 채로 그녀가 훌쩍훌쩍 울기 시작합니다. 이런 날이 참 오래간만이라 그렇답니다. 갑작스레 너무 많은 사람들에 둘러싸이게 되자, 달팽이처럼 안으로 잔뜩 웅크리고 있었나 봅니다. 간결한 영혼의 소통이 절실하게 필요했던 모양입니다. 그녀를 살짝 안아 등을 두드려 주었습니다. 숨이 가빠서 눈을 떴습니다. 제 옆에서 고양이가 새근새근 자고 있습니다.
(오.. 이런, 꿈이었군요..)

얼굴은 잘 모르고 이름만 아는 그 탤런트의 갑작스런 등장에 조금 당황하긴 했지만, 침대에 누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비록 꿈이었어도 단지 손을 내민 것뿐인데 그녀는 꽃처럼 활짝 피었습니다. 잠시의 작은 관심에도 연분홍 빛으로 다시 살아났습니다. 언젠가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1995년, 미국에서 카이리(Kyrie)와 브리엘(Brielle)이라는 이름의 쌍둥이 자매가 태어났습니다. 예정일보다 12주 먼저 태어난 이 아이들 중 한 아이는 심장에 큰 결함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언니의 건강은 점점 좋아졌지만, 동생인 브리엘은 숨이 가빠지며 급기야 팔다리가 회색 빛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간호사는 그 죽어가는 신생아가 ‘무언가 자기에게 말을 하는 듯한’ 느낌에, 혹시나 하여 언니를 동생의 인큐베이터에 함께 넣어 주었습니다.

몇 시간 뒤, 언니는 제 스스로 팔을 뻗어 아픈 동생에게 둘렀습니다. 그 순간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브리엘의 심장이 안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브리엘의 혈압과 체온도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살게 되었습니다. 둘 사이에 놓인 가느다란 팔 하나가 기적을 만들었습니다.

영화 <비포 선라이즈>에서 여주인공의 대사가 기억납니다.
"만약에 이 세상에 신이 존재한다면, 나와 너 안에는 없을 것 같아.
신은 아마도.. 나와 너 사이의 공간(between)에 존재할꺼야."


신은 거기 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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