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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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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15일 18시 09분 등록
나는 성공하는 비결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실패하는 비결은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 하는 것이다. - 빌 코스비


벌써 연말 분위기가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회사에서는 한 해 동안의 성과에 대한 회고가 이루어지는 시즌입니다. 보통 회사에서는 개인을 두 가지 범주로 평가합니다. 하나는 한 해 동안의 실질적인 성과이고, 다른 하나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역량입니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역량은 다음 해에 얼마나 큰 성과를 이루어낼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는 척도 중 하나입니다. 비록 작년에는 역량고과가 저조했더라도 올 한해 큰 폭의 역량개발이 이루어졌다면 역량고과점수는 높아지겠죠.

역량이라는 것은 일을 얼마나 잘 할 수 있느냐에 대한 것인데요. 똑똑한 사람들이 일을 잘 할까요, 아니면 노력하는 사람들이 더 일을 잘 할까요?   선천적으로 타고난 똑똑함과 노력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럼 이건 어떨까요? 똑똑함과 지혜로움 둘 중 어느 것이 나을까요? 그럼 사람들은 십중팔구 지혜로움이 더 좋은 것 아니냐고 대답합니다. 하지만 실제 사람들이 일하거나 취하는 행태를 보면 똑똑함을 더 큰 덕목으로 여기고 있음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젊은 사람들일수록 그렇습니다.

이제까지 매우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일해보았습니다. 혀를 내두를 만큼 똑똑한 젊은 친구들이 참 많았습니다. 일류대학을 나와서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는 젊은 개발자들을 보면 언변도 유창하고 실제 일도 잘 합니다. 어릴적부터 수재로 인정받고 똑똑하고 머리 좋다는 칭찬만 받고 자란 친구들입니다.

그들 역시 남들에게 똑똑하게 보이기를 원합니다. 어떤 일을 했을 때 '그 일을 참 잘 했다'가 아닌 '그 일을 그렇게 잘 하다니 정말 똑똑하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어합니다. 그 일을 하기 위해 쏟았던 노력보다는 선천적인 재능에 대한 치하를 더 선호하는 거죠. 어떤 질문을 받아도 똑부러지게 대답하지만, 그 이면에는 좋은 대답을 해야 한다는 강박이 숨어 있습니다. 어리석어 보이는 것을 두려워하는 심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잘 모르는 것들은 외면하거나 시도하지 않기도 합니다. 때로는 모르는 것도 아는 것처럼 포장해서 넘어가기도 합니다. 아는 분야에 대해서는 고도의 질문을 서슴치 않지만, 모르는 것들은 질문하지 않습니다. 물론 모두의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제가 보아온 바로는 태반이 그렇습니다.

상대방이 얼마나 똑똑한지는 대답하는 것을 보면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머리가 좋지 않은 사람들은 똑똑한 척 말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얼마나 지혜로운지는 그 사람이 하는 질문을 보면 됩니다. 이미 알고 있는 풍부한 지식을 기반으로 던지는 논리적이고 복잡한 질문만이 최선의 질문은 아닙니다. 질문은 시의적절해야 합니다. 서로를 위한 최선이며 본인을 위한 최선이어야 합니다. All for one, one for all이죠. 본인이 그 사안에 대해 모르고 있는 상황이라면 본인의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 어쩌면 가장 현명한 질문이지 않을까요.

벤저민 디즈레일리이라는 영국의 수상이 있었습니다. 당시 그의 라이벌 정치인은 엄청나게 머리가 좋은 사람이였다고 합니다.  어떤 한 여성이 그 둘을 따로따로 만나 식사를 하게 되었다고 해요.  누군가가 그 둘을 비교해달라고 하자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글래드 스턴과 식사를 한 후, 나는 그가 영국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디즈레일리와 식사를 한 후에는 내가 영국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후대에 위인으로 기억되는 인물은 디즈레일리죠. 똑똑하다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을 똑똑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사람이 성공하는 겁니다.
진짜 지혜로운 사람은 어리석음을 드러낼 줄 알고 나의 최선이 아닌 모두의 최선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이 아닌가 싶네요.
그럼 남은 한주도 화이팅하세요.



IP *.40.127.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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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3 21:31:56 *.169.54.201

체력과 기술 같은 운동능력이 뛰어나 재능있는 선수 , 그리고 조금 부족하지만 자신이 가진 현재능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현재 주어진 상황을 극복하고 나아가는  현명한 선수.  

우리는 이런후자의  선수를 지혜롭다라고 하지 않던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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