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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마음을

2006년 7월 24일 01시 04분 등록
다음은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에 나오는 장면입니다. 작가인 미치 앨봄과 그의 스승인 모리 슈워츠의 대화입니다. 모리 슈워츠는 루게릭 병에 걸려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미치가 그에게 ‘하루 동안 건강해진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었습니다.

“24시간만 건강해지면? 24시간만 건강해지면요.”

모리 선생님은 별 고민 없이 말씀하셨지요.

“어디 보자구......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을 하고, 스위트롤 빵과 차로 멋진 아침 식사를 하고 수영하러 가겠어. 그런 다음 친구들이 찾아와서 맛좋은 점심 식사를 함께하고. 그리고 이때 한 번에 한둘씩만 찾아오면 좋겠군. 그래야 그들의 가족과 중요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테니까. 또 우리가 서로에게 얼마나 소중한 사람들인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그런 다음 산책을 나가겠어. 나무가 있는 정원으로 가서 여러 가지 색깔도 보고 새도 구경하면서. 오랫동안 보지 못한 자연에 파묻히겠네.

저녁에는 우리 모두 레스토랑에 가서 스파게티를 먹자구. 아니 오리 고기를 먹을까. 난 오리 고기를 무척 좋아하거든. 그런 다음 나머지 저녁 시간 동안 춤을 추고 싶네. 거기 있는 멋진 춤 파트너들과 지칠 때까지 춤을 춰야지. 그런 다음 집에 와서 깊고 달콤한 잠을 자는 거야.”

“그게 다예요?”

“그래 그게 다야.”

미치는 이 대화에서 뭔가를 깨달았다.

‘정말 소박했다. 너무도 평범했다. 사실 난 좀 실망했다. 선생님이 이탈리아로 날아가거나, 대통령과 점심 식사를 하거나, 바닷가를 걷거나, 생각해낼 수 있는 온갖 이색적인 일을 할 걸로 짐작했는데. 이렇게 누워서 한 발자국도 걷지 못한 채 오랜 시간을 보낸 끝에, 어떻게 그리도 평범한 하루에서 완벽함을 찾을 수 있을까?

그때에야 깨달았다.

바로 그것이 핵심임을.’

이 깨달음에 대한 모리 선생님의 설명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어떻게 죽어야 할지 배우게 되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배울 수 있다. 일단 죽는 법을 배우게 되면 사는 법도 배우게 된다. 죽음과 직면하면 모든 것을 벗기고, 결국 핵심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자기가 죽게 되리라는 사실을 깨달으면 매사가 아주 다르게 보인다.”

나라면 무엇을 할까?, 몇 가지가 떠오릅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 좋아하는 책을 읽는다.

사부님을 찾아간다. 인사를 올린다. 차를 마신다. 하늘이 내게 허락한 가장 큰 행운이 사부였음을 말한다. 감사한다.

성혜와 승원이를 데리고 조용한 까페에 간다. 그리고 말해준다. 그들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위대한 존재가 될 수 있는지에 관해 말해준다.

예전 여자친구에게 연락한다. 그리고 말한다. “미안하다. 고맙다.”

아버지와 함께 저녁을 먹는다. 그리고 대화를 나눈다.

어머니와 함께 걷는다. 마음속으로 ‘사랑한다’고 말한다. 셀 수 없이 말한다.

친구들을 만난다. 술을 따라준다. 서로를 바라본다. 잔을 부딪친다. 함께 마신다. 이 녀석들과 함께 여서 정말 좋았다. 가장 어려운 시기에도 이들이 있어서 든든했다.

글을 쓴다. 두 개를 쓴다. 하나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에 새겨진 이들에게 편지를 쓴다. 누군가에게 그 편지를 부탁한다. 잘 전달될 것이다. 다른 하나는 쓰고 싶었던 책의 첫 장을 쓴다.

깊은 밤, 혼자가 된다. 앉는다. 명상한다. 호흡한다. 감사한다.


모리의 가르침은 옳아요.

“어떻게 죽어야 좋을지 배우게. 그러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배우게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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