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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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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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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22일 03시 09분 등록

마키아벨리의 편지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고 하네요.

“밤이 되면 집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서재로 들어간다. 들어가기 전에 흙이나 먼지로 더럽혀진 평상복을 벗고, 관복으로 갈아입는다. 예의를 갖춘 복장으로 몸을 단장한 후, 고인의 궁전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나는 부끄러움도 없이 그분들과 대화하고 그들 행위의 이유를 묻는다. 그분들도 인간다움을 내보이며 대답해준다.”

누가 보는 사람이 없어도, 역사적인 인물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 관복을 갖춰입는 모습이 멋스럽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그만한 행복을 느끼려면, 스스로 책을 선택하고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마음 속에서 우러나는 자발성은 기본입니다. 스스로 품위를 지키고 자족해하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자의 모습입니다.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만의 세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기세계에 몰입하여 즐거움을 직접생산하는 사람은, 의연하고 독립적인 것은 물론 매력적입니다. 비행기를 조종하는 진중권, 장난기 가득한 소년의 이미지가 평소의 재기발랄함을 강화시켜줍니다. 그는 다락방에서 조립에 몰두하던 어린 시절의 ‘비행의 꿈’을 작년에 이루었습니다. 초경량 비행기가 육천만 원 정도, 조종술 교습비에 삼백만 원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는 실제로 ‘날게’ 되었지만, 우리들도 내면의 욕구를 채우게 되면 ‘날아갈듯이’ 기쁘지 않을까요. 자기만의 세계가 정말 중요한 이유입니다. 즐거움의 원천을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세상살이에 지치고 상처받았을 때는, 이 세계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기운을 회복하면 됩니다. 나의 세계가 있어야 다른 사람을 초대할 수도 있는 거구요.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모든 것이 삐걱거립니다. 우선 일상생활이 편안할 리가 없습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싶은지가 분명하지 않으니, 모호하고 불안할 수밖에요.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편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이미지에 너무 신경을 쓰느라고, 제대로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자기존중감이 없이는,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도 환상에 불과합니다. 이것은 ‘관계’에 대해 가장 치명적인 거짓말입니다. 자아가 약한 사람은 타인을 통해 정체성을 파악하려고 하기 때문에, 강박적인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관계에 대해 지나치게 많은 투자를 하고도 상대방이 자신을 떠날까봐 늘 불안합니다.

결국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고서는, ‘존재’와 ‘관계’의 기본을 세울 수가 없습니다. 자기사랑이 모든 삶의 출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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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11.22 07:02:20 *.70.72.121
평소와 다른 느낌입니다. 좋다는 말입니다. 편안하다고 할까요.

깊이가 느껴집니다. 지치지 않는 노력과 끈기, 열정을 느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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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07.11.22 12:03:17 *.209.100.96
ㅎㅎ 써니가 그렇게 느꼈다면 그게 사실이겠지요. ^^
써니야말로 지치지 않는 배려와 나눔의 에너지를 상품화하면
참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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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2007.11.22 13:15:05 *.248.16.2
저도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가슴에 와닿는 말씀이네요.. 저는 가끔 자아가 너무 강한거 아닌가 싶어서 그것도 사실 고민이 될 때가 종종 있거든요. 그냥 혼자만의 환상에 빠질 때가 종종 있죠^^ 생떽쥐베리가 한 말이 생각나네요 '사랑이란 나의 안내로 그대가 그대 자신에게 돌아가는 것'.

명석님, 따뜻하고 낭만적인 겨울 맞이하시기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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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07.11.22 19:17:12 *.209.106.86
나야말로 함께 하는 일에는 젬병이지요. 오죽하면 집중적으로
'관계'에 대해 책을 보기 시작했겠어요? 이론으로 무장하고
실전 편까지 쭈욱~~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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