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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마음을

  • 오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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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3일 08시 12분 등록
여의도로 출근한 지 두 달이 넘었습니다. 제가 겪은 여의도는 늘 바쁜 거리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비슷한 매무새의 직장인들이 전철에서 쏟아집니다. 점심시간에는 어느 식당도 예외 없이 손님들로 북적대고 줄지어 서있습니다. 가끔씩 식사 후에 길거리 카페에서 주문한 아메리카노 커피 한잔을 들고 증권가 뒷골목을 산책합니다. 워낙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은지라 어김없이 오늘도 아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모 자동차 회사에 다니는 대학교 동창이 건네 준 명함이 제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DE?!GN’이라는 글씨가 명함 한가운데 써있습니다. 영어단어 S와 I 대신에 물음표와 느낌표가 명함에 들어 있다는 게 낯설고 특이합니다. 매사에 호기심을 가지고 창의적으로 일을 추진하여 고객에게 감동을 주자는 뜻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문득 기업뿐 아니라 우리 인생도 물음표와 느낌표를 적는 마음으로 살아가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음표(?)는 창조와 개선의 출발점입니다. 인류의 역사는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만약 물음이 없었다면 도약과 발전을 꿈꾸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물음표(?) 모양을 가만히 보면 귀처럼 생겼습니다. 우리가 보고 듣는 모든 것들에 관심과 의문을 가지고 귀 기울이라는 뜻이 아닐까요?

세상에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지만 우리는 너무나 당연히 생각하고 질문을 던지지 않습니다. 급하게 해답 찾기에만 골몰합니다. 좋은 질문은 우리 삶을 올바른 길로 인도합니다. 때론 귀찮고 고통스러운 질문을 통해 우리는 핵심에 접근할 수 있으며 진정한 자신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제가 늘 가슴에 품고 되새김질하는 물음이 몇 가지 있습니다.

‘너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길 원하는가?’
피터 드러커가 던진 이 질문에 대한 충격이 한 동안 오래갔습니다. 피터 드러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질문에 지금 대답하지 못해도 괜찮다. 하지만 50살이 되어서도 대답하지 못한다면 그건 네 삶을 낭비했다는 뜻이란다.”

‘~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삶의 순간마다 결정적인 선택을 할 때 나의 역할 모델을 떠올려보며 그분이라면 어떻게 할까를 생각해봅니다. 후회하지 않는 판단 기준이 됩니다.

‘지금 나는 즐겁고 의미 있게 살고 있는가?’
행복은 현재(Present)입니다. 지금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잘 살고 있는지 반문해봅니다.

물음표는 씨앗과 같습니다. 그 씨앗에 물을 잘 주고 정성으로 키운다면 마침내 꽃을 피우고 깨달음이라는 느낌표를 얻을 수 있습니다.

느낌표(!)는 감동입니다. 이 세상에서 정말 부족한 것은 기적이 아니라 감탄입니다. 행복의 척도는 우리가 삶 속에서 느낌표를 얼마나 많이 사용하느냐는 것입니다. 경영학자 톰 피터스가 즐겨 쓰는 단어 ‘와우(Wow)!’, 우리 아이들이 자주 쓰는 표현 ‘앗싸~’, ‘아하!’를 들으면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 감탄 속에 행복이 깃듭니다.

그렇지만 우리 삶은 물음과 느낌만으로 채워지지 않습니다. 숨가쁘게 앞만 보고 달리지만 때로는 쉼이 필요합니다. 자기 자신의 내면을 채우기 위해 조용히 곰삭힐 수 있어야 합니다. 마치 작가가 좋은 작품을 쓰기 위해서 자신을 잘 보듬어주는 것이 필요한 것처럼 말입니다. 쉼표(,)는 멈춤이 아닙니다. 호흡을 가다듬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전환점입니다.

나는 친구의 명함에 새겨져 있는 ‘DE?!GN’ 맨 뒤에 쉼표(,)를 넣고 싶었습니다. 오늘부터 일기를 물음표와 느낌표, 그리고 쉼표로 나누어 적어보려 합니다. 아침에는 물음표의 성찰과 다짐으로, 이후에 집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느낌표의 감동으로, 집에 들어와서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쉼표의 여유로 하루를 보내면 어떨까요?
IP *.189.23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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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이
2007.12.03 09:36:38 *.75.15.205
설마 감동은 밖에서 하고 집에서 잠만 자겠다는 건 아니겠죠?ㅋ

, (쉼표) "쉬는 것도 투자다" - 변.경.연 전

, (쉼표) 휴식은 창조의 어머니다.- 변.경.연 후

오늘 아침엔
병팔이는 어떤 사람일까? !, ㅋㅋㅋ 아, 네... 칸? 칸, 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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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2007.12.03 17:36:25 *.253.249.10
아무리 바빠도 그렇치 한잔 하자고 해놓고 소리 없이 사라지는 뱅곤...
부산서 뱅고이 고파서 간 사람도 생각해야지 안그런가?

여의도 생활이 좋은 모양이지?
언재 변하여 시간에 재약 받지 않고 사는 자유인이 될련지.
작가와 강연자, 경영컨설턴트, 자유 기고자, 여행자 어떤 것이 좋은가?

자네같은 사위를 맞이하게 되었다네, 머리가 짱구인 것만 닮았다네..직업 국적 글쏨시는 다른데 유독이 이마만 닮았는데 괜찮을련지 모르겠네.

이제 글도 수준급이고 술약속 해놓고 빠지는 기술도 좋으니 출세는 따놓은 당상이다.

좋은 글읽고 나가네....... -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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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곤
2007.12.04 12:02:58 *.99.202.220
누나, 이제는 완전히 회복됐구려. 누나의 파워 에너지 & 새초롬하게 양 입가로 번지는 웃음 & 쩌렁하게 내지르는 소리가 여의도 구석까지 느껴지네. 썬? Sun! 善, 그나저나 초아샘이 섭섭해하시니 빨랑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소?

초아샘님, 면목이 없습니다. 도리를 지키지 못해 송구할 따름입니다. 그날은 피치 못할 일이 있어서...죄송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저같은 사위를 맞게 되었다니 감축 드립니다. 자고로 사람이 이마가 반듯해야 됨됨이가 괜찮다고 주역에 써있다는 걸 본 기억이 있습니다.ㅋㅋ 구샘이 증명해주지 않습니까?
초아샘이 제가 자유인이 언제쯤 될런지 알려주세요. 복채는 단단히 드리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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