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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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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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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16일 04시 57분 등록

아직 눈물이 남아있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옥상에 올라 저녁하늘을 바라보면 슬프고 행복하다. 맑은 밤하늘은 환하고 아득하다. 깊은 바다처럼 검푸르고 구름은 희디희고 저녁 새 한 마리 정처 없고, 나는 일엽편주가 되어 어디론가 떠가고 목덜미의 바람은 서늘하고, 그래서 행복하고 외따로 슬프다. 알맞은 슬픔, 잘 데워진 슬픔이 좋다. 버릴 데 없는 슬픔을 내 몸에 버린 지 오래, 쓸쓸해서 시를 쓴다. 그 힘으로 시를 쓴다.

- 마경덕의 산문, 슬픔의 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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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면서 부쩍 산과 숲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숲에는 벌써 낙엽이 즐비합니다. 낙엽 한장을 집어듭니다. 낙엽 안에는 겨울을 나고 봄을 준비하기 위해서 스스로 몸을 덜어내야 하는 나무의 슬픔과 희망이 함께 담겨있습니다. 문득 죽어가는 것들에게도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새삼 느껴봅니다.

가을은 삶에 깊이를 더해줍니다. 풍요와 쇠락, 기쁨과 슬픔이라는 상반된 느낌을 건네줍니다. 하지만 상반된 두 모습도 곰곰히 바라보면 이질적인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한 뿌리를 두고 시간의 연속선상에서 그 모습을 달리하는 순환일 따름입니다.

우리는 흔히 슬픔을 나약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삶의 힘은 슬픔이나 고통을 거치지 않고서는 강해지지 않는 법입니다. 그러므로 알맞게 슬퍼하는 사람은 강한 사람이고, 슬퍼하지 못하는 사람은 약한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당신에게도 잘 데워진 슬픔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2007. 10. 16 週 2회 '당신의 삶을 깨우는' 문요한의 Energy Plus [1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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