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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마음을

  • 오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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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17일 06시 00분 등록
인간에게 실제로 필요한 것은 긴장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가치 있는 목표, 자유의지로 선택한 그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투쟁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긴장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자신이 성취해야 할 삶의 잠재적인 의미를 밖으로 불러내는 것이다.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항상성이 아니라 정신적인 역동성이다. 말하자면 한쪽 극에는 실현되어야 할 의미가, 그리고 다른 극에는 그 의미를 실현시켜야 할 인간이 있는 자기장 안의 실존적 역동성이다.
- 빅터 프랭클


회사에 사직서를 내고 꿀맛 같은 한 달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몽골의 드넓은 초원에서 바람을 가르며 말을 달렸으며 강원도 자연 휴양림에서 가족들과 함께 오붓하게 보내기도 했습니다. 여러 차례 산에 다녀왔으며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만남을 갖기도 했습니다. 아주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 가까워지자 알 수 없는 허전함이 밀려왔습니다. 가슴이 뻥 뚫린 듯하여 적막한 오전의 시간을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산에 오르면서 이 알 수 없는 ‘실존적 공허’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자유를 만끽하고 싶었습니다. 내 자신을 온전히 내놓고 그저 그런 일상에 아름다운 반항을 하고 싶었습니다. 홀가분해지고 싶었습니다. 현실의 부조리를 온 몸으로 노래 불렀던 밥 딜런과 “쇼생크 탈출” 영화에서 빗속에서 포효하는 앤디의 모습도 떠올랐습니다. 드럼도 배우고 싶어졌고 얼마 전에 개봉한 영화 “즐거운 인생”처럼 공연을 하고 싶어졌습니다. 초생달이 보이는 그로데스크한 카페에서 새벽녘까지 술잔을 기울이고 싶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멋진 회사를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자유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맘껏 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그렇지만 먹고 살아야 하는 현실의 벽이 이제 눈 앞으로 다가온 것입니다. 저는 그저 한 달 동안 제가 살고 싶은 대로 잠깐 동안 즐긴 것입니다. 앞으로 살고 싶은 미래의 나의 모습과 지금의 나와의 괴리가 묘한 기분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저는 이 부드러운 긴장을 앞으로의 화두로 삼고 둘의 간극을 메워갈 것입니다.

누구나 자유를 원하지만 온전하게 자유를 누리는 이가 극히 드문 까닭은 그 자유를 자신이 가장 많이 제약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에 대한 집착입니다. 자기를 놓아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역설적이게도 자신을 잃지 않게 되고 참된 자유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내 자신을 숨기지 말아야 합니다. 이 세상에 비밀은 없습니다. 자유가 없다는 것은 솔직하게 살고 있지 못하다는 뜻입니다.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하면 삶이 피곤해질 수 있습니다. 숨김이 없는 상태여야 합니다.

끝으로 진정한 자유는 외로움을 견딜 수 있어야 하고 책임이 따라야 합니다. 아마도 사람들이 자유를 두려워하는 것은 고독과 책임 때문이 아닐까요? 고독과 자유는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인간은 본래부터 빗방울처럼 혼자였지만 자유라고 생각하면 고독하지 않습니다. 자유는 책임 없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책임이 있어야 진정으로 타인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ps) 가을입니다. 한 때는 가을을 유난히 탄 적이 있었습니다. 방황하기 딱 좋은 계절이 가을이 아닌가 싶습니다. 방황을 할 때는 깊이 하십시오. 한 곳에 안주하는 것은 진정한 방황이 아닙니다. 방황이란 자유와 비슷한 것이니까요.
IP *.189.23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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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
2007.09.17 11:42:54 *.248.64.211
조직의 톱니바퀴에서 풀려나 자신의 속도로 움직이는 것이 가능한 사람들에게서만 느림은 창조적 에너지로 작용한다고 소장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병곤님에게 가장 값진 보석은 목적하는 것을 이룬 것 보다 그 곳을 향해서 나가는 과정과정에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창조적 에너지를 찾을 수있을 거예요.
자신답게 자기의 길을 잘 가는 사람
자기가 누구라는 걸 확실히 알고 행동한 사람들은 그 전까지 자신의 약점으로 생각되던 것조차 오히려 강점으로 바뀌곤 한답니다.
하고싶은 것, 느끼고 싶은 것 기회가 왔을때 열심히 하세요.
힘차게 자신을 믿고 원대한 목적을 향하여 계속 한발한발 잘 가실 거라 믿습니다.
병곤님 공연할때 가장 큰 박수치는 사람이 되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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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곤
2007.09.17 21:02:58 *.176.99.202
소위 말하는 독립 노동자, 즉 프리 에이전트는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사람에게 원하는 만큼 일을 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성공의 기준을 가지고 자유와 진실과 확실한 책임감으로 무장하고 새롭게 일을 창조해 나갑니다. 이들에게 일은 놀이와 구분이 되지 않죠. 사부님의 삶의 방식이 바로 이런 것이죠.

저의 요즘 고민은 과연 조직사회에서 프리 에이전트 방식으로 일을 할 수 있는지? 그렇다면 그것은 어떻게 가능한지? 가능하지 않다면 어떻게 무엇을 준비해 나가야 하는지가 관심사입니다.

아무튼 기원이 형 말처럼 창조적 에너지 보따리를 발견하여 형처럼 멋지게 살 그 날을 위하여~

늘 든든한 응원 많은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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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
2007.09.18 00:07:43 *.226.109.60
외로움을 견뎌내고 책임을 다하는 이 모든 과정을 공개해 주셔서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몇 번을 다시 읽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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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이
2007.09.18 19:49:29 *.70.72.121
가야 한다! 우리는 가야 한다!

진정한 내면의 울림을 들어야 하고 사색해야 한다. 깊고 깊게 넓고 넓게 파고 또 파서 진아를 만나야 한다. 그대 삶의 정수를 알아야 한다. 그곳으로 가라. 그 빛을 향해 가라. 주저앉아 만족하지 마라. 편히 쉬려고 타협하지 마라. 가벼움에 발목잡히지 마라. 항해 하라. 거침없이 항해 하라. 눈부시게 찬란한 그 날을 만들어라. 가라. 더 나아가라. 원하는 그 삶을 반드시 이루어라. 가슴의 불을 꺼뜨리지 마라. 오롯이 가라. 그냥 그대로 가라. 쓰다가 죽고 울다가 죽고 살다가 죽는 것이 뭐가 대수인가. 나를 만나라. 진정한 나를 만나지 않고서 사랑하고 일하고 사는 것이 무엇이더냐. 가라. 힘차게 가라. 무소의 뿔처럼 거침없이 가라. 예속되지 마라. 뚫고 가라. 더 큰 세상 더 멀리 더 환하게 가라. 그대를 다해 가라. 원없이 가라. 응원은 관광봉고나 껍데기들이 할 것이다. 가라! 힘차게 가라! 이루어라! 칸! 칸! 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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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곤
2007.09.19 01:23:47 *.227.204.96
사무엘님, 진득하게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고 먼발치에서 보았지만 든든하고 믿음직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조만간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오겠죠. 그 날이 기대됩니다.

누이, 오늘 신들린거여? 아님, 내 전매특허인 오버여? 이 동생을 사지(?)로 내몰 작정이구만. 내 기꺼이 가리라. 누이도 더불어 따라오시게. 동참해서 즐기자구. 그나저나 관광봉고가 그리운 밤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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