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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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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25일 22시 34분 등록
정혜신이라고 하는 필자를 아세요? 정신과 의사로서 특히 ‘남성심리’에 대해 많은 글을 썼지요. 그녀의 저서가 인물평전 중심으로 딱딱해보여 읽지않고 있다가, 우연히 블로그를 클릭했는데요. 이런~~ 이만한 필자를 이제야 발견하다니, 놀랍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했습니다.


정혜신의 키워드는 ‘공감’으로 보입니다. 사람은 물론 책과 영화와 연극에 ‘개별적으로’ 교감하는 수준이 빼어납니다. 한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인물에 대한 평전을 쓸 때, 컴퓨터 앞에 그 사람의 사진을 붙여놓고 글을 쓴다고 하네요. 글을 쓰기 위해 조사, 분석한 내용을 그 사람의 이미지 앞에서 걸러내는 행위가 흥미롭습니다.


이웃에 사는 화가 전용성의 그림에 맞추어 쓰는, ‘그림에세이’에서는 정혜신의 감성이 뚝뚝 떨어집니다. 전용성의 그림언어를 문자언어로 풀어쓰는 솜씨역시 ‘공감’의 영역일듯 싶은데요. 나는 이런 식의 이심전심이 제일 부럽습니다. 작가 양인자가 노랫말을 써놓으면, 남편인 작곡가 김희갑이 곡을 붙이는데, 어쩌면 그렇게 자기 심정을 정확하게 곡으로 표현했는지 양인자는 놀라곤 했답니다. 정말 부러운 교감수준이지요?


정혜신의 실험정신은 독보적입니다. 2003년에 소극장에서 ‘감성콘서트’라는 이름으로 100분을 혼자 이끌었습니다. 그녀의 주된 관심사인, 남성심리 분야에 정서적인 접근을 하고 싶었다는데요, 조근조근 생각보다 여리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이야기하다가,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이등병의 편지’와 ‘사랑밖에 난 몰라'.


남자들의 본심, 그 심연에 다다르기 위해 정혜신은 性의 영역도 탐사합니다. 전문적인 지식과 문학성으로 무장한 性에 대한 컬럼은 지독합니다. 거의 빨간 책 수준입니다. ^^ 아무리 전문직이 뒷받침하고 있다고 해도, 근엄하기 그지없는 지식인사회에서 그만큼 대담하기도 쉽지않을것 같습니다.


정혜신의 대담함은 사회적인 관심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됩니다. 국가보안법이나 파병같이 굵직한 문제로부터 시사저널과 김승연회장 사건, 우리 사회의 집단적 무신경에 대해 경악하고 질타해마지 않습니다. 그녀의 관심은 전방위적으로 폭넓고, 그녀의 분석은 사회병리학을 해부하듯 예리합니다.


지성 감성 사회성을 두루 갖춘 복합적 시각, ‘중견남성’을 자기분야로 특화한 전문성, 언어구사력, 하고싶은 말을 뿜어내는 과감함, 그 총체적인 것으로 자리잡은 ‘정혜신’이라는 브랜드.... 나는 그녀가 부럽습니다.


IP *.189.23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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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곤
2007.07.26 00:03:15 *.227.204.113
아, 저는 누님이 진작 알고 있는 줄 알았는디... 이럴 줄 알았으면 책이라도 한권 사드릴껄. 일전에 저도 '변화와 공감'이라는 제목으로 그녀에 대해 칼럼을 쓴 적이 있죠. 저는 예전부터 왕팬입니다. 여러가지가 다 좋지만 그 중에서도 의식이 고루하지 않고 깨어 있다는 것 그것이 아주 맘에 듭니다. 그녀가 말한 진보의 정의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한사람 한 사람에 대한 공감이 진보다.'

그녀의 글쓰기 방법은 일명 '땅굴파기'라고 하는데 관련 자료, 게시판 댓글 등을 샅샅이 찾아서 봅니다. 저도 이 방법으로 가끔 글을 쓰곤 합니다.

그녀 아버지가 길거리에서 쓰러져 돌아가실 때 지갑에서 복권 세장이 나왔다는 인터뷰 기사를 본 적이 있었는데, 왜 그렇게 찡하던지...그래서 아마 그녀가 중년 남성에 대해 관심이 많나 봅니다.

누님이 좋아하게 된 사람이 저와 같으니 더 기분이 좋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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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07.07.26 06:36:01 *.209.94.66
아! '변화와 공감'을 당시에는 읽었을텐데, 깜박했네요. 병곤씨야 원래 금실이누님을 비롯해서 '누님들'을 좋아하지 않나요? ^^
그게 아니고~~ 이렇게 폭넓은 공감을 유발하는 것자체가 그녀의 경쟁력이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 한 번 시샘이 나네요.

요즘 서점에서 '안상헌'이라는 필자의 기획력이 돋보이던데, 봤어요? '생산적 책읽기'에서, 똑같은 리뷰모음이라도, 이렇게 기획하는거구나, 확 깨달음이 왔지요. 여전히 내 스타일은 아니고, 병곤씨에게는 참고가 되겠구나 싶었지요.

이번 메일링은, 한 번은 실수로 또 한 번은 프로그램이 멈춰버려서 세번째 발송하고 있네요. 앞부분에 받는 분들에게 민망~~ 하고, 누가 게시판 좀 정리해 주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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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귀
2007.07.27 13:09:33 *.244.221.3
내 인생에 주인공으로 살면서, 남들의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를때가 있는것 같아요. 내가 바쁘게 일하면서도 "난 역시 열심히 살아가는 거 같아"라고 느끼다가도, 남들을 보면, 부러움만 쌓이는 것 같아요.
다들 열심히, 멋지게, 자신의 인생을 즐기며 살아가는 것 같아요.
명석님도 마찬가지고, 이곳 연구원님들도 마찬가지...
이곳에 들어오면, 내가 주인공이 맞나 ? 싶을정도로 초라해(?)지는 것 같아요. 더 열심히 살아야지 하며, 재 다짐을 하기도 하지만..

책 발간 작업 잘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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