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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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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23일 07시 55분 등록


   올해도 작년에 이어 금요일 마다 신화와 경영의 이야기를 들려드렸습니다. 꽤 지났지만 왜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분명하게 말해드리지 못했던 것 같군요.  그건 아주 간단한 착상 때문이었지요.

 

그 일은 결코 벌어진 적이 없다.
그러나 지금, 여기, 나에게 매일 일어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신화에 대한 나의 생각입니다.    신화 속에서 인간의 내면으로 깊이 들어갈 수 있는 항로를 찾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신화는 껍데기를 단박에 깨뜨려 버리지요. 그리고 순식간에 심장에 이르게 합니다. 어떻게 그렇게 하느냐구요? 바로 이렇게요.

 

"신화적 사고는 갑자기 마주친 직관에 넋을 잃고 사로잡히는 것이다... 느껴진 현재가 너무 강력해서 다른 모든 것들은 왜소해진다. 이런.... 태도의 마력에 걸린 사람에게는 마치 온 세계가 전멸한 것 같다. 당면한 내용만이 그것이 무엇이든 그 사람의...관심을 완전히 휘어잡아 그것 외에는 또는 그것을 떠나서는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 사람의 자아는 오직 이 대상 안에서 모든 에너지를 소모하고 그 안에 살면서 자신을 잃어버린다." 
     -  에른스트 카시러 Ernst Cassirer, '언어와 신화' 중에서

 

   신화적 사고 속에서는 그러므로 생각하는 사람과 생각 자체가 구별되지 않습니다.   이런 긴밀한 유대를 바탕으로 경험의 의미와 상징이 만들어 지는 것이지요.   어떻게요 ? 신화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언어는 '은유'입니다.   긴밀한 유대가 어떻게 만들어 지는지 보세요.   

  "그녀는 사슴처럼 빨리 달린다" 라는 문장은 직유입니다. 이 문장은 누가 쓰더라도 정상으로 들립니다.  그러나 '그녀는 사슴이야' 라고 말하면 듣는 사람에 따라 갸우뚱 하게 됩니다.  은유는 이미 시(詩)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현실어를 벗어나 있지요.   신화가 황당하게 보이는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은유 때문입니다. 그  런데 가만히 보세요. '그녀는 사슴같다' 와 '그녀는 사슴이다' 사이에는 관계의 거리 차이가 보이지요 ?    그녀와 사슴 사이를 보세요. 직유에서는 그녀는 사슴 같지만 아직 그녀와 사슴은 같은 것이 아니예요.     그러나 은유로 오면 이미 그녀는 사슴과 구별되지 않습니다. 동체가 되었으니 '긴밀한 관계'의 농도가 훨씬 짙어진 것입니다.
 
  신화를 읽으며, 이런 긴밀한 관계를 이해하기만 해도, 그 황당함은 오늘을 사는 나에게 은밀한 은유와 상징으로 다가오게 마련입니다. 그러면 갑자기 '제우스가 백조가 되어 레다와 밤자리를 같이하여 헬레네를 낳았다 " 라는 황당한 의인화와 변신 이야기쯤은 웃으며 짐작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하여 우리는 어른인 채 아이가 되고, 비로소 잃어버린 상상력의 불빛에 의지하여, 어두운 내면으로 당장 뛰어 들 수 있는 직관의 검을 용기있게 뽑아들 수 있는 것입니다.

 

자기경영은 아직 자신의 이야기를 갖지 못한 사람이 스스로의 신화 하나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이야기의 크기가 정신적 세상의 크기입니다.   '신'이 이끈 꿈과 긴밀한 은유적 유대를 갖지 못하면 꿈과 하나가 될 수 없으니 꿈은 이루어지지 않으며, 어느 신화도 쓰여지지 않습니다. 신이 버린 삶, 혹은 신을 버린 삶이 바로 신화가 없는 삶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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