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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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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24일 06시 26분 등록

5월이 꽃처럼 예뻐 너무 많이 놀았나 봅니다. 이제 잠시 놓아두었던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사람으로 되돌아갈까 합니다. 마음을 새롭게 하기 위하여 옛 선인들의 독서법 몇 가지를 써보았습니다.

요즘 사람은 독서가 일상생활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
- 이이, ‘격몽요결’,(서문)

독서는 ‘진심을 다하는 태도’를 근본 줄기로 삼는다.
- 권별, ‘해동잡록’, (정여창)

독서를 하는 이치는 활을 쏘는 이치와 같다. 활을 쏘는 사람은 마음을 과녁에 집중해야한다. 마음을 과녁에 집중하면 정확히 과녁을 꿰뚫지 못한다 하더라도 화살이 그다지 멀리 빗나가지는 않는다. 이와 같이 독서를 할 때는 뜻을 세우는 일보다 중요한 것이 없고, 자신이 지향하는 것을 밝히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 이수광, ‘지봉유설’, (학문)

책을 읽을 때는 생각을 해야한다. 생각을 하면 얻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지 못한다. 기록을 하면 남고 기록을 하지 않으면 사라진다. 그러므로 생각하고 기록하고 다시 생각하고 다시 해석하면 ‘앎과 깨달음’이 더욱 자라 말과 행동이 통하게 된다.
- 윤휴, ‘백호전서’, (독서기에 붙여)

생각하고 생각하고 다시 생각하라. 그렇게 생각해서도 통하지 않는다면 그때는 귀신이 통할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이다. 이것은 귀신의 힘이 아니라 정성이 지극했기 때문이다. “
- 유성룡, ‘서애선생문집’, (생각하는 것을 중심으로 공부한다.’ - 관자의 말을 인용하며)

글을 읽을 땐 세 가지가 그 곳에 머물러야한다. 마음이 머물러야하고, 눈이 머물러야하고, 입이 머물러야한다. 마음이 그곳에 머물지 않으면 눈이 자세히 살피지 않게 되고, 마음과 눈이 한 곳에 머물지 못하면 제멋대로 외우고, 헛되이 읽을 뿐이다
- 이수광, ‘지봉유설’, (초학)

맹자가 말한 ‘내 뜻으로 다른 사람의 뜻을 생각해 본다’는 이의역지(以意逆志)의 원칙이 독서의 비결이다... 나의 뜻으로 옛사람의 뜻을 받아들여 하나로 합쳐져 틈이없고, 마음이 맞아 즐거움을 얻었다면 선인들의 정신과 식견이 나의 마음을 뚫고 들어와 서로 통하게 된 것이다.
- 홍대용, ‘담헌서’, (매헌에게 준 글)

독서를 할 때는 주석과 해석을 먼저 보아서는 안된다..... 그 내용이 마음에 걸려 자기 나름의 새로운 뜻을 얻어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유성룡, ‘서애선생문집’, (독서법)

독서할 때는 대체로 처음에는 별로 의심없이 읽을 수 있다. 많이 읽을수록 점점 더 의심을 갖게된다., 그러나 책을 익숙해 질만큼 읽으면 점차 그 의심이 풀리게 된다, 의심이 모두 사라진 다음에야 비로소 참다운 독서를 할 수 있게 된다,
-송시열, ‘송자대전’, (한여운에게 답하다)

모르는 데서 앎이 생겨나게 하고, 잘 아는 데서 모르는 것이 생겨나게 하는 것이 바로 독서다.
- 허균, ‘한정록’, (올바른 가르침)

한권의 책을 모두 읽을 만하 여유를 기다려 책을 펼쳐 들려하면 평생 독서할 날을 찾지 못할 것이다. 매우 바쁘더라도 한 글자를 읽을 수 있는 틈이 나면 반드시 한 글자라도 읽어야한다.
- 홍길주, ‘수여만필’, (형님 홍석주를 기리는 글 중에서)

밤은 낮이 남겨 놓은 여분의 시간이다. 비오는 날은 맑은 날이 남겨 놓은 여유시간이다. 겨울은 한 해가 남겨 놓은 여분의 시간이다. 이런 여분의 시간에는 사람들의 일이 다소 한가로워진다, 이때는 마음을 하나로 집중하여 책을 읽어야한다.
- 허균, ‘한정록’, (‘고요한 생활’중에서 위나라 사람 동우의 말을 인용한 것임)

옛 부터 독서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섯 가지 방법이 있었다.
첫째는 박학(博學)이다. 곧 두루 널리 배운다는 뜻이다.
둘째는 심문(審問)이다. 곧 자세히 묻는다는 것이다.
셋째는 신사(愼思)이다. 곧 신중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넷째는 명변(明辯)이다. 곧 명백하게 분별한다는 것이다.
다섯 째는 독행(篤行)이다. 곧 성실하게 실천하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독서하는 사람들은 ‘박학’에만 집착할 뿐, 심문을 비롯한 네 가지 방법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두지 않는다.
-정약용, ‘다산시문선’, (오학론2 )

독서를 하다 의혹이 생기거나 학문을 강의하고 토론할 때는 유명한 의원에게 아픈 자식의 치료법을 묻는 것처럼 정성을 다해야한다. 독서를 하다 마음속에 깨달음이 있을 때에는 더위를 만나 갈증이 심할 때 시원한 냉수를 마시는 것처럼 하고, 독서를 통해 깨달음을 실천할 때는 보검을 갈아 시험 삼아 베어보는 것처럼 해야한다.
-이익, ‘성호사설’, (독서에서 구하다)

학문의 도를 구할 때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엄격한 스승과 좋은 벗을 만나 매일 가르침을 듣는 것이다.
둘째는 옛 사람이 지은 고전을 읽는 것이다.
셋째는 여행과 유람을 하면서 세상을 두루 살펴 견문을 넓히는 것이다.
-홍석주, ‘연천전서’, (학강산필 )


글이란 눈으로 보고 입으로 읽는 것보다 손으로 직접 한 번 써보는 것이 백배 낫다. 손이 움직이는대로 반드시 마음이 따라오므로 20번을 읽고 외운다 하더라도 공들여 한 번 써 보는 것만 못하다.
-이덕무, ‘사소절’, (교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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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경
2007.05.24 08:43:39 *.100.65.70
요사이 학습법, 공부법에 대한 책들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오늘 편지를 읽고 보니 새로운 것이라 여겼던 것들이 그다지 새로운 것이 아니네요^^ 오래된 것들속에 이미 우리가 알아야하는 것들은 모두 들어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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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
2007.05.25 10:46:31 *.180.48.240
배움에는 끝이 없군요.
읽고 생각하고 기록하고, 다시 읽는 것... 속성으로 배우기를 바라는 마음이 꿈틀됩니다. 그래도 다시 읽고, 생각하고, 기록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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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렬
2007.05.27 08:57:50 *.36.140.242
변하는 것은 변하지 않고 변한다라는 어느 스님의 말이 생각납니다.
세상은 도로의 자동차 물결, 대지의 빌딩숲, 책상이란 말보단 컴상이란말이 더 어울릴듯한 세상이건만 사람의 마음과 감정은 예전과 별 차이가 없는 듯 합니다. 나를 아는 것, 사람을 아는, 것 세상을 아는 것, 그리고 우리를 아는것의 시작이 독서임을 배워갑니다. 이렇게 또한번 월척을 낚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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