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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마음을

2006년 5월 22일 09시 18분 등록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에서 농사를 짓는 박영준 씨는 추수절에 쌀도 나눌 수 있느냐는 전화를 하고 한 동안 연락이 없었다. 그러다가 이듬해 1월 5일 재단 사무실로 발송자 이름만 덜렁 적힌 쌀포대가 배달되었다. 반가마 분량의 쌀이었다. 그 때쯤 통화를 했다는 사실도 잊고 있던 터라 도대체 어디서 누가 보낸 것인지 짐작할 도리가 없었다. 하지만 무턱대고 익명으로 처리하자니 애써 보내 주신 분에 대한 도리가 아니었다.

마침내 담당자가 상담일지를 뒤적여 연락처를 찾아 전화를 하자 박씨는 놀라서 펄쩍 뛰었다.

“아니 어떻게 알고 전화를 했소? 까짓 얼마나 된다고 사람을 부끄럽게......”

그는 한 때 실직자였는데 지금은 아파트 경비를 하면서 농사를 지어 여섯 식구를 부양한다고 했다.

“쌀은 우리나라 사람이면 누구나 먹는 양식 아닙니까? 얼마 되지는 않지만 노인이건 굶은 사람이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것 같아서 보냈습니다.”

재단 사무실로 울산발 멸치 한 상자가 도착한 것도 그 즈음이었다. 울산의 어느 포구에서 커피 행상을 한다는 박음전 씨가 보낸 선물이었다. 우선 줄 것이 그것밖에 없으니 혹시라도 쓸모가 있으면 사용해 달라는 수줍은 부탁과 함께.』

이것은 ‘아름다운재단’의 박원순 상임이사가 쓴 ‘성공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습관, 나눔’에 나오는 나눔의 많은 사례 중 두 가지입니다. 저는 반 가마의 쌀의 가치를 잘 모릅니다. 그러나 자신이 손수 지은 쌀이 무척 소중한 것이라는 점은 압니다. 저는 커피 몇 잔을 팔아야 멸치 한 상자를 살 수 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고생하여 번 돈으로 어려운 이들을 도우려는 마음에서 꽃보다 아름답고 햇살처럼 따뜻한 마음을 봅니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얼마 안 있어 ‘아름다운재단’의 프로그램 중 하나인 ‘나눔의 가게’에 참여하기 위해 찾아온 최숙자 씨가 박영준 씨의 쌀을 구입했습니다. 그녀는 서울 강남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그 쌀을 사서 설 연휴 3일 동안 노숙자와 실업자,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무료로 떡국을 대접했다고 합니다. 아름다운재단에서는 박영준 씨와 박음전 씨의 마음을 살려 실직자를 위한 ‘멸치 한 상자’ 기금을 만들었습니다. 기금의 종잣돈은 울산에서 온 멸치 한 상자와 가평에서 온 쌀 반가마를 판 돈이었습니다. 나눔은 나눔으로 연결되며 확장합니다. 이것이 나눔의 힘입니다.

저는 이 글을 5월 19일 금요일에 쓰고 있습니다. 내일과 모레에는 세 번째 ‘꿈벗 동문회’가 있습니다. ‘꿈벗 동문회’는 ‘내꿈의 첫 페이지’ 프로그램의 참석자들이 모여 즐기고 마음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저는 이 모임을 무척이나 기다려왔습니다. 그 자리에서 무엇을 나눌 수 있을지 고민해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나눌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닙니다. 제가 나눌 수 있는 것이 적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나는 고민을 나눌 수 있고 꿈을 나눌 수 있고 마음을 전할 수 있습니다. ‘미래의 아름다운 풍광’ 하나를 이뤄낸 꿈벗에게 박수를 쳐줄 두 손도 갖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22일에 이 글을 받아보시게 될 겁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아직 오지 않은 ‘꿈벗 동문회’를 이렇게 ‘회고’해 봅니다. 제 예측이 얼마나 맞을지 궁금합니다.

“우리는 반갑게 만났다. 나는 몇 명의 꿈벗을 안았다. 그렇게 하고 싶었다. 나는 여러 꿈벗과 술을 마셨고 대화를 나눴다. 이번에도 나는 오바했다. 술과 말과 행동 모두 그랬다. 넘치는 마음을 표현하는 법이 그렇게 나는 서툴다. 꿈벗들은 자신의 성과와 고민을 이야기했다. 우리는 들어주었고 격려해주었다. 몇몇은 도와주었다. 아름다운 풍광 하나를 일궈낸 꿈벗을 축하했다. 우리는 박수치며 좋아했다. 우리는 서로의 꿈이 이렇게 익어가서 그와 그녀에 의해 꽃 필 것을 바랐다. 헤어져야 하는 순간 우리는 쉽게 헤어지지 못했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과 마음, 그리고 마주 잡은 손이 그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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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이
2006.05.22 12:35:09 *.208.4.67
승완님, 주체적으로 살고픈 의지와 배당받은 의무와 책임은 곧잘 힘겨루기를 합니다. 맞붙어 참패할 때가 더 많습니다. 이렇듯 '내면의 나'와
'생활속의 나'는 갈등과 혼란의 터널안에서 방향감각을 상실할 때가
많습니다.

매번 컴컴한 그곳에서 다시 일어나 출구를 향해 걸어 나올수 있음은 다름 아닌 승완님이 속한 변화경영연구소에서 보내주시는 여러 선생님들
의 고마운 편지들이 안내자 역할을 해주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물질보다 정신의 지지가 더 절실할 때가 있답니다.

승완님은 변화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변화의 그 단서를 이지적인 글로서 '나눔'을 이미 실행하는 사람입니다.

승완님, 행복할 때 그 행복을 미처 깨닫지 못해 누리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는 마세요. 승완님과 더불어 동반하는 꿈벗들이 있어 포옹할 수 있는 지금의 현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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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기원
2006.05.22 15:24:02 *.190.84.103
욕망과 원은 다르다고합니다.
원을 가지고 살아가는 삶을 사는 모습에 감동했고
꿈벗모임에서 또 잔잔한 감동을 충분히 안고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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