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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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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26일 07시 31분 등록



어머나, 내가 이런 것을 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는데! 제대로 되는 것 같아서 기운도 나고. 나의 내부에 고치를 만들 수 있는 재료가 들어 있다면 - 나비가 될 수 있는 자질도 어쩌면 있을 거야.”

- 트리나 폴러스, <꽃들에게 희망을> 중에서


Hope for the Flowers.png

그림 출처: https://www.hopefortheflowers.org/index.html


일주일에 세번, 벨리 댄스 학원 뿐만 아니라 한군데 더 가는 곳이 있었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꼭 들렀던 곳은 중앙공원. 제가 사는 시에서 가장 큰 시민공원 입니다. 수업을 마치고 공원에 도착하는 시간은 저녁 820분 쯤이었는데요. 한낮의 열기가 가라 앉아 시원하고, 저녁을 먹고나서 드라마 시작할 때까지 한시간 반쯤 여유가 있는운동하기에 딱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덕분에 공원은 다양한 운동을 하는 사람들로 북적였지요. 저는 주로 공원 둘레를 따라 빨리 걷기를 했습니다. 한 바퀴를 걸으면 1.5킬로미터쯤 됐는데요. 최소 세바퀴에서 많이 걷는 날은 여섯 바퀴까지도 걸었으니 공원만 9킬로미터를 걸었습니다. 집에서 학원을 왔다갔다한 것까지 더하면 12킬로미터 정도를 걸었네요.

벨리 댄스에 빨리 걷기, 집에서는 덤벨을 이용해 근력 운동까지, 많게는 하루에 여섯 시간 정도를 운동하는 날도 있었는데요. 이렇게 중독에 가까울 정도로 열심히 운동했던 이유는 6개월 간의 여행에서 찐 살을 빼기 위해서 였습니다. [알로하의 맛있는 편지]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유럽과 모로코를 여행하는 동안 빵, 치즈, 와인을 너무 맛있게 먹느라, 몸무게가 10kg 정도가 늘어서 왔거든요. ^^ 몸은 정말 정직했고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두 달 쯤 지나니까 7~8kg이 금방 빠졌습니다. 나머지도 한달만 더 하면 빠질 거라 생각했는데요. 2~3kg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이미 하루에 12킬로미터를 걷고 여섯 시간을 운동하는데 쓰고 있었기 때문에 운동하는 시간을 늘이기는 힘들었습니다. 아무리 백수라고 해도 다른 할 일이 있었으니까요. 그렇다고 식사량을 줄이는 것도 더이상은 불가능했습니다. 이미 딱 굶어 죽지않을 만큼만 먹고 있었거든요. 한참을 궁리 끝에 찾은 방법은 운동의 강도를 높이는 것이었습니다. 강도를 높이는 게 가능한 운동은 걷기 밖에 없었습니다. 조금 더 찾아보니 달리기가 걷기보다 거의 두배 가까이 칼로리 소모가 높다고 하네요.


그래, 이거야. 오늘부터 달리는 거야.”

유레카를 외쳤지만 솔직히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20년이 넘도록 운동화를 신고 달려본 적이 한번도 없었거든요. 학교에 다닐 때도 체육시간이 그 중에서도 달리기가 제일 싫었고요. 졸업 후에는 차라리 지각하고 말지, 버스를 타거나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뛴 적이 없었을 정도로 달리기와 저는 상극이었습니다. 그런데 단지 살을 빼기 위해 달리기를 하다니그깟 2~3 킬로그램 안 빼도 충분히 날씬한 것 같은데

하지만 하고 싶었습니다. 아니 꼭 해야 했습니다. 뭐라도 해야만 살 것 같았던 그 때. 예전의 몸무게로 돌아간다는 건 어쩌면 핑계일 뿐, 벨리 댄스와 달리기를 하며, 뭔가 하고 있다는, 삶의 이유를 찾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날 저녁, 벨리 수업을 마치고 820분쯤 공원에 도착했습니다. 숨을 가다듬고 천천히 달려봤습니다. 천천히 뛰니 뛸 만 하더군요. 그동안 빠르게 걷기를 하며 익숙해졌고 체력도 늘었나 봅니다. 오래 가지는 않았습니다. 300 미터쯤 뛰었던 것 같네요. 그래도 20여 년 만에 처음 뛴 것 치고는 잘 뛰었습니다. 스스로를 칭찬해주며 나머지는 걸었습니다. 다음 번에는 100미터를 더 뛰었습니다. 또 다음에는 200미터를 더 뛰었고요. 조금씩 늘리다 보니 어느새 1킬로미터도 쉬지 않고 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달리는 게 점점 재미있어졌습니다. 달리기가 재미있다니정말 오래 살고 볼 일 입니다. 이제 월, , 금 벨리 수업을 마치고 뿐만 아니라 학원을 가지 않는 날도 공원에 나가서 달리게 되었습니다.

달리기를 시작한 지 2주쯤 지나서였던 것 같습니다. 수업을 마치자 마자 열심히 공원으로 가는데 뭔가 펄럭이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10회 복사골 마라톤 대회. 9XX

한 달 정도 뒤에 집 근처에서 있는 마라톤 대회를 알리는 현수막이었습니다. 마라톤이라지만 당시 대회는 5킬로미터와 10킬로미터 밖에 없었네요. 전날 겨우 2킬로미터 밖에 못 뛰었지만 어쩐지 5킬로미터 정도라면 할 수 있을 것도 같았습니다. 지금처럼 뛰는 거리를 조금씩 늘이다 보면 한 달 안에 5킬로미터를 더 뛰는 건 가능하지 않을까요? 아니 계속 뛰기 위해서는 뭔가 목표가 있어야 하는데 딱 맞는 목표인 것 같았습니다. 그날 집에 가서 바로 신청했습니다. 물론 전날보다 200미터를 더 뛴 다음에 말이지요.


오늘은 벨리 댄스로 인해 확장된 다른 운동, 달리기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이야기 나눴습니다. 대회에 참가한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이어가겠습니다.

장마가 끝난 걸까요? 오랜만에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어서 기분 좋은 주말입니다.

이번 주도 행복한 한 주 보내세요. ^^


 



--- 변경연에서 알립니다 ---


1. [출간소식] 『오티움』 문요한 저
 '
오티움ótĭum'은 라틴어로 '내 영혼을 기쁘게 하는 능동적 휴식'을 말합니다저자는 몇년 간운동, , 공예, 사진, 글쓰기, 그림, 가드닝, 악기연주, 명상, 봉사 등 능동적 여가활동을 즐기는 약 40 여명의 사람들을 심층인터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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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력自力의 기쁨' , 오티움으로 사는 건강한 이들은 자기세계로 초대합니다

http://www.bhgoo.com/2011/861866


2. [출간소식] "인생에 답이 필요할 때 최고의 명언을 만나다" 김달국 저
'
에머슨, 쇼펜하우어, 니체, 틱낫한, 안셀름 그륀, 발타자르 그라시안, 오쇼 라즈니쉬, 크리슈나무르티, 칼릴 지브란, 톨스토이' 삶의 길을 찾기 위해 철학자, 사상가, 종교인 등 10인의 스승을 만나다작가의 해석과 삶의 지혜를 덧붙인 167개의 보물을 담고 있다. 너무 짧지 않은 글에 진지한 생각거리와 깊은 지혜가 담겨 있어 곁에 두고 읽기 좋은 책입니다


http://www.bhgoo.com/2011/861692#2


3. [프로그램] '내 인생의 첫 책쓰기' 18기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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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동안 책쓰기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오병곤 연구원이, 하반기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인생 반전을 위한 6개월의 책 쓰기 프로젝트>라는 부제로 운영됩니다. 제대로 글을 써보고 싶거나 좋은 책을 출간해보고 싶은 분이라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를 클릭해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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