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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2일 10시 48분 등록


아무도 늘 이길 수만은 없다. 인생의 고속도로 위에서 추월차선에만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 무라카미 하루키


Tap here for power.jpg

그림 출처: http://www.nyculturebeat.com/index.php?document_srl=3340870&mid=FunNY

 

어머나, 내가 이런 것을 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는데!”

나비가 되기 위해 상상도 못했던 일을 시작하는 애벌레의 말이었지요. 가끔이긴 하지만 제가 스스로에게 하는 최고의 칭찬이기도 합니다. 마지막 3kg을 빼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지만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솔직히 며칠이나 할까 싶었습니다. 그저 벨리 댄스를 끝내고 공원에 들러 조금이라도 운동하는 루틴을 만들자는 생각이었지요.

10회 복사골 마라톤 대회. 9 XX라고 쓰여진 현수막을 봤을 때도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대회에 참가하려면 최소 5킬로미터는 뛰어야 하는데 그때 저는 2킬로미터 밖에 못 뛰었으니까요. 물론 2킬로미터도 장족의 발전이기는 했습니다. 그날 공원을 한 바퀴 돌 때마다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 우리 동네에서도 마라톤 대회를 하네, 9년이나 했던 건데 왜 한번도 못 들어봤지.’

저런 건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하는거야. 마라톤이라니… 2킬로미터 뛰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5킬로미터도 있네. 나도 조금만 더 하면 할 수 있겠는데정신 차려!’

아니야. 나도 할 수 있을 거야. 다 못 뛰면 어때. 저걸 목표로 삼으면 매일 연습할 수 있지 않을까?’


뛰면서 현수막을 볼 때는 5킬로미터를 뛰는 것조차 미친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걸으면서 보니 할 수 있을 것도 같았습니다. 무엇보다도 뛰다가 못 뛰겠으면 쿨~하게 포기하고 걸어서 들어오면 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가벼웠지요. 그날 집에 돌아와서 진짜로 신청했습니다. 이제 그냥 뛰는게 아니라 목표가 생겼습니다. 한달 뒤니까 매일 100미터 씩 늘리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산술적으로는 그랬습니다. 그날 이후 벨리 댄스 수업을 마치고 공원에 들르는 일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목표를 이루는 과정이 되었습니다. 구체적인 목표가 생겼고, 하루하루 목표에 가까워지는 게 재미있었습니다. 이제 수업이 없는 날에도 그 시간이 되면 공원에 나가 달리기를 했네요. 그런데 너무 쉽게 이루면 재미가 없어서 그랬을까요? 저의 꿈에도 장애물이 생겼습니다. 매일 뛰는 건 무리였나 봅니다. 너무 열심히 뛰었는지 몸살이 났고 1주일 넘게 쉴 수 밖에 없었네요. 몸이 회복된 뒤 다시 뛰어보니 전에 하던 만큼은 할 수 있었지만 더 늘리기는 힘들었습니다. 대회 이틀 전에 겨우 4.5킬로미터를 뛰었습니다. 다음날은 대회 환경에 맞춰 보기 위해 아침에 뛰어보기로 했습니다. ‘그 때 5킬로미터를 뛰면 되겠지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지요.

대회 전날, 처음으로 아침에 나갔습니다.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운동복 화보라도 찍듯이 예쁘게 뛰려고 했는데요. 계획은 계획일 뿐, 200미터쯤 뛰고 나자 배가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참고 뛰려고 했지만 점점 더 심해져서 도저히 계속 뛸 수가 없었습니다. 조금 더 하다는 쓰러질 것 같아서 그만두었네요.

왜 이러지? 내일 뛸 수는 있을까?’ 걱정됐는데, 알고 보니 전날 밤에 뛴 피로가 가시기도 전에 다시 뛰려고 해서 그랬던 거더군요. 그날 밤에 5킬로미터를 완주해보려던 연습계획은 취소했습니다. 그랬더라면 첫 대회에서 완주는 커녕 100미터 정도 뛰고 쓰러졌을지도 모르겠네요.

다음날 아침, 드디어 대회날이 왔습니다. 누가 보면 풀코스 마라톤이라도 뛰는 것처럼 초콜렛과 바나나, 물 등의 간식을 준비했습니다. 아침은 탄수화물로 먹어야 힘이 난다고 해서 달달한 팥이 잔뜩 들어간 단팥빵으로 먹었고요. 모든 준비를 마치고 대회장소로 가는 길. 지하철로 두 정거장의 길을 가는 내내 설레고 긴장되었습니다. 대회장이었던 종합운동장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성인뿐 아니라 청소년과 어린이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유모차를 끌고 온 엄마, 아빠들도 있더군요. 저만 몰랐을 뿐 많은 사람들이 가족이나 동호회 회원과 함께 또는 홀로 달리기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지루한 대회 의식과 축하 인사, 준비운동까지 끝나고 드디어 대회가 시작되었습니다. 10킬로미터 참가자가 먼저 뛰고, 5킬로미터 참가자들이 그 다음으로 출발했습니다. 다행히도 배는 아프지 않았습니다. 평소라면 차가 가득할 도로 위를 뛰고 있다는 것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옆에서 뛰는 사람들과 함께 달리는 것도 좋았고요. 힘들어서 쳐지려는데 마침 응원단이 보였습니다. 그들의 격려를 듣는데 정말 힘이 나더군요. 신기하게도 다시 원래 속도로 뛸 수 있었습니다. 평소 응원의 필요성에 회의적이었는데 정말 효과가 있었습니다


어머나, 내가 이런 것을 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는데!’

달리는 내내 떠오른 말이었습니다. 정말 제가 평소 차로만 다니던 동네 곳곳을 뛰고 있을 줄은 몰랐으니까요. 이후 저에게 최고의 칭찬인 동시에 만트라(mantra) 같은 말이 되었습니다. 1년 후 벨리 댄스 공연에 참가하게 되었을 때, 1년후 벨리 댄스 대회 참가 제안을 받았을 때, 1년 후에 글을 쓰고 강의를 하게 되었을 때, 곧 첫 책을 내게 된 지금, 모두 이 말을 떠올립니다. 나비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애벌레처럼 저도 제 안의 새로운 나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지난 주와 이번주는 번외로 달리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다음주에는 원래 주제인 벨리 댄스로 돌아가겠습니다. 이번주도 행복한 한 주 보내세요. ^^




--- 변경연에서 알립니다 ---


1. [출간소식] 『박노진의 식당공부』 박노진 저
음식보다 마음을 파는 외식 경영 전문가 박노진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지 않는 외식업 데이터 경영 노하우의 모든 것을 공개한다. 위기시대의 식당 사장님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 주고 싶은 마음으로 썼다성공하는 식당들을 만들었던 박노진의 데이터 경영 강의 자료들을 정리해서 책으로 엮었다.

http://www.bhgoo.com/2011/862280#2


2. [출간소식] "언어의 유혹도명수 저
유혹하는 언어는 누구에게나 있고, 산다는 것은 자기만의 언어를 갖는 것. 자기만의 언어를 갖기 위해서는 자신을 유혹하는 언어를 찾아야 한다. 마음을 설레게 하고 가슴을 떨리게 하며 영혼을 끌리게 하는 언어가 바로 유혹하는 언어다. 이처럼 ‘유혹하는 언어’라는 개념을 상정하고, 저자 자신이 직접 사전을 뒤져가며 찾아낸 말들을 엮어 내놓았다






http://www.bhgoo.com/2011/862209#3


3. [출간소식] 『오티움』 문요한 저
 '
오티움ótĭum'은 라틴어로 '내 영혼을 기쁘게 하는 능동적 휴식'을 말합니다저자는 몇년 간 운동, , 공예, 사진, 글쓰기, 그림, 가드닝, 악기연주, 명상, 봉사 등 능동적 여가활동을 즐기는 약 40 여명의 사람들을 심층인터뷰했습니다.    
'
자력自力의 기쁨' , 오티움으로 사는 건강한 이들은 자기세계로 초대합니다

http://www.bhgoo.com/2011/861866


4. [출간소식] "인생에 답이 필요할 때 최고의 명언을 만나다" 김달국 저
'
에머슨, 쇼펜하우어, 니체, 틱낫한, 안셀름 그륀, 발타자르 그라시안, 오쇼 라즈니쉬, 크리슈나무르티, 칼릴 지브란, 톨스토이' 삶의 길을 찾기 위해 철학자, 사상가, 종교인 등 10인의 스승을 만나다작가의 해석과 삶의 지혜를 덧붙인 167개의 보물을 담고 있다. 너무 짧지 않은 글에 진지한 생각거리와 깊은 지혜가 담겨 있어 곁에 두고 읽기 좋은 책입니다

http://www.bhgoo.com/2011/8616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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