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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20일 08시 21분 등록


어느덧 마지막 공연의 마지막 순서만 남기고 있다알로하 실버벨리 무용단의 단장인 알로하가 그녀의 댄스 멘토진 애드먼(Jean Erdman)에게 헌사하는 공연이다. 1년전 이 곳 하와이에서 공연을 시작해서 1년간 전세계를 돌며 공연을 했다마지막 공연은 역시 진 애드먼이 있는 하와이특히 그녀의 115세 생일을 축하하는 공연이라 더욱 정성을 들였다.


알로하가 벨리 댄스를 시작한 건 15년 전처음에는 그저 뱃살을 좀 빼려고 시작했지만 빠지라는 뱃살은 안 빠지고그녀가 벨리 댄스에 푹 빠져버렸다아마도 평소에 안 쓰던 근육을 사용하면서 몸에 균형이 잡히고 유연성이 늘면서 거울 속의 자신의 모습이 점점 예뻐 보여서 였던 것 같다


- 알로하의 10대 풍광 중에서


Senior Dancers.jpg


출처: https://www.balletforadults.com/forever-ballet/



초급반 수강생들 사이에서 워너비가 되자 학원 다니는 게 더욱 즐거워졌습니다. 이제는 저에게 직접 너무 잘한다며 말을 걸거나, 이런 저런 걸 물어보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무심한 척 시크하게 대답을 했지만 사실 속으로는 뛸 듯이 기뻤지요. 드디어 저도 춤으로 누군가에게 선망의 대상이 된 겁니다. 열 살 때쯤 발레를 배우는 수미를 부러워했던 꼬마가 삼십 여년이 흐른 뒤에야 상황이 뒤바뀐 것이었지요.

하루하루 마냥 즐겁던 어느 날, 선생님은 저에게 강사가 되어볼 생각이 없냐고 물었습니다. 왜 없겠어요. 본격적으로 춤을 배울 때부터 가졌던 꿈 중의 하나가 노인 무용단을 조직해서 월드 투어를 하는 건데요. 즉 은퇴 후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있는 5, 60대 여성들을 대상으로 무용단을 만들어서 세계를 춤을 추며 여행하겠다는 것이지요. 월드 투어라니 거창해 보이지만 우리가 BTS도 아니고, 공연을 하며 돈을 벌려는 건 아닙니다. 사실 공연은 그저 핑계일 뿐, 함께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과 재미있게 놀고 싶은 겁니다. ^^

처음 이 학원에 왔던 날 벨리 댄스를 배우면서 뭘 하고 싶냐고 물었을 때, 말했던 제 꿈입니다. 3년도 더 지났는데 선생님은 저의 꿈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꿈이라고는 하지만 그냥 떠오르는 대로 답했던 거지, 실현 가능성을 염두에 뒀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 허황된 생각이 계속 머리속에 머물렀고, 10년 후를 그려 보는 10대 풍광에도 늘 등장했습니다. 아니 10대 풍광으로 쓰면서 더욱 구체화되었고, 이루고 싶다는 생각도 점점 커졌지요. 하지만 그 때 제 실력에, 차마 입 밖으로 내기가 민망해서 그냥 꿈만 꾸고 있었는데요. 선생님이 저에게 먼저 지도자 과정을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하는 거였습니다.

바로 오케이 하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누구를 가르칠 실력은 안 되는 것 같아서 망설여졌습니다. 적지 않은 비용에 6개월이라는 시간도 부담스러웠지요. 제 마음을 읽은 선생님이 말했습니다.

강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 중에 하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저렇게 되고 싶다는 선망의 대상이 되는 거예요. 춤을 잘 추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건데, 회원님은 그런 사람이에요.”

그 말에 홀딱 넘어가서 그 다음주부터 시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노인 무용단을 만들어서 월드 투어를 하겠다는 망상이 어쩌면 실현될 수도 있는 꿈이 되었습니다.


2020년도 열흘 정도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시간이 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 없던 해였지요. 한편으로는 송년회 등의 모임이 취소되면서 차분하게 한해를 정리하고 내년을 준비할 시간을 갖게 되는 좋은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주와 그 다음주는 각각 크리스마스와 11일 휴일로 <알로하의 두번째 편지>는 쉬겠습니다. 휴식 후에 더 좋은 글로 인사 드리겠습니다.

이번주도 건강하고 행복한 한 주 보내세요. ^^


 


[출간소식] 『인문학으로 맛보다 와인, 치즈, 빵』 이수정 저 


"와인 마시고 치즈 먹을 때 무슨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 이 책은 와인, 치즈, 빵에 대한 전문 서적이 아니다. 미식 테이블이 낯선 당신을 위한가벼운 마음으로 읽는 이야기 책, 읽고 나면 와인, 치즈, 빵이 조금 더 편안하게 다가오는 바로 그런 책이다. 이 책 한 권으로 당신은 식탁 위의 재미있는 이야기꾼이 될지도 모른다.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notice&document_srl=864496


 


[출간소식] "서른 다섯, 출근하기 싫어졌습니다" 유재경 저 


서른다섯, 누구보다 열심히 일해온 직장생활 5~10년차. 이제 열심히만 하는 걸로는 나아지지 않는다. 회사생활 2라운드가 시작되는 시기. 때려치지 않고, 권태기에 빠지지 않고, 나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책에는 몸과 마음을 관리하며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처방이 가득하다. 일과 삶에서 원하는 것을 이루고 싶다면 저자의 처방을 따라가보자.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notice&document_srl=864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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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1 12:46:42 *.134.131.135

모든  꿈과 소망은 열정과 의지를 가진 사람들에 의해서 현실이 되었습니다.

알로하님 또한 그 한 일원이 될 것임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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