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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13일 23시 32분 등록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부모라면 내심 내 아이가 서울대에 입학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한두 번은 해 보았을 것입니다. 저도 12, 8살 두 딸을 둔 아빠지만 벌써부터 내 딸들이 서울대에 간다면 어떨까? 라는 상상을 해 본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많은 부모들은 자녀가 서울대에 입학한다는 사실은 어쩌면 사회에서 인정받고 성공할 확률이 높아 질 것이라고 인지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서울대에 입학한 학생들은 어떤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일까요


SBS 스페셜 바짓바람 시대 – 1등 아빠의 조건이란 방송에서 서울대 재학생 수능 만점자 1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는데요. 수능 만점자들의 공통점은 자기 주도 전문가들이란 사실이었습니다. 그들은 자기들만의 고유한 공부 방법을 스스로 터득한 자기 주도 학습의 전문가들이었습니다. 한 과목당 20분을 공부하니 집중력이 흐트러지기에 20분 공부 후 자세를 바꾸거나 과목을 바꾸어 공부하는 자기만의 공부 방법을 찾아 낸 친구도 있었고, 심지어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수면 시간마저도 몇 시에 자고 몇 시에 일어나면 좋은지 여러 번의 테스트를 통해 찾아 낸 친구도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수능 만점자들은 어떻게 자기 주도 학습의 전문가가 될 수 있었을까요? 먼저 자기 주도 전문가가 아직은 아니지만 노력하고 있는 아이부터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중학교 3학년인 남자 학생은 아버지가 치과의사입니다. 아버지는 오후 9시에 퇴근하는데 퇴근 하기 전에 미리 아들에게 영어와 수학 문제를 미리 풀어 보게 한 다음 집에 도착해서 밤 9시부터 11시까지 약 2시간 동안 함께 문제를 풀면서 가르치고 학습 계획도 짜 주고 공부 방법에 대한 코칭까지 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 뜻대로 아이들이 못 따라 오니 자주 아이들과 부딪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중학교 3학년 아들은 아버지의 이러한 열정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중학생 3학년 아들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진짜 하기 싫었죠그리고 잠시 침묵한 뒤 말을 이어 나갔습니다. “공부를 시키는 아빠를 나쁘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공부로 인해서 저한테 화를 내시는 아빠가 싫었던 것 같아요하나라도 더 늦기 전에 가르치려는 아빠와 그걸 받아 들이는 중학교 3학년 아들 사이에는 믿음과 자기 주도성이 있다기 보다는 강제성이 더 커 보입니다


이번에는 다른 아버지 한 명을 만나 보겠습니다. 2014년 대학 수학 능력 시험 만점자인 원 유석 군은 자신을 성장시킨 아버지의 교육 철학에 대하여 소개했는데요. 그의 부모님은 고등학교 졸업장이 학력의 전부입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건설현장 노동자입니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원 유석 군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어떻게 공부하라는 구체적인 공부 방법을 가르치지는 못했지만 최소한 아들과 함께 옆에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엄마 아빠와 함께 3명이서 책상에 앉아서 영어 사전을 하루 10페이지씩 한 단어를 10번씩 썼다고 합니다. 또한 아버지는 매일 같은 자리에서 책을 펼쳤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목적은 영어 단어를 암기하고 책의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버지는 어려운 공부를 하는 아이를 혼자 방치하지 않고 아들 옆에서 이해도 되지 않는 영어 단어를 10번씩 쓰고 어려운 책을 3번씩 읽으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의지를 보여 주기 위함이었습니다. 즉 아버지가 가르쳐 준 것은 성실한 삶의 태도와 좋은 습관이었습니다. 아버지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아이의 거울이 되어 주었습니다


아들도 어려서부터 부모님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직접 옆에서 보고 느끼면서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그런 부모님의 영향으로 원 유석 군이 학창 시절에 한 번도 빼 놓지 않고 실천한 것이 있었는데요. 그것은 바로 일일 시간 계획표를 짜고 그 계획을 100% 실천했다고 합니다. 앞에서 소개한 것처럼 서울대 재학생 160명의 수능 만점자들의 공통점은 자기 주도 전문가였습니다


그럼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하면 자기 주도 전문가가 될 수 있을까요? 소아과 의사인 김영훈 박사의 『시간 관리를 익히기 위한 6가지 전략』이란 칼럼에 아이들이 자기 주도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설명이 되어있어서 그대로 옮겨보겠습니다


"특히 시간 관리가 필요한데 시간 관리가 습관화 되지 않으면 자기주도 학습은 물 건너갔다고 볼 수 있다. 시간 관리를 잘하기 위하여 시간을 계획하고 기록하는 일이 필요하다​. 사실 초등학생들은 시간 개념이 없다. ​스스로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의 중요성과 계획의 중요성을 차근차근 반복적으로 알려주어야 한다​. ​시간 관리는 시간을 지배하는 것이다. 이것이 자기주도 학습의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그런데 위에서 사례로 소개한 것처럼, 아이를 자기 주도 전문가로 만들기 위해서 부모가 이미 중학교 3학년이 된 아들을 강제적으로 공부를 가르치고 학습 계획표를 짜 주고 코칭 해 준다고 해서 쉽게 형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제 딸 은율이는 현재 초등학교 5학년, 12살입니다. 아빠와 함께 아이 습관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한 나이가 8살부터였으니 벌서 4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아이 습관 만들기 프로젝트는 아빠인 제가 좋은 습관을 시작하고 은율이가 따라하기 시작하면서 태동이 되었습니다. 위 사례에서 소개했던 원 유석 군의 아버지가 아들 옆에서 함께 공부하고 포기하지 않는 성실한 삶의 태도를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준 것처럼 , 제가 나태하고 게으른 아빠에서 책을 읽고 좋은 습관을 실천하는 아빠로 변하니 딸도 기적처럼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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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평상시처럼 책을 읽고 난 후 습관처럼 감동받은 문장을 메모하고 있었는데요. 제 메모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딸이 아빠처럼 예쁜 메모 노트를 만들고 싶다며 읽고 있던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제자라는 단어를 골라 노트에 적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저와 함께 사전을 찾아제자라는 뜻을 알아 본 후 제자와 관련된 예문까지 적어 놓았습니다. 그런 다음, 노트 표지에아빠는 노트 선생님이라고 또박또박 직접 써놓았습니다.  


이 한 권의 노트는 아빠와 함께하는아이 습관 만들기프로젝트의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그 이후 지금까지 약 4년 동안 은율이는 자기 스스로 일주일 동안의 습관 계획을 세우고 습관 실천할 시간까지 미리 세워 놓습니다. 일주일 동안 요일 별로 학교 수업이 끝나는 시간과 학원 수업, 친구와의 약속 또는 생일 파티, 집안의 대소사, 여행 등 개인의 일정을 감안하여 어떤 요일에 어떤 습관을 몇 시에 실천할 것인지 미리 정해 놓음으로써 자기 주도적으로 시간을 관리하고 좋은 습관을 실천해 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스스로 계획을 세우면 좋은 점은 바로 책임감도 커져서 성공률도 높아지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며칠 전에는 집안 행사로 화요일에 가는 수학 학원을 빠져야 하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서 화요일에 못 가게 되었으니 월요일이나 수요일에 학원 보강 수업이 몇 시에 있는지 스스로 알려달라고 하고 보강 수업을 들었습니다. 이렇게 어려서부터 우리 소중한 아이가 시간을 관리하고 자기 주도 전문가가로 성장하는 방법은 습관이 최적의 솔루션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심리학자이며 콜롬비아 대학의 NCCF(National Center for Children and Families) 조사 연구원이었던, 마고 가드너(Margo Gardner)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2년 동안 포기하지 않고 어떤 활동에 참여한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대학에 입학할 확률이 97%나 높으며, 대학을 중도 포기하지 않고 완수할 확률은 179%나 높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무언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2년 이상 지속하는 아이들이 인생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어려서부터 좋은 습관을 실천하는 아이들은 스스로 약속을 지키는 아이, 포기하지 않은 아이로 성장해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삶의 단단한 루틴을 만들어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루틴이 만들어진 사람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쉽게 무너지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인생은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더 혼란스럽고 경쟁도 치열하여 홀로 험난한 세상에서 자립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고단한 일이 될 것입니다. 이때 세상의 온갖 고난과 불확실한 미래에 당당히 맞서고 쉽게 무너지지 않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꼭 필요한 삶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좋은 습관을 형성하도록 만들어 주어야 하는데요. 원 유석 군이 어려서부터 아버지가 성실히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직접 보고 느끼면서 시간관리 및 자기 주도 전문가가 된 것처럼, 부모가 먼저 솔선수범하여 좋은 습관을 실천해야 아이들도 부모의 모습을 보고 따라 합니다


다시 정리하면, 서울대 수능 만점자들의 공통점은 자기 주도 전문가들입니다. 그리고 자기 주도 학습의 훌륭한 출발점은 시간 관리 능력이며, 시간 관리 능력은 매일 해야 할 일을 미리 계획하고 계획한 시간에 맞추어 실천하면서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차근차근 습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내 아이가 주도적인 전문가로 성장하길 원하는 엄마 아빠라면, 늦기 전에 어려서부터 아이가 좋은 습관을 실천하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아이가 좋은 습관을 실천하는 최적의 방법은 바로 부모가 먼저 좋은 습관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부모의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부모는 간절히 원합니다. 이렇게 혼란스럽고 하나도 괜찮지 않은 불안한 세상 속에서도 우리 아이가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한 삶을 살기를 말이지요. 이 소원이 현실이 되는 기적의 첫 단추는 바로 부모인 엄마 아빠가 먼저 좋은 습관을 늦기 전에 빨리 실천해야 한다는 냉정한 진실입니다


당신은 어떤 좋은 습관이 있습니까


당신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망설임 없이 말할 수 있습니까? 적어도 제 글을 읽고 있는 당신만이라도 내 소중한 아이의 미래와 행복을 위해서 더 이상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뒤로 미루거나 회피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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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4 01:58:24 *.134.201.214

전 45년간 같은 길을 걸었습니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그리고 온갖 생각을 하며, 온 몸과 마음으로 살아 왔네요 ! 
학자들은 인지 영역과 기능 영역과는 달리 태도와 정서영역의 발달은 교수자의 말이나 글의 언어적, 기능적 이해가 아닌 태도와 정서적 공감과 자발적 수용에 의해서 이루어진다고 봅니다. 특징이 바로 모방과 모델링입니다. 마치 존경이나 사랑이 강요나 이해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것처럼...
저의 방법도 간단했죠! 
'성실하게 훈련을하고 자기자신과 타인과의 약속을 지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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