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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1일 08시 05분 등록



춤은 모든 인간이 당연히 누려야할 권리입니다. 하지만 정식으로 춤을 배울 수 있는 건 소수에게만 허락된 특권입니다. 춤을 춘다는 건 너무나도 멋진 선물이자 재능입니다. 선물을 주신, 그리고 댄서가 될 꿈을 키우게 해준 부모님에게 진심으로 감사해야 합니다.

- 레인 프란시스 (춤을 추게 만드는 부모에게 감사해야 할 11가지 이유 중에서)



Dance mom.jpg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4%EB%AF%B8%EC%A7%80/mother-daughter-ballet?mediatype=photography&phrase=mother%20daughter%20ballet&sort=mostpopular



두 번의 공연을 하면서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과 그들의 엄마들과도 안면을 트고 인사를 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다들 예쁘고 귀여웠지만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아홉 살의 혜진이도 눈에 띄는 아이 중의 하나였지요. 사실 처음에 혜진이를 봤을 때는 춤을 추는 아이라는 생각이 안 들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큰 덩치 때문이었는데요. 1년 넘게 벨리 댄스를 배웠으면서도 여전히 그런 편견이 있었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혜진이가 예쁜 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춤을 추면서 화려한 옷을 입고 화장을 하는 등 예쁘게 꾸미는 일이 많다 보니, 대부분의 아이들이 일상에서도 예쁜 옷을 입으려 하고 예쁜 척을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에 비해 평소의 혜진이는 옷도 머리도 표정도 수수해서, 춤에 별로 흥미가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공연 당일에도 혜진이는 화려한 옷을 입고 있었지만 여전히 뚱한 표정이었습니다.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하는 건 아닌지, 저러다 안 한다고 우는 건 아닐지 걱정되었는데요.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무대 위에서 혜진이는 완전히 다른 아이가 되었습니다. 며칠을 연습해도 안 돼서 절망했던 안무를 혜진이는 너무도 쉽고 예쁘게 하고 있었습니다. 흥미 없는 것처럼 시크해 보이던 표정의 얼굴이 무대위에서는 도도하고 새침한 댄서처럼 보였습니다. 아홉 살 아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지요.

알고 보니 혜진이는 여섯 살 때부터 춤을 배운 한참 선배였습니다. 그것도 원래는 다섯 살 때부터 시작하려고 했다네요. 혜진이 엄마는 다섯 살 꼬마였던 혜진이의 손을 잡고 학원에 왔다고 합니다. 아직 말도 제대로 못하는 아이를 가르칠 자신이 없었던 선생님은 말이라도 잘 하게 되면 보자며 돌려보냈답니다. 진짜로 1년 후에 유치원에 다니게 되자 엄마는 다시 혜진이를 데리고 왔다고 합니다. 이제 어느 정도 말이 통하게 되자 선생님은 혜진이를 가르치게 되었고요.

 

혜진이 엄마는 왜 말도 잘 못하는 아이에게 춤을 가르치려고 했을까요? 아직 20대인 젊은 혜진 엄마의 꿈은 발레리나였다고 합니다. 발레리나가 되기 위해 준비하던 중에 의도치 않게 혜진이를 임신했고, 발레리나의 꿈은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하네요. 얼마 후 태어난 혜진이는 사랑스러운 아기였지만 그만큼 밉기도 했답니다. 자신이 꿈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원인이 혜진이라 생각했다네요. 그래서 꿈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과 좌절감을 모두 혜진이에게 풀었다고 합니다. 혜진이는 표정이 어둡고 우울한 어린이가 되었지요. 어느 날 거울 속 자신의 불행한 모습과 혜진이의 불행한 모습이 똑같아 보이자, 안 되겠다며 말도 못하는 혜진이를 무용학원으로 끌로 갔던 것이지요.

여섯 살의 혜진이는 유치부가 없어서 초등학생 언니들과 같이 수업을 받았습니다. 수줍어서 말도 못하고 언니들과 어울리지도 못했지만 금방 따라잡았다고 합니다. 역시 엄마의 DNA를 물려받은 것이겠지요. 혜진이가 배우는 걸 지켜만 보던 엄마도 곧 성인반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혜진이를 집에서 연습시키기 위해서 직접 배우는 거라고 했지만 곧 엄마가 더 좋아했습니다. 엄마가 즐거워지니 혜진이도 즐거워졌겠지요. 공연 연습도 해서 엄마와 딸이 같이 무대에 서는 건가 했는데 아쉽게도 둘째를 임신하는 바람에 곧 그만뒀다네요. 하지만 6년전만큼 절망스럽지도 아기가 밉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그 둘째가 아직 아기라 다시 시작은 못했지만 꼭 다시 하겠다고 합니다.

조만간 엄마와 딸의 무대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변경연에서 알립니다 ---

 

[출간소식] 『돈의 흐름을 읽는 습관』 양재우 저
20
가지 경제 공부법, 경제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다. 경제 공부야말로 습관적으로 들여다보고 매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이런 방법으로 알곡을 모은 20가지 경제 공부법을 저자는 제안한다자신만의 경제 공부법을 터득한 저자의 통찰이 빛난다

http://www.bhgoo.com/2011/863587


[출간소식] "CEO를 위한 Tax Talk" 박중환 저 

세금만 잘 알아도, 당신은 성공한 CEO가 될 수 있다! 세금 이야기는 언제나 화두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한 기업을 이끌어가는 CEO라면, 세금에 대한 고민을 피해갈 수 없다. 피할 수 없는 세금이라면 조금이라도 합리적으로 절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는 않을까? 저자의 해법을 따라가면 길이 보인다

http://www.bhgoo.com/2011/863572







IP *.226.157.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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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01 13:42:58 *.133.149.97

전 제 자신의 노력과 성과와는 무관하게 기회마저 주어지지 않아서 불가능한 목표 즉 꿈을  꾸게 되었네요.  그게 벌써 38년이 되어가네요. 그 꿈 (목표) 때문에 아프고  힘들었지만 그 꿈 때문에 기쁘고 견딜 수 있었네요, 아직도 꿈을 꿈니다. 오늘도 그 꿈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해야만 할 일들을 하고 있네요,  그리고  살아있는 동안에는 그 꿈은 계속될 겁니다.  왜냐면 내가 절대로 포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No matter what happens, I won't give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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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02 16:34:35 *.226.157.137

딸을 통해서라도 꿈을 이루고 싶은 마음이 느껴져 좀 애잔했었어요.

이제는 발레리나가 되는 게 아닌 다른 꿈을 꾸고 있으니 다행이라고 할까요. ^^


멋진 답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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