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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9일 10시 22분 등록


 

벨리 댄스는 순간에 살아있는경험을 할 수 있는 강한 정신적 육체적 구성요소를 갖고 있습니다. 이는 정신의 체현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 마리카 티거만(Marika Tiggemann)

 

Various body types.jpg

그림 출처: https://www.sahinabellydance.com/classes.html


일주일에 세 번 가는 학원에서 저는 가장 나이가 어린 학생이었습니다. 고등학생 한 명만 제외하고 말이지요. 40대 중반을 넘은 중년에 대부분 두 명 이상을 출산한 엄마들인 만큼 두툼하고 물렁한 뱃살을 기본으로 갖고 있었습니다. 반면에 하루에 4~6 시간, 그 중에서도 두시간 가량은 근육 운동을 하던 저는 뱃살이 거의 없었습니다. 오히려 조금씩 복근을 만들고 있던 중이었지요.

벨리 댄스를 배우는 동안 학생들은 웬만하면 배가 보이는 연습복을 입거나 평상복을 입더라도 옷을 걷어서 배를 보이게 합니다. 동작을 제대로 하는지 선생님이 봐야 하고 또 스스로도 보면서 알아야 하기 때문이지요.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렇게 했는데요. 오직 저만은 한달이 지나도록 배를 가리는 운동복을 입고 수업에 참여했습니다. 처음 배우거나 20대의 젊은 사람들의 경우 배를 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들에게 배를 보이는게 민망하거나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두가지 모두 해당되지 않았습니다. 문화센터부터 치면 초급반만 1년 넘게 하고 있었고, 20대도 아니었지요. 게다가 약간의 복근도 있을 정도로 날씬한 배였는데요. 왜 그런지 아직은 가리고 싶었습니다. 몇 달만 더 열심히 근육 운동을 하고 살을 빼서 완벽한 복근은 갖춘 후에 멋지게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두둑한 뱃살을 보이는 건 그냥 아줌마들 특유의 뻔뻔함이라고 생각했지요

어느 날 답답했는지 선생님이 제발 좀 옷을 걷어보라고 말했습니다. 제가 동작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면서요. ‘아직 완성이 안 됐는데조금만 더 있으면 되는데…’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배를 보여줬습니다. 조금이라도 납작해 보이도록 힘을 잔뜩 준 채로 말이지요. 이미 문화센터에서 배울 때부터 웨이브 동작을 할 때 힘을 주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아는 것과 실제로 하는 것은 별개였습니다. 아니 아직도 춤보다는 예쁘게 보이는 게 더 중요했습니다. 빨리 초급을 벗어나 중급반으로 가고 멋지게 춤을 추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말입니다. 저의 벽을 깨기 위한 선생님의 조치는 호흡을 이용한 웨이브였습니다. 웨이브는 배의 힘을 이용해서, 즉 힘을 풀어 앞으로 나오게, 힘을 주어 들어가게 하는 방법이 있고요. 호흡을 이용해서도 할 수 있습니다. 초보가 하기에는 힘을 이용하는 것이 더 쉽지만 저는 그 방법이 통하지 않았기 때문에 호흡을 이용해서 하라는 것이었지요. 사실 앞으로 배우게 될 어려운 동작을 익히기 위해서는 호흡을 이용하는 것이 더 좋기도 합니다. 숨을 최대로 들이마시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배가 나오더군요. 숨을 내쉬면 다시 들어가고요. 그 전에도 시도했던 방법이지만 잘 못했었는데요. 달리기를 하며 호흡하는 방법을 연습했더니 그럭저럭 비슷한 형태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거봐요. 할 수 있잖아요. 앞으로는 연습복을 입고 자신의 배를 거울로 보면서 하세요

선생님의 칭찬(?)과 격려를 듣고 호흡을 이용해 연습했습니다. 거울을 보니 정말 그 전에 힘을 주며 억지로 하던 것과는 다르더군요. 이제야 웨이브 동작이 제대로 된다는 생각에, 볼록해지는 배가 더 이상 부끄럽지 않아졌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저도 다른 아줌마들처럼 배가 보이는 연습복을 입고 수업에 참석했고요.


호주 플린더스 대학교(Flinders University)의 마리카 티거만(Marika Tiggemann) 교수는 2014, 213명의 여자를 대상으로 자신의 몸에 대한 만족도와 몸에 대한 이미지에 대한 연구, 조사를 했습니다. 이 조사에서 자신의 몸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와 신체불만족, 자기 객관화 등의 항목에서 가장 좋은 점수를 준 그룹은 벨리 댄서들이었다고 합니다. *

그들은 현대 미디어에서 아름답다고 말하는 몸매, 즉 날씬하거나 마른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학원의 아줌마들과 비슷하게 두툼한 뱃살을 가진 사람들이었지요. 하지만 그들은 미디어에서 이상적이라고 칭송하는 마른 몸매의 발레리나들보다 훨씬 자신의 몸에 대한 만족도가 컸고 행복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왜 그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벨리 댄스는 동작을 예쁘게 하는 안무가 있는 춤이기도 하지만 호흡과 상체의 움직임에 집중해야 하는 운동입니다. 동시에 과 유연함을 조절할 줄 알아야하는 춤이기도 하지요. 즉 우리의 몸을 보고 들으며 소통해야 하는 춤입니다. 마치 요가와 비슷하지요. 이런 과정에서 몸에 대한 주인의식과 신뢰와 존경, 자기표현이 만들어지고 마침내 몸과 정신이 연결되어 자신의 몸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올라간다는 겁니다. 길고 어렵게 말했지만 결론은 날씬하고 근육이 있는 몸이 아니라 살이 있고 근육이 없더라도 호흡과 힘을 잘 이용한다면 예쁘게 춤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춤에 집중한다면 굳이 마르거나 날씬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뚱뚱해도 키가 작아도 마르거나 키가 커도 멋진 댄서가 될 수 있으니 자신의 몸을 사랑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지요.

당시에는 이 연구결과를 몰랐지만 저도 드디어 자연스럽게 몸과 소통을 시작하고 있었나 봅니다. 이제 더 이상 날씬해 보이기 위해서 힘을 주지도 배를 덥지도 않았거든요. 아줌마들은 뻔뻔했던 게 아니라 저절로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몸보다 머리가 먼저 이해해야 하는 저는 이 기사를 읽고 나서야 이해했지만요.

 

어제는 강의 때문에 전라북도 지역을 지났었는데요. 마치 물 속을 통과하는 것처럼 빗속을 지나왔습니다. 나중에 뉴스를 보니 제가 지나왔던 지역에 산사태 등 비 피해가 심했다고 합니다. 빨리 장마가 끝나기를 바라는데 이번주도 온통 비 소식이네요. 더이상 비 피해가 없길 기원합니다.

다음주는 광복절 휴일로 <알로하의 두번째 편지>는 한 주 쉬겠습니다.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한 한 주 보내세요. ^^



* 출처 – Medical Press: https://medicalxpress.com/news/2014-11-belly-body-image-satisfaction.html

 


--- 변경연에서 알립니다 ---

1. [출간소식] 『박노진의 식당공부』 박노진 저
음식보다 마음을 파는 외식 경영 전문가 박노진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지 않는 외식업 데이터 경영 노하우의 모든 것을 공개한다. 위기시대의 식당 사장님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 주고 싶은 마음으로 썼다성공하는 식당들을 만들었던 박노진의 데이터 경영 강의 자료들을 정리해서 책으로 엮었다.

http://www.bhgoo.com/2011/862280#2

 

2. [출간소식] "언어의 유혹도명수 저

유혹하는 언어는 누구에게나 있고, 산다는 것은 자기만의 언어를 갖는 것. 자기만의 언어를 갖기 위해서는 자신을 유혹하는 언어를 찾아야 한다. 마음을 설레게 하고 가슴을 떨리게 하며 영혼을 끌리게 하는 언어가 바로 유혹하는 언어다. 이처럼 ‘유혹하는 언어’라는 개념을 상정하고, 저자 자신이 직접 사전을 뒤져가며 찾아낸 말들을 엮어 내놓았다

http://www.bhgoo.com/2011/862209#3

 

3. [출간소식] 『오티움』 문요한 저
 '
오티움ótĭum'은 라틴어로 '내 영혼을 기쁘게 하는 능동적 휴식'을 말합니다저자는 몇년 간운동, , 공예, 사진, 글쓰기, 그림, 가드닝, 악기연주, 명상, 봉사 등 능동적 여가활동을 즐기는 약 40 여명의 사람들을 심층인터뷰했습니다.    
'
자력自力의 기쁨' , 오티움으로 사는 건강한 이들은 자기세계로 초대합니다

http://www.bhgoo.com/2011/861866

 

4. [출간소식] "인생에 답이 필요할 때 최고의 명언을 만나다" 김달국 저
'
에머슨, 쇼펜하우어, 니체, 틱낫한, 안셀름 그륀, 발타자르 그라시안, 오쇼 라즈니쉬, 크리슈나무르티, 칼릴 지브란, 톨스토이' 삶의 길을 찾기 위해 철학자, 사상가, 종교인 등 10인의 스승을 만나다작가의 해석과 삶의 지혜를 덧붙인 167개의 보물을 담고 있다. 너무 짧지 않은 글에 진지한 생각거리와 깊은 지혜가 담겨 있어 곁에 두고 읽기 좋은 책입니다

http://www.bhgoo.com/2011/8616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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