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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마음을

2006년 8월 4일 18시 03분 등록
1. 집으로

지난 판교신도시 1차분양 당첨자 발표일에 핸드폰 전화가 폭주했습니다. ‘축하합니다.’, ’언제 청약했어? 노하우가 뭐야? 몇평이야?’ 제 이름이 흔치 않은 이름인데 알고보니 동명이인이었습니다. 헛배 부른 느낌이었습니다. 며칠 전에 소위 말해서 뜨는 아파트로 이사한 친구의 집뜰이가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이라 이야기 꽃이 만발했고 그 정점에는 ‘도대체 이 집의 가치가 얼마만큼 올라갈 것인가?’에 대한 각자의 추측이 난무했습니다. 도대체 재테크에는 젬병인 제가 들어도 제법 그럴듯한 논리를 갖추며 이야기하는 걸 보면서 우리나라 사람처럼 집에 대해 이리도 관심과 애착이 많은 사람들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저에게는 집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라고 생각해봅니다. 제일 먼저 어머니가 즐겨 부르시던 노래가 생각났습니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 뿐이리. 내 나라 내 기쁨 길이 쉴 곳도 꽃피고 새 우는 집 내 집 뿐이리.’ 어머니는 마음이 어진 사람은 조그만 집에 살아도 행복한 법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저에게는 집이 house보다는 home의 의미로 먼저 다가옵니다. 분명 집을 돈으로만 따지는 세태는 통탄할 일입니다. 편안히 쉴 수 있는 따뜻한 보금자리의 집을 그려봅니다. 사랑이 느껴지면서 어떤 시련이 와도 능히 극복해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상쾌했습니다.


2. 마이너스 생산성 프로그래머

제가 하는 일은 IT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과 관련이 있습니다. 지난 3월부터 프로젝트를 하나 맡아서 진행해 왔는데 이제 본격적인 오픈을 앞두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팀원들이 밤늦게까지 고생하고 있습니다. 몸이 피곤하고 힘들지만 마음도 유쾌하지 못한 일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전에 다른 사람이 짠 프로그램을 대폭 수정하는 일입니다. 내가 하고 있는 일도 많은데 다른 사람이 짠 프로그램까지 손을 대는 건 생산성의 측면에서 보면 마이너스입니다. 결과적으로 그 사람을 뽑지 않는게 더 좋은 일일지도 모릅니다. 과연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다른 사람이 유익한 성과를 내는데 도움이 되는지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짜증을 유발하게 하는지 생각해 보게됩니다. 피터 드러커 옹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식근로자가 창출해 내는 생산물은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런 효용이 없다. 그것은 누군가 다른 사람이 자신의 일에 투입하여 새로운 생산물을 창출해 내는 데 이용되었을 때 비로소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

나는 진정 플러스 생산성을 만들어내는 사람인가요?


3. 휴식

물을 자주 드십시오. 신진대사도 좋아지고 변비,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물을 자주 마시는 가장 큰 이유는 볼일을 정기적으로 보게 된다는 점 때문입니다. 화장실에 가면서 잠시 쉬게 됩니다. 가끔 기천문 무예 동작도 하면서 몸을 이완시킵니다. 어떤 순간에도 멈춤과 충전이 필요합니다. 잠깐의 휴식은 하루를 싱싱하게 보내게 해줍니다.

물을 이용한 정기적인 휴식방법, 어떻습니까?


4. 단짝

동료의 자리 옆에 의자를 갖다 놓고 함께 컴퓨터를 보면서 서류를 검토했습니다. 워낙 일을 잘하고 재미있는 친구라 그런지 마음에 탁 붙는 직원입니다. ‘참 잘 맞는다. 어쩜 이리 나랑 생각이 비슷하냐?’는 생각이 들면서 순간 단짝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단짝이라… 생각해보면 초등학교 4학년 때 내 단짝은 착하고 이쁜 그녀였습니다. 제가 그녀를 아직까지 기억하는 이유는 위생검사 때문입니다. 그 당시에는 불결한 환경에 많이 노출이 된지라 정기적으로 선생님께서 손톱, 머리 등을 검사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제 머리에서 이가 나왔습니다. 선생님의 꾸지람에 너무나도 창피했습니다.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습니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점심을 먹게 되었습니다. 그때 제 짝은 저에게 ‘괜찮아. 그럴 수 있잖아. 내가 맛있는 쏘시지 싸왔으니까 내꺼 같이 먹어’하면서 위로를 해주었습니다. 너무나도 고맙고 날아갈 듯 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수줍은 소년이었습니다. 초등학교 졸업 후 볼 수 없었지만 전 아직도 그녀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세월이 흘러 인생의 단짝을 만나 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KBS 해피투게더에 나가게 되면 꼭 만나보고 싶습니다.(거의 실현 불가능하겠지만)

단짝. 파트너라는 말보다 더 좋습니다. 여러분은 인생을 함께 할 소중하고 친한 단짝이 있습니까? 늘 단짝을 잘 챙겨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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