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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19일 04시 50분 등록

우리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거나 노래 부르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버스 안에서 1분 동안 자기소개를 하라고 해도 어렵게 생각합니다.

노래를 제법 부르는 사람도 사람들 앞에서는 어렵게 생각합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나라 교육이 잘 못 되었을까요?

너무 잘 하려고 하기 때문일까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너무 의식하기 때문일까요?

복합적인 원인이 있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 앞에서 말하거나

무엇을 하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어제 포항에 있는 어느 문화단체에서 1학기 종강행사의 2부 사회를 보았습니다.

100명 정도가 10개의 조로 나뉘어 앉아 강의를 들은 후

2부에서는 여흥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첫 번째로 회원의 섹소폰 연주가 있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한 학기를 마치면서 조별로 소감을 1분간 하는 순서였는데

자발적으로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눈에 띄는 사람을 지명하여 앞으로 나오게 해서 한 마디를 부탁하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3명을 불러내었습니다.

약간 당황하면서도 할 말은 다 하였습니다.

 

그 다음에는 조별 장기자랑 시간입니다.

총무가 미리 다니면서 조별로 노래 부를 사람의 명단을 작성하였습니다.

총무의 표정으로 봐서 신청자가 잘 나오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중간에 비어 있는 조도 있었습니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에게 푸짐한 선물을 준다고 해도 효과가 없었습니다.

나중에 적은 조도 있었지만 끝까지 적지 않은 조도 하나 있었습니다.

중간에 초청가수가 노래 부를 때 나와서 춤을 추도록

앞에 있는 사람들에게 권해 보았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묘사한 저의 시가 있습니다.

3년 전에 쓴 것입니다.

    

 

<빼지마라>

누군가 노래 한 곡 부탁하거든 빼지마라

가수의 노래가 아니라 당신의 노래를 듣고 싶은 것이다

누군가 한 말씀 부탁하거든 빼지마라

들어줄 사람이 있을 때가 좋을 때다

누군가 한 잔 하자고 하거든 빼지 말라

외로운 사람의 말을 들어줄 때가 왔다

누군가 큰 모임에 오라고 하거든 그때는 빼도 된다

그런 자리는 당신 아니어도 자리를 채울 사람이 많다



앞에서 하고 싶은 말이 없는 것이 아니라 앞에 나올 용기가 없는 것이고

앞에서 부를 노래가 없는 것이 아니라 부를 용기가 없는 것이겠지요.

용기란 번지 점프할 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사소한 일에도 필요한 것입니다.

남 앞에 나서는 것이 사소한 일이 아니라 엄청 큰 일일 수도 있습니다.

큰일을 사소한 일로 생각하려면 평소에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누군가 마이크를 들이대면 한 말씀하세요.

누군가가 신청곡을 받으러 오거든 금방 생각나는 노래 제목을 불러주세요.

말을 한다고 아나운서처럼 할 필요도 없고

노래를 한다고 가수처럼 부를 필요도 없습니다.

어차피 안 되는 것을 애써봐야 소용없어요.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목소리로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고,

또 자신의 음색으로 자신의 노래를 하는 것입니다.

노래하다가 몸이 가는대로 움직이는 것이 춤입니다.

자아를 조금만 내려놓으면 사는 것이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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