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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7일 08시 39분 등록




삶은 춤과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춤을 추는 큰 무대를 상상해 볼까요. 한창 춤을 추고 있을 때음악이 바뀌면 어떤 사람들은 화를 내겠지요. 하지만 삶은 늘 변하기 마련이랍니다.


- 돈 미구엘 루이스(Don Miguel Ruiz)


Dance of Anger.jpg

그림 출처: https://stepngroovedance.wordpress.com/2014/07/23/the-health-benefits-of-summer-dance-classes/


20대의 젊은 선생님은 말이 없었습니다. 수업 시작 처음에 한번 동작을 설명하고 나면 그저 선생님이 하는 걸 보며 따라할 뿐이었습니다. 젊은 수강생들도 말이 없었습니다. 말없이 따라하고 있는 수강생들을 보면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 대충 흉내만 내고 있는 것 같은데 질문이 없었습니다. 외국인 수강생들은 더욱이 말이 없었고요. 선생님도 수강생도 모두 젊었지만 활력이 넘치기는 커녕 춤을 추는 시간이 맞나 싶을 정도로 차분한 분위기였습니다. 왠지 재미가 없어 열심히 다니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두어 달쯤 지났나 봅니다. 프로젝트 마무리로 엄청 바빠지고 마침 외국에서 친구들이 놀러 와서 같이 노느라 한 달 정도 빠졌네요. 미리 말하면 수강 기간 연장도 가능하다고 해서 아예 두 달 동안 쉬겠다고 말하고 빠졌습니다. 거기서 한 달이 더 늘어 석 달 만에 학원을 갔습니다. 프로젝트도 끝났으니 이제 다시 제대로 하겠다고 다짐하며 학원 건물을 올라가는데 뭔가 이상했습니다. 학원 자리에는 이상한 간판이 붙어있었습니다. 문을 열어보니 다른 업체가 영업하고 있었습니다.


그새 이사라도 했나?’ 너무 황당해서 전화를 해보니 없는 번호라고 합니다. 그 학원은 유명한 벨리 댄서가 운영하는 댄스학원의 분점이었기에 본사에 연락해봤습니다. 어이없게도 제가 학원을 빠진 석 달 사이에 문을 닫았다고 하네요. 남은 수강기간은 다른 분점에서 이용할 수 있다고 친절하게 설명했지만 황당함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넉달이나 남은 수강기간은 사실 그렇게 아쉽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분위기가 별로라서 가고 싶은 맘도 별로 없었고, 워낙 싼 값에 등록한지라 그리 큰 금액도 아니었거든요. 하지만 그곳의 로커에는 이집트에서 사온 힙스카프가 들어있었습니다. 고급 동전이 달려 맑고 경쾌한 소리를 내는, 후루가다 상점에서 가장 비싼 그 힙스카프 말입니다.  움직일 때 마다 들리는 맑고 경쾌한소리에 절로 신이나는 그런 힙스카프 였는데요. 혹시 로커에 있던 물건들을 전해 받았는지 물어봤지만, 모두 폐기됐을 거라는 답만 들었습니다. 황당함이 분노로 바뀌어서 애꿎은 본사 직원에게 화를 냈네요. 그는 진심으로 미안해 했지만 하루 아침에 문을 닫고 담당자들이 모두 사라졌기에 어쩔 수 없다고만 했습니다. 엉뚱한 사람에게 화풀이 하는 것 같아 그냥 전화를 끊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장기 등록 사기 피해를 당한 셈이라 기분이 나빴지만 그냥 잊기로 했습니다. 벨리와 저와의 인연은 여기까지가 끝인 것 같았습니다. 벨리의 자만 들어도 화가 치밀어 올랐거든요. 그래도 몸은 움직여야겠기에 댄스계에 새롭게 떠오르던 신예 스타, 줌바 댄스를 시작했습니다. 최신 유행 가요에 맞춰 힘찬 동작, 강사의 구령이 어우러진 매우 신나는 춤이었습니다. 한시간에 1,000 칼로리를 소모한다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매우 격렬한 춤이었지요.

처음 새로운 걸 시도할 때는 늘 설레고 재미있지요. 몇 달 간은 그렇게 또 새로운 재미, 새로운 활력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끝이라고만 생각했던 벨리와의 인연은 엉뚱한 곳에서 다시 이어졌습니다.


봄인데도 밤에는 추었는데 어제 드디어 30도가 넘었습니다. 이렇게 여름이 오는 걸까요? 이번주도 건강한 한 주 보내세요. ^^




--- 변경연에서 알립니다 ---


1. [출간소식『어느날 갑자기 가해자 엄마가 되었습니다』 정승훈 저

2015, 중학교 3학년 아들이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소년재판까지 받았던 경험을 계기로 상담사로 활동하게 된 저자 정승훈의 수기입니다. 학교폭력 가해자 부모가 쓴 이 책은 어느 날 갑자기 아이가 특수폭행(집단폭행) 가해자가 되고, 아이와 함께 학교폭력위원회, 경찰서, 검찰청, 법원까지 거치며 겪은 경험과 그 이후 학교폭력 상담사로서 학교폭력 당사자와 그 부모들과 상담을 하면서 깨달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학교폭력 피해자들과 목격자들을 위한 정보도 자세히 담고 있습니다

http://www.bhgoo.com/2011/8598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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